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칙 패러디등 ‘교문안 인권’ 외쳐

광화문을 울린 십대들

박희정 | 기사입력 2005/05/17 [00:25]

교칙 패러디등 ‘교문안 인권’ 외쳐

광화문을 울린 십대들

박희정 | 입력 : 2005/05/17 [00:25]
지난 14일 토요일 광화문은 스스로의 인권을 지키고자 나선 십대들의 목소리가 하루 종일 울려 펴졌다. 3시 정보통신부 앞마당에서는 학생인권수호전국네트워크의 주최로 '두발제한폐지-학생인권보장 전국 동시다발 무기한 청소년축제'가 1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어 6시에는 두발자유를 위한 학생운동본부가 주최하는 514 청소년행동의날 행사가 4백여 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펼쳐졌다.

두발규제는 학생권리침해의 상징

오후 3시 광화문 정보통신부 앞에서 열린 두발제한폐지 청소년 축제의 사회자로 나선 아이두넷(idoo.net)의 웹마스터 이준행씨는 “머리를 기르겠다거나 염색을 하겠다는 것을 요구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라 교사가 자의적으로 결정한 것을 폭력적으로 강요하는 것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씨는 “학생들의 권리를 빼앗는 학교가 과연 어떤 학생들을 길러내고 있는가”를 반문하며 교육계의 인권현실을 질타했다.

또한 교총이 재수생, 대학생들이 앞에 나서서 활동하는 것을 들어 두발자유화 활동의 순수성을 문제 삼은 것을 두고, “고등학생들이 전면에 나서면 징계를 받기 때문에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대신 앞에 나서주는 것일 뿐”이라며 “교사 분들이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5년 전 두발자유화 운동에 고등학생 당사자의 신분으로 참여했다는 이씨는 “당시 교육청의 자율화 결정이 난 이후, 참여한 학생들이 징계를 당했다. 오늘도 현장에 계신 교육청 관계자 분들이 얼굴 사진을 촬영해서 인적 사항 조사 후 징계를 하겠다는 말이 있다”며, “그러나 더 이상 이런 식의 징계위협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튀지 말라’는 교육이 차별 키워

이어진 자유발언에서는 두발규제에 대한 학생들의 문제의식을 담은 다양한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분당에서 왔다는 중학생 박모군은 “우리는 어른들이 말하는 것처럼 선생님께 도전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개성이 존중 받고 그 힘이 나라를 살리는 시대에 아직도 전체주의, 권위주의, 획일주의를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수원의 한 중학교 여학생은 “선도부 활동을 해서 교칙에 어긋난 학생들을 잡아야 했는데 마음이 아팠다”며 친구들을 단속하는 입장에 서야 하는 고충을 전했다.

모 중학교 학생회장이라는 한 여학생은 학생회장 출마 당시 공약으로 두발규제 ‘완화’를 내걸었다가 출마 자체가 무산될 뻔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자유도 아니고 완화를 말했을 뿐인데, 두발자체는 공약에 넣을 수 없다며 교장선생님이 공약이 적힌 포스터를 찢어버렸다”며, “학생이란 이유로 아무 대꾸도 할 수 없었고, ‘예 알겠습니다’ ‘다시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를 수십 번 반복한 끝에야 출마할 수 있었다”고 현실을 고발했다.

일산에서 온 모 고등학교 남학생은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차별의식의 원인이 인권을 무시하는 학교교육에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단지 남들과 다를 뿐인데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하는 것은 ‘튀지 말라’는 학교교육을 받아 왔기 때문이며 ‘다르다’는 것을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라며 개성과 인권을 무시하는 교육이 타인의 개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을 길러내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서로 다른 개성을 학교에서 인정해주면 학생들도 인정하게 되고, 그 학생들이 사회로 나갈 때 한국은 인권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칙을 교사에게 적용시키면?

자유발언 후에는 두발규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마지막 바리깡’이라고 이름 붙인 투명 상자에 학생들의 머리카락을 조금씩 잘라 넣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이어 행사를 주최한 학생인권수호전국네트워크는 “교칙은 학교 공동체를 위한 것인데 교사가 지켜야 할 의무는 빠져있다”며 교사들에게 적용할 6개항의 교칙을 발표했다. 교칙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가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울릴 경우 학생은 이를 압수한다.
둘째, 규정을 어기고 교사가 자의적 기준을 적용하여 두발을 단속할 시 3주간 사회봉사 명령.
셋째, 감정적 체벌을 가할 경우 정신상담 의뢰.
넷째, 학생의 머리를 근거 없이 강제 이발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강제이발 및 최고 퇴직 이하의 징계.
다섯째, 공무를 핑계로 사전 통보 없이 수업을 젖히는 경우 결석처리 및 감봉조치.
여섯째, 학생에게 인권침해발언을 할 경우, 공개사과 및 화장실 청소.

주최측은 “교칙의 내용은 공상일 뿐이지만, 교사 분들께서는 학생들의 뜻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셔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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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5/05/19 [04:04] 수정 | 삭제
  • 아이들이 그렇게 하고 있는 걸 보면 내 가슴이 다 두근거린다.
    너무 멋지고 또 멋지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내 친구들의 가슴에도 그런 생각이 다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하나 학교 다니면서도 그렇게 생각햇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뭉칠 계기를 만드는게 어려웠떤 것 같다.
    이미 십년 넘게 말 잘 듣고 말 대답 안하는 아이들로 교육받아왔기에.
    애들끼리도 또래 애들이 왜 그렇게 답답하게 구는지 답답하다고 그럴때도
    난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이 나라는 대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의 마음 속에는 빛나는 자긍심이
    우리들에게도 그때의 좌절감을 넘는 작은 희망이 남을 것이기에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 하고있다.
    다시 한번 니들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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