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정책은 ‘홈리스’를 최우선 대상으로!

노숙인들도 서울시장 후보에 정책 제안

박희정 | 기사입력 2006/05/30 [22:17]

공공주택정책은 ‘홈리스’를 최우선 대상으로!

노숙인들도 서울시장 후보에 정책 제안

박희정 | 입력 : 2006/05/30 [22:17]
노숙당사자모임, 노숙인 복지와 인권을 실천하는 사람들, 인권운동사랑방 등 3개 단체는 지난 24일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서울시장선거 후보들에게 현재 노숙인 정책의 문제점을 알리는 호소문과 함께, 이명박 현 서울시장이 추진한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 노숙인들의 안정적인 주거 실현 계획 등에 대한 정책적 고민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노숙당사자모임은 “거리노숙, 쪽방 거주 등 노숙의 경계를 오가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당사자들의 자조모임”으로, 질의서는 현재 노숙인 정책에 대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노숙당사자모임이 나눈 토론의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서울시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 실효성 낮아

이들 단체는 호소문을 통해 노숙인 자활사업으로 이명박 시장이 추진한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가 노출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비판했다. 호소문에 따르면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임금체불, 최저임금에도 미달되는 저임금 지급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작업현장에서 특정한 의복과 함께 ‘센터인’, ‘쉼터근로자’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사회적 낙인을 찍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자활 지원과는 무관한 일자리들만 제공되거나, 고용된 후 작업 배치 과정에서도 숙련도와 능력이 고려되지 않는 등 노숙인 특성을 무시한 행정이라는 비판도 크다.

주거대책 측면에서도 지금까지 서울시의 대책은 “쉼터 입소를 권유하는 것” 외에 전무했다는 지적이다. 쉼터는 일시적으로 거쳐갈 수 있는 공간으로 진정한 “주거”의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관련 단체들은 “기본적 인권인 적절한 주거생활 권리가 노숙인들에게도 보장되려면 공공주택정책은 노숙인 등 홈리스를 최우선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와 함께 적절한 근로조건 제공과 차별 해소를 위한 방안, 각 노숙인의 근로능력과 욕구에 적합한 ‘맞춤형 일자리’에 대한 계획, 공공임대주택의 입주기회를 보장할 계획, 주거수요 파악과 부담 가능한 임대료 예측을 위한 실태조사 계획 등이 있는지 등을 질의했다.

최소한의 주거정책조차 답변 안한 선본 '문제'

네 후보 중 민주당은 답신이 없었고, 한나라당은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짧은 글만 보내, 실질적으로 내용 있는 답변을 보내온 곳은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와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 두 곳이다. 인권운동사랑방의 미류씨는 두 선본의 답변에 대해 “김종철 후보 측이 노숙인을 권리의 주체로 보고 있는데 반해 강금실 후보 측은 ‘근로의욕이 없고 근로의욕을 고취시켜야 할 대상’으로 노숙인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노숙인도 공식적인 노동자의 지위를 누리게 마땅하다고 인정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노숙인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성수공단, 구로공단 연계 프로그램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안들이 제시되었다”는 평이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임금체불이나 근로계약 같은 부분에서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실질적인 내용은 자활지원센터와 관련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노숙인주택정책을 “임대주택 자격기준을 일원화하는 등 충분하지는 않지만 노숙인들에게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한 게 아니라 ‘누구나가 집으로부터 배제되지 않은 정책’이 필요하다는 맥락에서 접근”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미류씨는 “최근 부동산 문제가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각 선본마다 주택 정책은 있을 것”이라며, 최소한의 주거정책조차 답변하지 않은 선본 측의 무성의를 꼬집었다. “주택정책이 중산층들이 어떻게 내 집을 마련할 것인가의 수준이며, 집 없는 사람들이 누군지, 어떻게 제공할 지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게 아니겠냐”는 것.

덧붙여 “여성노숙인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1, 2차 사업이 건설 노동에 국한되는 등 노숙인 여성은 아예 정책 대상에서 소외되고 있다. 노숙당사자모임에 노숙인 여성들이 포함되지 않은 까닭인지, 각 선본에 전달된 질의서에서도 노숙인 여성과 관련한 특화된 정책 질문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은 큰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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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2006/06/01 [01:38] 수정 | 삭제
  • 노숙노동자들 위한 공공 주택 정책에서 제대로 대책 없으면서 7월부터 노숙노동자 인문학 공부시켜 사회에 적응 잘 하도록 하는 ‘한국형 클레멘트 코스’는 프로그램 지원한다고 하더군요. 기가 차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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