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년 전이다. 미국의 무차별적인 이라크 침공이 시작됐고, 폭력의 상처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3.20 이라크 침략 2년 규탄 국제반전행동’ 집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여성, 인권, 이주노동자 단체 등 다양한 단위들이 각각의 주제를 안고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 중 눈에 띄는 문구 하나. “착취와 억압이 없는 그날을 위해 투쟁. 당신이 그것을 원하고 그것을 위해 투쟁하면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국제어 에스페란토 평화연대(solidareco.cafe24.com/index.php)에서 준비한 플랜카드. 다소 낯설게 보이는 언어는 평화의 언어로 알려진 ‘에스페란토’다. 1887년, 몇몇 강대국의 언어 대신 중립적인 국제어를 만들어 세계평화를 꾀한다는 목표 하에 각국 언어의 공통점과 장점만을 모아 창안된 언어라고 한다. 언어를 통해 ‘평화’를 만드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 건지 깜깜할 정도로 단단한 힘의 논리 속에서 ‘평화’는 멀어져만 간다. 폭력과 착취가 모든 질서를 지배하는 현실, ‘다른 언어’로 쓰여 있는 ‘다른 세상’에 유독 눈길이 머문다.
이 기사 좋아요
<저작권자 ⓒ 일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사회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