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3일부터 대학로에 들어선 아동극 전문극장 사다리 아트센터의 개관기념 작으로 공연되는 아동극단 ‘뛰다’의 <하륵이야기>는 ‘어린이용’이 ‘유치한 것’으로 흘러 넘치는 것은 어른들의 닫힌 생각 때문이라는 것을 생생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동극단 ‘뛰다’가 가족극을 표방하며 3년 전 첫 선을 보인 <하륵이야기>는 평론가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시작으로 2003년, 2004년 5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공연 전회매진을 비롯해 놀라운 관객반응을 불러 일으키며 공연 계의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 매김을 했다. 버려지는 것들로 빚어낸 다양한 소리 ![]() 전통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극이기도 한 <하륵이야기>는 시작부터 다채로운 악기들을 동원한 합주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합주에 사용되는 악기들은 모두 패트병, 깡통, 빈 병 등 소위 ‘쓰레기’들을 재활용해서 만든 것들이다. 이들이 절묘하게 활용되어 갖가지 아름다운 소리들을 내며 어우러지는 모습은 그 자체로 ‘상상력’의 잔치이자, 환경교육이기도 하다. <하륵이야기>가 보여주는 다채로운 상상력은 놀라울 정도이다. 무대 한 켠에서 악기를 연주하던 배우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자동차와 비행기 같은 무대 소도구가 되기도 한다. 신문지 한 장만으로 갖가지 사물을 묘사해내고, 배우들의 몸짓만으로도 세상을 집어삼키는 하륵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부분에서는 관객들의 적극적 상상력을 이끌어낸다. 무대활용에서도 거침없는 상상력 보여줘 ![]() 이러한 상상력을 완성도 있게 뒷받침하는 무대미술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특히 일반적인 아동극의 고정관념을 깨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의 활용은 성인연극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시각적 경험을 준다. 아이들에게 난해할 것처럼 여겨지는 환상적인 꿈 속 장면, 괴상한 모습의 하륵에게 보이는 아이들의 반응은 뜨겁다. 아이들은 단순하고 귀엽고 예쁜 것만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고정관념이라는 반증인 셈이다. <하륵이야기>는 유쾌한 상상력의 잔치에 그치지만은 않는다.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 속에서 던지는 <하륵이야기>의 질문은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식과 부모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진정한 의미의 가족극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어 잘 만들어진 극은 어른들이 보기에도 모자람이 없다는 훌륭한 예이기도 하다. <하륵이야기>는 6월 3일부터 7월 14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에서 상연되며, 4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2)1544~1555.
이 기사 좋아요
<저작권자 ⓒ 일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연극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