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무도 일러주지 않았을까

아기를 낳은 후에

안미선 | 기사입력 2006/05/09 [21:06]

왜 아무도 일러주지 않았을까

아기를 낳은 후에

안미선 | 입력 : 2006/05/09 [21:06]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나는 말이 줄었다. 말이 쌓이는 것 같기는 한데 딱히 하라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말해서 무엇 하려는 건지 그냥 입을 다물게 된다.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쓰면서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살았던 결혼 전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 내 시간과 공간은 오롯이 육아와 가사에 바쳐지고 내 몸은 나를 가둔다.

몸이 나를 가둔다는 것, 그것은 아주 새로우면서 가혹한 경험이다. 아기를 낳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 자체로는 고통보다는 즐거움과 뿌듯함이 더 컸다. 십 킬로가 넘게 불었던 몸이 아기를 낳은 후 제대로 줄지 않는다거나, 젖 때문에 가슴이 무진장 커진다든가, 질에서 항문까지 깊은 자국이 남는다거나, 요실금이 생겨 남몰래 속옷을 적신다거나 하는 건, 받아들이기 낯설지만 나를 괴롭히지는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주부의 시간’

우리 나라에서 엄마와 아기는 분리되지 않는다. 백일 지난 아기를 가진 내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젖을 주고, 방을 환기하고 닦고 쓸고 젖을 주고, 밥을 짓고 먹고 젖을 주고, 아기를 씻기고 기저귀를 갈고 젖을 주고, 빨래를 하고 쓰레기를 치우고 젖을 주고, 밤새 자면서도 젖을 주는 그런 식이다. 다른 돌볼 사람이 없는 집에서 내 몸은 아기에게 담보된 숙주 같은 것이다. 아기는 내 몸을 파먹고 자라난다. 나는 꼼짝 않고 가고픈 곳, 하고픈 것, 먹고픈 것까지 잠시 미뤄둔다. 그래서 아기는 살 수 있다.

이 양육의 시간은 오롯이 나에게 떠맡겨진 것이다. 떠맡겨졌을 뿐 아니라 관심을 받지 못하는 잊혀진 일이다. 집에서 별안간 엄마가 된 여성이 어떻게 아기를 키워내는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 그냥 엄마니까 알아서 키우겠지, 애는 잘 자라겠지 하고 당연히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여긴다. 엄마의 역할을 맡은 여자가 집안에서 홀로 어떤 꿈을 꾸는지, 지쳐 아기를 문득 어떤 눈으로 보는지, 창 밖을 보면서 어떤 서글픔을 느끼는지, 언제나 쌓이는 집안일에 어떤 분노를 느끼는지, 그리고 자신의 욕망과 헌신 사이에서, 자신의 느낌을 솔직히 말할 수 없어 죄책감과 실어증 사이에서 어떻게 그 시간을 견디는지 모르는 것이다.

아기를 가진 엄마에게 돌아오는 말은 공감이 아니라 평가다. 엄마인데 이것도 모르냐, 이것도 못하냐, 아기가 왜 아프냐, 집안 꼴이 이게 뭐냐, 그 평가는 언제나 집 곳곳에서 소리 없이 들려온다. ‘엄마’의 기준은 쩌렁쩌렁하고 높다. 그 소리에 쫓겨 여성은 종일 쉬지 않고 안간힘을 써 일하면서 전업주부가 되어간다.

여자들의 이야기는 남지 않고 반복된다

아기를 낳고 움직일 수 없게 되면서 내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만날 수 있는 성인(成人)이 남편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아파트에서 사회와 고립되어 종일 아기를 돌보며 남편을 기다린다. 남편에게 이 새로운 생활의 하중을 심리적 압박을 털어놓고 위로 받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가 된 남편은 가장으로서의 책임에 눌리게 된다. ‘이 애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잘 되고 못 되고는 내 책임이다.’하는 식이다. 그리고 그 책임의 무게는 가장(家長)이라는 자의식으로, 집안에서는 가장의 권위적이고 무관심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양육의 소소한 일들은 그리고 눌린 진짜 감정들은 아버지가 된 남성과 나누기는 어려워진다. 이를테면 당신은 엄마로서의 역할을 잘 해라, 나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책임질 테니, 하는 식이다. 연애할 때처럼 서로의 자아를 인정해주고 위로해주기보다는 양육 파트너로서 기능적이고 도구적인 관계가 되기 십상이다. 엄마가 아기를 더 잘 보니까, 더 잘 아니까, 나는 돈 버느라 피곤하니까, 결국 내 일은 아니니까, 하면서 남편은 육아에서 점점 손을 떼게 된다.

내 친구는 아기를 혼자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단다. ‘남편에게 무슨 일이 생기거나 남편과 이혼하게 되면 나는 아기를 데리고 고향으로 내려가야지. 다시 결혼하지 않고 아기가 어른이 될 때까지 키워야지. 무슨 일을 해서 혼자 키울 수 있을까.’

그건 남편이 ‘엄마’의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기적으로 무관심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하게 되는 생각일 게다. 또한 현실을 견디려는 상상일 것이다. 그렇지만 자기 아이를 키우려면 남편의 도구적 도움이 필요하거나 최소한 결혼한 ‘정상가족’의 조건을 유지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그 상상을 크게 내뱉는 것을 막는다.

그래서 여자들의 이야기, 특히 결혼한 여자들의 이야기는 수다가 되나 보다. 서로 같은 처지므로 온갖 쌓인 감정을 떠들썩하게 풀어낼 수 있지만 여자들이 수다를 하는 이유는 그 이야기가 남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남지 않으므로, 기록되지 않고 평가 받지 않고 단죄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또한 거듭 같은 삶이 반복된다. 친구와 나는 이야기했다. “왜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나서 여성이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 아무도 있는 대로 말해주지 않았을까. 학교에서도 책에서도 사실대로 일러주지 않았을까.”

무엇이 나를 가두는가

아기를 낳고 내 몸에 내가 갇히고 집에 갇혀 있다는 느낌은 사실 끔찍한 것이다. 잊혀지고 고립되었다는 느낌은 죽음의 느낌과 흡사하다. 창으로 누가 들여다보는 것 같아 닫힌 방문을 와락 열거나 집을 벗어나려고 추락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나의 느낌이 이해 받지 못하고 하찮거나 되려 짐스러운 것이 될 때, 묵묵히 이루어지는 육아와 가사는 세상에서 제일 외로운 노동이 된다.

내 몸은 나를 북돋워주고, 열린 곳에서 다른 몸들을 만나고, 소통하며 꿈꾸는 것이어야 한다. 지금, 나를 가두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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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살엄마 2012/07/30 [14:14] 수정 | 삭제
  • 육아 스트레스를 극도의 우울한 필체로 표현하셨네요. 이런 글 읽으면 미혼여성들 벌벌 딸겠어요. 저도 힘들게 육아했고 하고 있지만 이런 필체의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활기와 기쁨도 있어요. 공감되는건 자기만의 시간에 대한 갈증. 그건 투쟁으로 얻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 투쟁할 에너지와 노하우가 우울함보다 더욱 필요합니다.
  • 신여성 2006/08/18 [18:14] 수정 | 삭제
  • 저는 양육의 시간을 감옥에 갇힌 시간이라 생각하며 사네요..
    이렇게 말하면 우리 아이들에게는 미안한 감이 있지만요.
    그러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잠들기전에 항상 내가 만약 감옥에 갇히면 뭘 할까 생각을 해봤더니 그동안 못다한 독서와 음악감상 , 나를 위한 요리배우기 등등 네모난 콩크리트 벽 안에서 할 수 있는걸 7년이 지나면서 찾게 되었어요.다행히도 남편은 바쁜 와중에도 저녁이면 대화를 많이 하고 주말에는 아이들을 봐주고 휴가때는 부부여행을 하지만 그래도 엄마로의 삶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삶은 힘듦니다. 왜 아무도 제게 일러주지 않았을까요.결혼하면 이렇다고요.앞으로 내 딸들 ,미혼인 여성들이 정말 심각한 고민을 하고 결혼생활을 갖길 바랍니다.
  • 더위 2006/08/04 [22:24] 수정 | 삭제
  • 양육은 오롯이 한 사람만이 떠맡아선 안 되는데, 그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가시화되지 않는 탓에 계속해서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그저 여자로 태어난 탓이려니 하고 남들도 나처럼 그렇게 살고 있다는 걸 위안 삼게 되는 것 같다.
  • 곽민봉 2006/06/25 [11:06] 수정 | 삭제
  • 글의 느낌이 따뜻해 놀랐습니다.
    '우린 너무너무 억울해!' 하고
    억울함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조곤조곤 이런 일들이 있더라.. 하고
    담담하면서도 조리있게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어려운 일을 당하면 그 일에 대해서 흥분하게 됩니다.
    상처가 남아 그 일이 수면위로 떠올를 때마다 울컥하는 감정부터 내밀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 놀랐습니다.
    스스로, 어딘가 무언가에의 슬픔을 한 번 걸러낸 느낌.
    이런 걸 '승화' 라고들 표현하지요?

    주부의 어려움이 차암 잘 승화된 글이라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 만무술 2006/06/15 [23:31] 수정 | 삭제
  • 출산하고서 바로 다음날부터 나는 엄마가 되야했는데... 허둥지둥 몸은 안따라오고, 그래도 한달 정신없이 지냈더니 몸은 따라오는데 마음은 아직도 안따라오는거 같다.
    나도 님처럼 출산휴가 내내 우울하고 재미없게 지냈고, 그때 처음으로 내 친구는 TV 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았다.

    우리나라 저출산 대책에서 항상 까먹고 있는 사실이 바로 이거다.
    아이를 낳는 주체인 엄마는 전혀 배려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육아지원비 몇푼 쥐어주면 둘째 세째 쑥쑥 잘 낳을거라고 정말, 생각하는 걸까?
    심지어 삼성경제연구소에서조차 '양성평등'이야말로 첫째 열쇠라고 하는데... 이것을 언급한 적은 내가 알기론 한번도 없는 거 같다.

    그리고 나는 같은 아파트 내 또래 엄마들과의 대화도 별로 재미없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엄마가될 수 있는가'가 주된 주제로 끊임없이 정보를 토해내는 그네들 앞에서 한없이 위축되었고 싫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된다는 거는 기쁠때도 있지만 한없이 우울하고 불안한 위치이기도하다.
  • 은이 2006/06/04 [16:21] 수정 | 삭제
  • 대안은 뭘까? 생각 해 봅니다. 대가족이 아닌, 엄마와 아이 1:1로 키워야 하는 현실에선
    이 현실을 인정해야 하고, 여기서 조금씩 대안들을 찾아가야 해야 할듯 해요
    가령,좋은 이웃 사귀기, 지인들을 집으로 불러 얘기하기,전화로 소통하기,이런 공감가는 글들에서 힘을얻기,등등...아주 조금한 부분들이지만 여기에서도 정성을 쏟으면,고립된공간 외로운 시간들이 조금은 힘이나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이제 아기가 커서 5살이되었답니다. 이제는 제 일을 찾는 또 다른 힘겨운 시간들이 있네요.전문직이 아닌 이상 그 분야에서 인정받고,돈을 버는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기까지 또 겪게 되는 고통들이 뒤따르겠죠.
  • 2006/05/26 [16:31] 수정 | 삭제
  • 만나기 가장 어려운 사람이 애엄마인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했더랬지요. 애라는 존재에 묶여 자기 개인의 삶이 사라져버리니까요.
    누구보다 바쁘면서도, 자신의 일이라고 하기엔 쉽게 소멸되어버리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 cook 2006/05/17 [03:33] 수정 | 삭제
  • 육아가 어떤 것인지 미리 안다면 출산을 결정하는 데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여럿이 같이 공유하면서 이해하면서 대우하면서 그래야 하겠죠?
    사회에서 그 일이 그리도 힘들어서 애 키우는 사람들이 정신을 잃었다 놓았다 하는 군요.
  • 온고지신 2006/05/17 [01:08] 수정 | 삭제
  • 6살 애아빱니다. 아내는 정규직, 저는 비정규직 강사 그러다보니, 산전휴가후 1달가까이 집안에서 애를 보았습니다. 완전히 미치기 일보직전 이더군요. 아내가 퇴근한 토요일 어느날, 결혼 안 한 선배와 같이 술먹고,(부모님에게 얹혀 살았음) 집에 안간다고 땡강을 부린 기억이 납니다. 간난쟁이와 함께 있다는 것, 정말 미칠 노릇이더군요. 그러면에서 공감합니다. (저는 그후 애를 맡기기 위해서, 이사하고, 다시 강사일을 나갔습니다.) 힘내세요. 애를 계속 봐야 한다면, 주말에는 한달에 1번이상, 아는 선배집에라도 가서 일탈의 시간을 가짐이 어떨지?
  • 꿈틀이네 2006/05/16 [23:34] 수정 | 삭제
  • 큰애와 터울지게 둘째를 낳았는데 지금 5개월이 되어갑니다. 저희 아이 둘다 예민하고 좀 까다러워서 더 육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됩니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뭐든지 아이가 좀 더 크면,이란 말로 대신하게 됩니다.
    혹시 내가 잘 못하니깐 아이키우는것이 더 힘든것이 아닌가라는 자괴감에 우울증에 참 심각했는데...
    큰애 때와는 다르게 육아문제가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저출산 문제, 아이 키우기 힘든 사회, 여성의 자아실현의 문제, 근본적인 사회의 문제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생겼습니다.
    .
  • 선재 2006/05/16 [16:02] 수정 | 삭제
  • 6살 된 자식을 키우는 아기엄마로서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모유수유를 하면서 아이와 한시도 떨어질 수 없었던..
    남편이 아닌 사람 말고는 만날 수 없이
    스스로 고립되어 나의 인간성과 가능성이 말살된 채로
    단지 그냥 아이가 어서 크기를 기다리던..
    글을 읽으니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이 창살없는 감옥에 갇혀있던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네요.
  • 달마 2006/05/13 [20:03] 수정 | 삭제
  • 비슷합니다.
    딸을 낳은지 이제 7주하고 1일이 되었습니다.
    제 몸이 숙주가 된 기분이라는 것. 저도 출산하고 아이에게 젖을 물리면서 들었더랬지요. 아이를 보며 어떤 감정들이 나를 점령하는지. 왜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상상을 그저 아무렇지 않게 하게되는지.
    저는 이런 감정들이 산후우울증. 이라는 말로 축약되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산후우울증.. 여자들의 경험을 질병화하고. 다시 시간이 지나면, 산후가 지나면, 자연히 나아질것이라 믿어지는 그것으로. 축소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이또한 감춰왔던 여성의 삶이라고 생각하고요.
    아이가 오롯이 나에게 맡겨졌을때의, 그 행복하지만 버겁고 때론 끔찍한 그런 하루하루.. 그것을 살아가는 여성의 경험들은, 질병이 아니라 어떠한 힘에 의해 마치 잠깐의 질병인 양, <질병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반갑고 공감가는. 글입니다.
  • 전지현 2006/05/12 [19:50] 수정 | 삭제
  • 출산하고 이제 한달하고 열흘이 지났습니다. 여행과 독서, 운동을 하며 즐기던 시간은 온전히 아이에게 주고, 저도 기자처럼 반복되는 가사일과 아이돌보기를 하며, 기능인으로서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다음달이면 출산휴가가 끝나는데, 마음같아선 출근해서 일하고 싶지만, 아무도 돌보아 줄 사람 없는 아기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찡합니다. 직장에서 돈을 벌어와도 아이를 돌보지 않은 죄책감에 시달리게 하는 시선들이 오히려 무섭습니다.
    지금은 내가 누군인지를 생각하고 있으면 오히려 우울해지는 시간인 듯 합니다.
    정신없이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며 육아와 가사의 기능을 오롯히 수행하고, 머리를 비워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후니맘 2006/05/12 [19:28] 수정 | 삭제
  • 웬만해선 글을 남기지 않고 읽고만 가는데...
    너무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아기 낳고 난 후의 고립된 느낌..
    엄마에게 돌아오는 건 공감이 아니라 평가라는 것..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당시의 외롭고 힘들었던 느낌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 금자 2006/05/12 [15:06] 수정 | 삭제
  • 제친구가 어느 날 아이를 낳은 친구를 방문하고 오더니
    몹시 쓸쓸해했어요.'평등'한 결혼을 하고 나름대로 '이 쪽'에서 일했던 친구인데
    아이를 낳고는 거의 친구들과도 못 만나는 생활을 하니까요.
    그 날도 제 친구는 그 친구의 집으로 방문했는데
    제 친구를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 주면서
    "이게 오늘 처음 밖에 나온거야"라고 말해서 맘을 아프게 했답니다.
    더군다나 그 말을 하던 중에도 계속 유모차를 앞뒤로 움직이고 있었다는데,
    그 소리를 들이니
    육아를 책임지는 여성이 겪게 되는 과정이 오롯이 와 닿아야 참 쓸쓸했습니다.
  • 2006/05/12 [14:19] 수정 | 삭제
  • 아기는 내 몸을 파먹고 자라난다. 라는 대목이 크게 와 닿았습니다. 밝은 면 뒤에 숨겨진 어두운 면은 대체 어디까지 있을지...
  • 소금 2006/05/11 [10:50] 수정 | 삭제
  • 어머니 날 낳으시고 아버지 날 기르시고~~~~
    저는 이런 가사가 있다는 게 의아했거든요.
    낳고 기른 분이 어머니인 것 같은데 말이에요.
    아버지들은 자기가 자식 기른 줄 알더군요.
    돈 벌어서 마누라랑 애들 먹여살렸다고 말이죠.
    그 때 알았죠.
    남자들은 양육이 뭔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는 걸 말이에요.
    평가라든지 인생이라든지 부당하다는 것도 알았어요.
    이런 글 보면서 아이 낳기 전에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 몰랐습니다.. 2006/05/10 [21:08] 수정 | 삭제
  • 저는 20살 여대생입니다.
    어머니, 할머니, 제 친척분들과 아이를 데리고 다니시는 모든 어머님들.. 존경스럽습니다. 모든 아픔들을 이겨내고, 아직도 남은 아픔들과 싸우며 살아가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은혜 2006/05/10 [18:22] 수정 | 삭제
  • 친정에서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가장 난감한 것 같아요.
    육아는 서로 도움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아파트에 갇혀서 엄마 혼자 아이를 본다는 건 사람 미치게 만드는 일이죠.

    애 안 돌보는 사람들이야 그런 심정 알 리가 없어서 이해를 안 해주고, 그게 갈등이 되어서 관계는 더 나빠지게 되고요.

    아이 낳아보면 세상이 여자한테 나쁘구나 하고 깨닫게된다고나 할까요.

    개인의 경험이지만 저도 많이 공감하고, 아마 공감하는 엄마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 ... 2006/05/10 [10:56] 수정 | 삭제
  • 아...눈물 나네요.
    눈물 납니다.
    몸도 마음도 그렇게 병들어가죠.
  • zero 2006/05/10 [01:51] 수정 | 삭제
  • 너무 힘이 드니까, 직장 가진 여자는 가진 여자대로, 전업주부는 전업주부대로, 너무 힘이 드니까요.
    만약에 더 자세히 알게 된다면, 가르치거나 배우게 된다면, 아이 낳을 엄두를 못낼 사람들은 더 많을 것 같아요.
    대책이 없는 사회에선 솔직히 출산률이 더 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보라 2006/05/10 [00:23] 수정 | 삭제
  • 오롯이 홀로 떠안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고 생각해요.
    출산 그 자체는 아닌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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