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하루가 머다 하고 출판되는 육아관련 책자들. 초보엄마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도우미다. ‘옛날 우리가 애들 키울 적에는……’하며 시작되는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의 잔소리(?)는 뒤로하고, 요즘 엄마들은 인터넷과 육아서를 통해 아이 기르기의 지혜를 구한다. .
육아서는 일류대지침서? ![]() “공부 습관 10살 전에 끝내라”, “아이 안에 숨어있는 두뇌의 힘을 키워라”, “평생성적, 초등 4학년에 결정된다”, “기적의 도서관 학습법”,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공부 저력”, “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한국 토종엄마의 하버드 프로젝트” 등등. 아이의 공부에 관한 책들이 압도적으로 눈에 띄었다. 대부분 이러한 공부 노하우(know-how) 류의 책들은 어릴 때부터 엄마가 집에서 공부 습관을 잡아 주고 도와주지 않으면 성적이 좋지 않아 결국 좋은 대학에 갈 수 없다는 논리로 끝을 맺는다. 엄마의 노력만큼 아이가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자녀교육 성공은 곧 일류 대 진학이라는 공식을 전파한다. 아이들이 일류 대학을 목표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우리의 교육 현실이다. 심지어 고소득층 자녀의 서울대 입학률 높아, ‘아빠 재력, 엄마 정보력, 아이 재능’ 3박자 라는 뉴스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상황에 기대어 일류 대 지상주의와 엄마에게 모든 책임을 넘기는 교육방법들이 ‘본받아야 할 지침서’로 나와있는 것이다. 아이 미래는 엄마에게 달렸다? 이 책들을 읽고 있노라면 엄마로서 한없이 부족하고 당장이라도 공부를 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급한 마음이 생긴다. 끊임없이 우리 아이가 남보다 못하다면…이란 심리적 압박을 느끼게 되면서 이러한 교육서라도 읽어보고 실천하면 안심을 느끼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 아이의 성적 올리기에 열과 성을 다하는 교육 현실과 일류 대에 들어가야 미래를 보장 받는다는 사회적 믿음이 이런 책들을 양산하고 있다. 이런 공식들이 사회에 만연한 이상, 나도 아이의 공부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할 것인가, 아니면 아이의 능력에 맡겨야 할 것인가. 만약 내 욕심(?)으로 나의 일을 계속한다면 혹시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던 일도 못했다는 자책이 남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이의 인생을 걱정하고, 계획하고,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러나 육아서들이 아이들의 삶의 과정과 결과를 아이들 당사자도 아니고, 아이 아빠도 아닌, 오로지 ‘엄마’에게만 집중시키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엄마가 관리하지 않으면 아이의 미래가 없다는 위협감마저 느끼게 한다. 진정한 교육은 아이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고 살아나가는 것은 결국 본인이 아니던가.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나갈 능력을 기르고 있다고 믿고 싶다. <저작권자 ⓒ 일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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