영하의 날씨. 차가운 밤거리에 두 명의 여성이 탱크톱 차림으로 춤을 추고 있다. 신장 개업을 알리기 위해 상점에서 부른 나레이터 모델들이다. 언제부터인가 예쁘고 잘 빠진 나레이터 모델들은 거리에 들어서는 많은 술집, 상점들의 신장개업을 알리는 흔한 홍보수단이 됐다. 예쁘고 날씬한 여성의 몸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때문이다.
두꺼운 외투를 걸쳐도 모자랄 판에, 맨살을 드러낸 차림이라니… 넋 놓고 구경하는 한 무리의 남성들도 보인다. 경쟁이 치열한 홍보전 속에서 아마 그 상점의 주인, 혹은 나레이터 모델 고용업체는 확실한 홍보를 위해 과감한 노출을 요구했을 것이다. 더 많은 눈길을 끌기 위해. 한 겨울에 탱크톱 차림을 하고 있으니 시선이 모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선을 끌어야 하는 일과 여성의 몸. 하얀 입김을 연신 내뱉으며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고 불편하다. ‘벗길수록 팔린다’는, 사회전반에 깔려있는 여성에 대한 성상품화 전략이 여성인 내게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찜찜한 무게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 기사 좋아요
<저작권자 ⓒ 일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성역할 관련기사목록
|
노동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