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로서 첫발 딛는 시기에 ‘좌절’경험

“노동환경에 대해 환상만 심어줘선 안돼”

박희정 | 기사입력 2006/07/26 [01:38]

노동자로서 첫발 딛는 시기에 ‘좌절’경험

“노동환경에 대해 환상만 심어줘선 안돼”

박희정 | 입력 : 2006/07/26 [01:38]
상당 수의 십대들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노동현장을 경험하고 있지만, 노동시장 속에서 십대들의 위치는 매우 열악하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더 권리를 보호 받아야 할 십대들이 오히려 ‘어리다는 이유로’ 적은 보수, 임금체불, 성희롱, 폭행 등 부당한 차별행위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어디에 가서 호소해야 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자신이 받고 있는 대우가 ‘부당한지 아닌지’ 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7월 25일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이 진행하고 있는 노동인권교육을 받은 용인정보산업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다르지 않았다.

김유정 학생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아이스크림 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한다. 시급은 3천900원으로 당시 최저임금(2천840원) 기준은 넘고 있었지만,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의 근무를 감당해야 했다.

김신혜 학생은 중학교 3학년 때 구명조끼 생산 공장에 들어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 했다고 한다. 시급은 2천200원.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일 뿐만 아니라, 8시간 근무 이후 근무에 대한 연장근로 수당이 있다는 얘기 같은 건 “들어본 적도 없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액세서리 판매를 했다는 권은숙 학생은 시급 2천500원을 받고 일했다. 함께 일하던 언니가 최저임금에 미달된다고 항의하자, 주인은 “최저임금대로 줄 수도 있는데 그거 주면 너네 앉지도 못하게 한다”고 했다고 한다. 부당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주면 받고 안주면 그저 화나는 거”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이 날 강의를 진행한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손경미 노무사는 “노동환경이 녹록하지 않은데 ‘노동이 가치 있고 신성한 것’이라는 환상만 말해주고 있는 현실”이 문제라고 십대들을 둘러싼 교육현실을 꼬집었다. “바로 졸업하고 취업한 학생들이 혼자서 난감해하다가 포기하거나 사회에서 노동자로서의 첫 경험을 안 좋게 해서, 노동과 노동자로서의 인식이 부정적이 되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이다.

십대들도 노동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노동을 계속해나갈 사람들이다. 십대들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대한 감시와 더불어 평등한 노동권 확보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십대들이 스스로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인식하고 부당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힘을 키워주는 일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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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am 2006/08/01 [23:36] 수정 | 삭제
  • 이십 대도, 대학을 나온 사람들도 노동자로서의 권리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죠. 노동인권 교육은 모든 사람들 가까이에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연우 2006/07/29 [16:22] 수정 | 삭제
  • ‘노동이 가치 있고 신성한 것’이기에 그만큼 가치있는 대우를 해주어야지요.

    개인적인 경험으로 실업계 고 3학년 때 현장실습을 나갔었습니다만,
    당시에 그 누구도 저에게, 노동에 대한 교육,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교육은
    해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학교 선생들도 그냥 참으라고 했던 웃지못할
    이야기가...
    어린 학생들이 진정으로 세상에 대해 능동적으로, 바르게 배우기 위한 길로서,
    노동의 소중함, 그리고 그러므로 노동의 댓가는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아야된다는
    가치관까지도 함께 정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 셀렉트 2006/07/27 [01:45] 수정 | 삭제
  • 십대들 유인하는 환영같은 거- 잘먹고 잘살고.. 귀족같은 이미지.. 그런 것들 너무 발달해있는데
    반면 노동현장이나 노동자 이미지는 극도로 더 부정적일 수 있단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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