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침 고함소리에 놀라 일어났더니, 집 앞의 중학교 운동장에서 조회를 하느라 그렇게 시끄러웠던 것이었다. 무슨 조회를 학교 앞 아파트 고층에 사는 사람을 깨울 정도로 소음 공해를 일으키면서까지 하는지 궁금해 창문을 열고 운동장을 보았다. 마치 군대에서 훈련을 하는 것처럼 학생들을 줄 세우고는 줄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았다며 교단 위 선생님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학생들은 그 지시에 맞추어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학생들이 로봇도 아닌데도 조금의 미동 하나 없이 움직이지 말라며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혼을 내다가 결국 학생들에게 기합을 주기 시작했다. 엎드렸다 일어났다 다시 엎드렸다 일어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걸 계속 지켜보면서, 10여 년 전과 다름없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군대식 조회 시간이 여전히 연출되는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학교의 조회시간이, 전교생을 전부 운동장에 불러모아 세워놓고, 저렇게 해야 하는 것인지도 의문이고, 줄이 비뚤어지고 몸을 움직인다고 해서 호통을 치고 기합을 줄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주는 내용은 과연 무엇일까? 이런 일들이 어디 조회시간뿐이겠는가. 수업 시간을 비롯하여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얼마나 억압적인 분위기에서 하루를 보내는지, 조회의 풍경만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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