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건이 500만원짜리로 끝이 났어요.”

부부 누드 사진을 개인 홈페이지에 게재했다는 이유로 ‘음란성’ 여부에 대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미술교사 김인규 사건’은 지난 7일 대전고등법원에서 500만원 벌금형으로 확정됐다. 이는 7월 대법원이 내린 원심파기 환송판결에 따른 것이다. 대전고법은 벌금형에 연이어 김 교사가 충남도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3개월 정직 징계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항소심에 대해서도 “징계가 정당”하다며 기각했다.

그런 가운데 충남 서천에서 김인규 교사를 만났다. 현재 재직중인 충남애니메이션고등학교 학생들과 일요일인데도 함께 마을 버스정류장에 벽화를 그리느라 분주했다. 한적한 시골 버스 정류장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주민들이 오고 가는 장소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한다는 벽화 작업은 학생들이 마을 주민들을 설문조사하고 인터뷰하여 그림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네가 작가니까 네가 알아서 그려봐.”

어떻게 해야 할지 끊임없이 교사에게 물어오는 학생들에게 김 교사가 던지는 답이다.

그는 학생들과 함께 그리는 벽화작업으로 바쁜 가을 오후를 보내며 “자신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한번도 제대로 보지 않으려고 하는” 기성세대들의 권위적인 태도와, 임신한 부인과 함께 찍은 누드사진에 대해 ‘음란하다’며 법으로 단죄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성인식에 대해 말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다”면서도 “입 다물고, 말 못하고 사는 건 죽은 거잖습니까” 하고 웃으며, 앞으로 “개인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