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연천군 전방부대 총기사건을 접하고

조이여울 | 기사입력 2005/06/21 [11:33]

‘군기’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연천군 전방부대 총기사건을 접하고

조이여울 | 입력 : 2005/06/21 [11:33]
최근 군과 관련해 여러 가지 안 좋은 소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경기 연천군 모 사단 전방부대의 총기사건은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두고 ‘군의 기강이 무너졌다’고들 개탄합니다. 자유분방한 신세대 군인들이 보수적인 군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니, 군에 기강을 확립하는 방안을 만들라고 촉구하기도 합니다.

군의 문제와 ‘기강’은 떼어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관계로 보입니다. 육군훈련소에서 병사들에게 인분을 먹였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맞는 게 두렵다"며 한 사병이 휴가 나왔다 군에 복귀하지 않고 자살한 사건에 대해서도, 군의 기강이 해이해졌다고들 합니다. 군내 성폭력 이슈가 불거졌을 때도 우리 군은 이를 ‘성적 군기문란’이라고 규정하면서 군의 기강을 다잡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했습니다.

군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우려는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국민들에게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래서인지 “배가 고파서” 월남을 했다고 말한 북한병사 한 명이 두만강 대신 비무장지대의 철책을 뚫었을 때, 우리 사회는 전쟁이라도 나는 것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일련의 사건들이 군의 기강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군의 기강이 해이해져서가 아니라, 오히려 군기를 잡으려는 문화가 이 같은 사태들을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군의 기강을 중시하는 가운데 병사들 개개인의 상황과 처지는 무시되고, 군기를 잡는 방식은 필연적으로 폭력을 야기해왔으며, 군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절대적인 명제 앞에서 피해가 발생해도 문제 제기할 수 없기 때문에 끝간 데까지 가고야 마는 비극을 낳아왔다고 말입니다.

또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문제의 근원을 찾아 해결해나가려 하기 보다는 계속해서 ‘군의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는 쪽으로 대책을 촉구하는 분위기가, 심각한 군의 인권침해 문제를 되풀이해서 발생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분명하게 이야기해서, 인권문제를 ‘인권’이라 칭하지 않고 ‘기강’의 문제로 접근했을 때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무엇이 우리를 안전하게 하는가

몇 해 전 군 장성급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 분들이 신세대 병사들에 대해 했던 대화가 생각납니다. 대화의 요지는 요즘 애들이 돌출행동을 많이 해서 난감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은 들어가지 말라는 곳에 들어갔다가 지뢰가 터져 다리 한 쪽을 잃어버린 사병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했고, 그 부모도 자기 자식이 잘못했다고 사죄를 했다며 “골 때리는 애들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주위가 웃음바다가 되었지요. 그 때 제가 의아하게 생각한 건 그 ‘웃음’이었습니다.

얼마 전 버스 안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군 시절 겪었던 황당한 사연이 소개되는 것을 들었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상사의 온갖 엽기적인 행각들을 다 겪어내고, 위에서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 했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런 사연을 아주 재미있다는 듯 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남성진행자는 한 수 더 떠서 여성진행자에게 “원래 군대란 곳이 그런 곳이거든요” 하면서 능청을 떨었습니다.

아무리 아픈 경험도 지나고 나면 그 통증은 아물고 추억으로만 덮이게 되는 것일까요. 유독 군에서 겪은 가혹한 행위들은 사람들에게 때로 자랑처럼 내세워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군에 다녀와야 ‘인간’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사회 곳곳에 군 문화와 비슷한 유형의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징병제가 안고 있는 폭발직전의 문제들을 위태롭게 가려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총기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도, 막상 군이 안고 있는 문제가 수면 위로 끌어올려질라치면 ‘군기’를 내세우며 “군대는 노는 곳이 아니다”라는 말로 더 이상 생각이 진척되지 못하게 막아버립니다. 이런 분위기 역시 강력한 군사주의 문화의 소산일 것입니다.

신세대 병사들이 군에 적응을 못해 큰일이라며 군의 기강이 무너지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들 속에서, 자살이나 타살과 같은 인간의 생명과 직접 관련된 문제를 목도하면서도 ‘철없는 젊은이들이 진짜 힘든 일을 겪어봐야 하는데…’ 식의 발언이 난무합니다. 자신의 엄했던 군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요즘은 많이 나아졌는데 그것도 못 견딜 정도로 허약하냐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권침해는 겪어보아야 할 일이 아니라, 겪어선 안 되는 일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특정 조직의 기강을 잡기 위해 희생되어도 괜찮은 것이 아니라, 저항해서 찾아야 하는 권리입니다. ‘안보’라는 것도 국민 개개인을 안전하게 하는 것, 평화롭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지 않는 조직이 안보의 이름으로 사회에서 성역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면 이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군에 입대해 무기사용법을 배워 그 무기로 함께 생활하던 부대원들을 사살한 김모 일병의 행동을 보며, 사람과 무기가 가까이 있을 때 어떤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평화운동가들은 ‘무기와 병력을 통한 안보는 오히려 폭력과 전쟁을 낳아왔으며, 이젠 세계가 무기를 버리는 안보를 택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또 많은 여성주의자들이 “군대가 있는 곳에 평화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 군대가 있다는 논리를 반박해왔습니다.

군의 인권문제를 ‘기강잡기’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제 너무도 명약관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군에서 고질병적으로 되풀이 되어 왔던 사건, 사고들이 군 내부 정책에 따라 정도 차이는 있을지언정 징병제 하에서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일이란 점을 성찰해야만 합니다. 쌓이고 쌓여 온 군 내부의 희생과 병폐, 군에 몸 담지 않아도 벗어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군사문화, 그리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인권침해 위협에 대해 더 이상 눈감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한 발 나아가 무엇이 우리를 안전하게 하는가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져보아야 할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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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하연 2005/06/27 [15:57] 수정 | 삭제
  • 감명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쓰시길...
  • 하이고 2005/06/26 [22:47] 수정 | 삭제
  • 마초로서 고맙다.

    그러나 좀더 적극적인 활동과 진보적인 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페미니즘이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수의 다양성을 인정하기 위함이듯이,

    국가 인구 비율에 큰 비중은 못차지 하지만 누구나 겪고 가야하는

    군문제에 대해서 더더욱 토론하는 분위기로 몰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이번 사건은 우리 모두가 군대는 원래 그렇고 그런 곳이다 라고 낙인 찍으면서

    생겨난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정말 두번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라 지키러 군대 가지, 개죽음 당하려고, 상병에게 고문 당하려고, 똥고 대주려고

    가는 거 아니다.

    제발 인간다운 군대. 만들어보자.
  • 긁적 2005/06/26 [11:56] 수정 | 삭제
  • 일단 의견들에 대한 의견은요...
    군대안갔다온 사람이 의견내면 소설쓴다..?
    갔다오신 분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한 사실에 가까운 허구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상황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이상은 우리모두 완전한 진실은 모르지요. 가까워질수는 있겠지만 동격은 아니라는 겁니다.
    각자의 시각에 따라 수집한 정보로 추론하는 점은 같다고 생각해요.

    총기난사에 대한 의견을 내자면..
    제가 초점을 두는 건 군의 사회형태입니다. 폐쇄적인 사회..
    왜냐하면 저도 좀 폐쇄적인 사회에서 생활하는 .. 학생이거든요.
    규칙에 대한 의무가 비교적 약하긴 하지만, 구성원들이 사는 방식은 비슷합니다.
    잠자는 게 집인 거 빼면 하루를 거의 학교에서 생활하지요.
    생활하다보면 한숨나옵니다.. 한사람 바보만들고 싸이코만들기 정말 쉽군-..이란 생각들어요.
    그리고 때론 정말 그 한 사람의 행동이 대다수에게 문제받을만하다고 판단될때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 탓을 사회적인 구성원들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그런 사람은 없거든요. 환경이 어떻게 그를 만들었냐입니다. 사회적인 편의 구성원들의 의견과 개인의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개인에게 상처줄 권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예는 너무 허다해서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여기지요. 그런 일 없으면 마음이 강해지지도 않아-..라고.
    뒤집어 말하자면, '사회적'인 구성원들은 개인을 실험체로 보는 것입니다. 개인에게 생체실험이 아니라 정신적인 실험을 하는거지요. 분명 그들은 어쩌면 알고있는겁니다. 사람이 상처입기 쉬운 걸..
    잘 순응하면서 살면 아, 적응했구나-하고..
    순응하지 않으면, 저런 싸이코-하고 또 몰아대기 시작하죠.

    가장 중요한건 사회적인 구성원들이 개인을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이유가, 그 사회가 개인들이 원해서 이루어진게 아니란 겁니다. 처음부터 의무적으로 속해있었고, 그렇기에 끝까지 의무를 따라라.
    입으로는 분명 대화와 협력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건 유가족들이 "주위 병사들의 증언으로 한이 풀렸다"라고 말한 것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말 그대로 의견비슷하고, 쪽수많고, 힘을 가진 집단끼리는 통하는 단어이죠.
    속한 집단만 달라져도 "당신들 소설쓰지마"하는 배타성이 돋보입니다.

    해결방법 제시는 왜 안하냐구요..?
    해결방법은 그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모두에게 달려있습니다.
    폐쇄적인 사회를 나가서도 힘있고 쪽수되고 우세한 애들은 여전히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걔네들은 자기 이득에만 집중해있지, 이런 일에 대해선 여전히 배타적입니다. 좋은 예로는 국회의원이 있겠네요..
    그리고 다음으로는 조폭일까..
    아이들에게 유행하는 인터넷소설보면 꼭 돈많고 빽있는 남자애들이 자신의 권력으로 여러 일들을 조장하곤 합니다. 물론 사회의 눈치도 봐가면서..라지만..
    의식 깊은 곳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힘에 의해서 함께 몰아가지요. 안그런 사람들은 소수. 그리고 쪽수에 따라 또 우르르-..
    사회의 개인으로써 존중받고 싶지만서도 존중받을 수 없는 이유는 우리 모두의 이유입니다. 의무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스스로 얽매어버리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리고 그것은 사회를 살아가는 요령이다.. 스스로를 무시하는 꼴이지요.
    사회를 유지하는 게 빠져나가고 싶어하는 개인을 무자비하게 깎아내리고 강제로라도 묶어두어서 정신병원을 지어 잡아넣는게 다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회는 변화해갑니다. 과도기란건 늘-이에요. 변하지 않는 게 없는 것엔 개인도 사회도 속합니다. 그리고 사회가 개인을 이끄는게 아니라 개인과 사회 모두가 이끄는겁니다.
    유지될수도 있고 분화될수도 있고 변화될수도 있고..
    의무로 생겨난 사회가 어떻게 붕괴될지.. 잠잠히 지켜볼 뿐입니다.

    개인은 곧 집단을 다시 이루거든요.

    실린 글에 대한 입장은..
    근거에 대해 좀더 깊이 다루어주셨으면..
  • 전역9년차 2005/06/24 [15:48] 수정 | 삭제
  • 군기로 해결해선 안되오. "예전엔 더 힘들었는데 그걸 못참아?"
  • 여자는 2005/06/24 [14:17] 수정 | 삭제
  • 우리나라는 군대를 가야 '시민'의 자격을 갖는다. 여자도 군대가자. 2년 뺑이치는 게 뭐 어렵냐. 요즘 같이 취업안될때 백수로 집에서 놀고 먹느니 군대가서 말뚝박을 수도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아무리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나는 너와 동일한 인간이야'이라고 말해봐야 씨알도 안먹힌다. 왜냐하면 남자란 그런 인간들이거든
    더구나 군대갔다온 평범남들은 더더욱 그렇다.

    일다에서 아무리 '언니'들이 여자가 어떻구 남자가 어떻구 해봐야 '꼴페미'라고 까불기나 하는 놈들이 바로 평범한 이런 남자놈들이다.

    적을 알아야 지지않는다고... 이런 놈들이 찍소리못하게 여자도 의무군복무해야 한다.
    '일다'에서 앞장서길 바란다.
  • 리노 2005/06/24 [09:07] 수정 | 삭제
  • 왠간하면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는 꺼집어내지 마슈
    욕먹수..더군다나 이런 내용없는 기사거리면......나같은 적을 만들지 말라 말이우
    적어도 군생활을 조금이리도 해본사람이 이런글 쓴다면 이해라도 하겠수..
    소설쓰지마시고 그만두슈
  • 비비탄 2005/06/23 [12:51] 수정 | 삭제
  • 모병제? 그냥 군대가기 싫다고 말씀 하시지.. 군 내의 인권 문제 얘기가 나오는데 이것이 왜 모병제로 귀결되는지?모병제로 가면 자동적으로 인권적이 되나? 일단 시급한 군 내의 환경개선이 문제이다. 그것이 없이는 설사 모병제로 간다 하더라도 아무도 군대가지 않는다.
    성노동자들의 인권에 대한 대책없이 무조건 시행한 성특법의 부작용과도 같은 맥락이다.
  • parKLee 2005/06/23 [08:31] 수정 | 삭제
  • 제가 좋아하는 마이클 무어 감독도
    볼링 포 콜롬바인이란 영화에서 말하려고 했던 것도 전쟁을 미화하고 폭력을 일으키도록 만드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총기류의 문제로..

    국방 무기업체 쪽 담당자가 안전을 위해 무기를 제조한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영화를 보다가 보면 코믹하게 들립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그렇지 않다는 걸 다큐를 찍는 과정에서 밝혀내었죠..

    까놓고 말해 한국은 군 인력과 최첨단 무기로도 미국 도움없이 방어할 수 없는데
    무기도 미국 눈치보며 구입하는 것이란 거 다들 아는 거고,
    -울며 겨자먹기식이죠.

    여러 사람 괴롭히지 말고 청년실업 말도 많은데 모병제로 가자는 얘기죠.
    당장 그렇게 못해도 준비 시작단계는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은 군 인권이란 부분이 국방부가 신경쓰고 육군이 사과한다고 해도..
    전방에선 소용도 없는 분위기일 겁니다.

    국방예산 늘려도 군대는 전근대적인 채로 두는 것이 이런 사건을 만든 겁니다.
  • 기막히네 2005/06/22 [13:39] 수정 | 삭제
  • 비판은 누구나 합니다.. 이 글에 대한 비판만으로 논문 한권도 쓰겠네요..

    비판만 하지 말고 대안을 내놓아 보시지요?

    이런 대안은 어떨까요? 여성만 군대에 간다면.. 군대 기간을 상당기간 단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행정직, 의료직 등 비교적 육체적으로 덜 힘든 분야로 간다면 되지 않을까요?

    대안이 없는 비판은 아무나 합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면 그냥 조용히 계시는 편이 났습니다.
  • 딜레마 2005/06/22 [10:33] 수정 | 삭제
  • 요즘은 훈련병 때부터 '병영생활 행동강령'이란 걸 외우게 한다.
    선임병이라 하더라도 분대장이 아니면 명령이나 지시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구타와 언어폭력도 강하게 규제한다. 우발적인 폭력은 있을 수 있지만 과거처럼 군기를 잡겠다고 구타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된다.
    2003년 7월 병영생활 행동강령이 시행되면서 소위'신고 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했다.
    사회의 인권 신장 분위기를 탄 것이다.
    하지만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기 힘든 특성이 있는 군대로서는 너무 급격한 변화가 아니었나 싶다. 위에서 떨어진 지침에 의해 급격하게 변하다 보니 신병은 들어올 때부터 인권을 주장하면서 풀려 있고, 계급사회의 특성상 명령이나 지도를 해야 할 고참들의 권한은 자꾸만 제한되는 것이 문제다.
    GP에서 생활한다고 해도 이런 사고는 아주 드물다. GP는 정신 감정 등 추가적으로 검증을 거친 뒤 병사들을 배치하는 걸로 알고 있다. 실탄과 수류탄이 지급돼 항상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간부들은 병사들에 대한 면담을 수시로 하도록 돼 있다. 그런 안전 장치가 돼 있는 곳에서 갑자기 일이 터진 것이다. 이번 일은 아주 예외적인 것이라고 봐야 한다.
    요즘엔 일을 잘 못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후임병을 지도하기보다 그냥 내버려 두려고들 한다. 그게 왕따로 이어진다.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하찮은 욕설도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이상한 현상이다.
    최근 군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요즘은 말 안 듣는 후임병을 될 수 있으면 자극하지 않으려 한다. 욕설을 들었다고 졸병이 신고하면 바로 헌병대에 끌려간다. 그래서 문제가 있는 졸병에겐 고참들이 아예 관심을 접는다. 그러다 보면 외톨이가 되는 사병들이 생겨난다.
    군대 내 집단 따돌림은 학교 왕따와는 다른 차원이다. 예를 들어 어떤 후임병이 고참 말을 잘 듣지 않고 오히려 덤비면 고참병들은 일부러 상대를 안 한다. 고참들이 사고날 것을 우려해 아예 말을 걸지 않는 것이다.
    인권 신장 차원에서 군대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전적으로 환영한다. 그것이 급작스러운 변화라 하더라도 방향은 옳다. 지금 벌어지는 혼란은 감수해야 할 것들이다.
    하지만 감수할 데미지 치고는 김동민 일병의 대한 관심소홀과 GP근무부적합자일수도 있었던 안전관리미비와 관심사병구분의 관리소홀등등 군내에서 군인권확립과 함께 총체적으로 책임져야할 또다른 의무들이 생긴셈이다.
    군인권에 앞서 군기강과의 반비례적인 문제는 이런 사병들에 대한 군내에서의 안전관리와 체계적인 근무행태와 입영기준을 만들어야 확립되는 차원이지...
    군기강만을 앞세운다고 혹은 인권만을 앞세운다고 해결되는게 아니다.
    그리고 이건 군대문화에 의해서만 꽃피워진 폭력문화가 아니라는게 크나큰 문제인것이다.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대구지하철 참사
    끊이지 않는 가정폭력으로 불러진 참극
    김일병의 이전 이력을 참작해볼때 그의 내성적인 개인주의로 자신에 대한 일방적인 보호의식은 밖으로부터의 자극에 참지못하는 무조건적인 사회적 불만과 반항
    굳이 군대내에서 뿐만아니라 그가 제대로 전역을 했을지라도 그의 불만은 어느곳이든 터질수 있는 화약고였다는 것이다.
    사회와 국가가 폭력에 대해 안일하고 문화적으로 그것이 개개인의 개인주의적인 면들을 부추키며 사회적인 불안요소를 국가가 방치함으로써 발생한 또하나의 부산물이라는 것이다.
    이젠 어디서 터지겠나?!
    가정에서...사회에서...군대에서...직장에서...?
    우린 어느덧 이웃을 경계하는 곳에서 잠을 자고 서로에 관심과 배려가 없는 이들과 일을 하며 그들을 위해 국가의 의무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서 부터 우리를 보호할수 있는건 최소한의 국가적 보호장치뿐이라는 것이다. 국가주의적인 혹은 파쇼적인 지배행태라 욕할지라도(미국처럼)...인권을 보장하는건 each other가 아니라 We라는 전체주의적인 관점이라는 아직까지의 인간이 가질수 있는 테두리가 국가란 한계이기 때문이다.
    복지와 인권....이것은 아직까지도 국가적인 문제일수 밖에 없다.
    세상사 모두가 총칼을 버려두자면 그 어디 좋겠냐만은 크든 작든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범죄로 인해 치안과 안보이 없어질수가 없다.
    경찰과 군인은 평화주의자들과 같은 이상주의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혹은 국가를 기본으로한 통합주의에 대해 반대하는 자(분리주의자,무정부주의자등등)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타도해야할 대상이겠지만...
    범죄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러한 범죄자들에 대한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리고 그들로 부터의 폭력에서 보호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선 어쩔수 없이 국가주의적인 사고를 띨수밖에 없다.
    국가주의가 남용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그것은 여성주의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여성들에 대한 각종 복지환경과 여권신장에 대한 요구를 누구에게 외치는지...
  • 아줌마 2005/06/22 [08:31] 수정 | 삭제
  • 이번 일도 유가족들의 사랑하는 아들의 희생으로 부각되는 것이 불편합니다.
    축구경기보고 있었다고 질타하는데 -군기가 해이해진 거라고요-
    이번에 사건에서는 군인들이 축구경기 안 보고 있었으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야 하는 것이란 것도 아이러니죠.
    아무도 그런 말을 안해서 그렇지 그 사람들 입장에선.
    군대에 인간이 있는 한 인권은 지켜져야 합니다.
  • 비비탄 2005/06/22 [01:40] 수정 | 삭제
  • 일다스럽지 않게 이글은 조심스럽군요~.말하고 싶은게 뭐죠?군대없는 평화?모병제?
    군사주의=남성문화?
    (만약 세번째라면 그 남성문화에 여성들이 직접 뛰어들어 남성문화의 근본부터 뿌리뽑을 생각은 없는지.물론 여성모두.남성처럼~)
  • 철학가 2005/06/22 [00:25] 수정 | 삭제
  • 군에 대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완전히 이탈된 아름다운 존재들이~군에 인권을 논하는게 아주 귀엽고 깨물어주고 싶군..군에 대해 인권이란것을 끄집어 내면~~애초의 한국의 징병제는 없어져야겠지? 명백한 인권침해의 주체인 징병제는 이미 벌써 페지되고도 없어져야 하는데 왜 있을까? 바보가 아닌이상 한국의 현실상황에선 불가피한 선택일수밖에 없는것 아닌가? 역으로 따진다면 남자들만이 가는 군대는 명백히 여성차별임에 틀림이 없다.조국을 남자만 지키라는 법이 세계어느나라에 있는가? 남녀평등에 완전위배되는건 당연지사 국가가 징병제를 인권을 들이되서 폐지를 하지 않는 이상~징병제는 인권에 관점에선 절대 문제가 없다는것을 스스로 인정하기때문에~~인권위원회에서는 남녀평등에 위배되는 남성들만의 군복무를 여성들에게도 적용시켜야 한다고 국방부에 권고를 하고 대통령에게 보고를 해야하는게 논리적으로 맞다.그러나~~논리적으로 문제가 될것없는 남녀평등의 군복무를 그 어느 남자들이 스치기만 해도 쓰러질꺼 같은 이쁘고 깜찍한 여동생들에게 인권을 들이되며 평등을 문제삼아 그 힘든 군복무를 하게 해달라고 외치겠는가? 이처럼~~특수한상황이나 조건은 배재된채 천편일률적인 인권을 들이된다면 여러군데서 충돌할수밖에 없다. 몇몇 페미들로 인하여~~군대문제만큼은 평등이란 잣대보단~~~그저 부르짖는것은 어이없게 군대를 무시하고 비하하고 비판으로 가득한 애써 외면하는 급급한 모습에서 어쩌면 애처롭고 불쌍한 마음또한 드는것은 왜일까?

    승리는 대군의 것이다.-나폴레옹-
  • erica 2005/06/21 [16:20] 수정 | 삭제
  • 좋은 글 입니다.
    이 문제가 군의 기강이나 안보허술이란 논리로 볼 게 아닌라.
    인권의 문제로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할 문제라는 데 동의합니다.
  • 줌마 2005/06/21 [13:41] 수정 | 삭제
  • 군대 문화는 언제쯤 바뀌어서 폭력을 키우지 않게 될 수 있을까 갑갑합니다. 군기 잡는다고 하는 게 폭력적인 행동 많은데 군대에서 배워오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까지 군기 잡겠다고 해대는 남편들도 있습니다. 그런 남편들이 폭력남편이 되기 쉬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