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성차별도 정부제재 필요하다

여성참정권 제한 등 ‘차별의 성역’

박희정 | 기사입력 2006/07/26 [04:51]

종교계 성차별도 정부제재 필요하다

여성참정권 제한 등 ‘차별의 성역’

박희정 | 입력 : 2006/07/26 [04:51]
한국 종교계에서 여성 신도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대적이다. 2002년 문화관광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각 교단의 여신도 비율은 불교 70%, 개신교 63%, 가톨릭 59%, 원불교 60%라고 한다. 그러나 개신교의 여성사제직 비율은 1%정도에 불과하고 가톨릭은 아예 여성이 사제직에 진출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반면, 비구니와 비구스님이 각각 절반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조계종(불교)의 경우 외형적으로는 ‘절반’의 평등을 이루고 있는 듯이 보인다. 비구와 비구니는 부처님의 법 앞에서는 동등한 사제직이다. 그러나 속사정은 다르다.

조계종의 개혁, 성 평등은 후퇴?

지난 22일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열린 <종교계 성차별 더 이상은 안 된다!> 토론회에서 약사암 주지 소운 스님은 조계종 안의 제도적인 성차별을 지적했다. “종단의 핵심적인 역할을 비구에 한정하고, 이를 종헌에 명시”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종단 기구 내 부장급 이상의 모든 요직은 비구들에 의해 점유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소운 스님은 이 외에도 “비구니에게는 ‘참정권’조차 부여하고 있지 않는 것, 본사주지 자격을 비구에 한하는 것, 본사주지 선거에 비구니를 배제하는 것”을 조계종 내의 대표적 성차별 사례로 꼽았다.

조계종 사회가 주요 요직에서 비구니들을 제외하고 있는 것에 대해, 2003년 불교여성개발원은 종헌종법개정안을 종회에 상정한 바 있다. 성 평등에 위배되는 조항을 개정해줄 것을 청원한 이 개정안은 그러나, 종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기각됐다.

그런데 처음부터 종헌종법에 성차별 조항이 명시되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불교여성개발원 이화 사무국장에 따르면 “종헌종법에 포교원장, 교육원장, 법계사법위원장 등 중요 소임을 ‘비구’만 할 수 있다고” 명시된 것은 1994년 법이 개정되면서부터다. 그 전에는 법 상으로나마 “총무원장은 ‘승려’가 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승려는 비구와 비구니 스님을 모두 포함한다.

이화 사무국장은 “1994년도에 조계종이 진보적이고 개혁적이고 바뀌었는데, 오히려 종헌종법은 거꾸로 갔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남성들의 노골적인 ‘이권’ 챙기기

종교계의 성차별적 구조가 공고한 데에는 ‘이권’의 문제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종교계 성차별 관련 토론회에서 소운 스님은 “비구들도 여성들에게 조계종이 더 열려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자기들의 이권이 다치지 않는 범위에서 열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비구들이 종단의 주요 소임을 맡는 것이 문제가 되니까, 조계종은 비구니회를 만들어서 여성들은 그 쪽에서 하고 비구스님 쪽은 건드리지 말아라” 식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

소운 스님은 “비구니 스님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있기 때문에 공부도 많이 하고 자기개발도 많이 하고 있고, 열의도 강하고 맡겨놓으면 일을 잘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비구니가 뭘 할 수 있겠어’ 하면서 맡겼는데 일을 너무 잘하니까, 비구 스님들이 위협적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한편, 김성희 ‘서울YMCA 성차별철폐 회원연대’ 공동위원장은 “서울 YMCA는 감리교단의 목회자, 장로 신학자들이 이사진을 구성하고 3천억 이상의 재산을 독식하며 막후정치를 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사진 스스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주는 건 쉽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정권을 막고 있는 것은 여성회원이 들어옴으로써 권력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것.

지난 6월 한국Y연맹 총회에서 향후 5개월 내에 해결치 않으면 퇴회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 YMCA 이사진은 꿈쩍도 않는다고 한다. 법인등록이 서울YMCA가 먼저 되었고, 법인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 김성희 위원장은 “문광부 장관이 소신이 있어야 하는데 막강한 재력 권력 앞에서 그걸 나서서 취소할 사람이 있겠는가” 하며 우려를 표했다.

공익 훼손하는 성차별 행위, 정부가 개입해야

토론회를 주최한 종교비판자유실현시민연대 측은 “성차별을 자행하는 단체를 비영리법인으로 등록할 수 있냐”면서 “문화관광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단체는 “법인이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민법 38조를 근거로, “각 종교단체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정관, 내규, 교리 등에 잔존하는 모든 성차별적인 요소를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종교계에 만연한 성차별 행위에 대해 황규학 교회법률상담소장도 ‘국가기관에서 교회 및 종교단체가 차별을 시정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등 제재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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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6/08/01 [23:00] 수정 | 삭제
  • 어떻게 요즘 세상에 시민단체에서 여성 회원들만 참정권을 제한하고도 뻔뻔스럽게 우기나 했는데, 기독교 조직이라서 그랬구나 싶다.

    신앞에 인간은 평등하지 않나?
  • reni 2006/07/30 [23:32] 수정 | 삭제
  • 신이 남성인 곳에서는 남성이 곧 신이다.
  • free 2006/07/27 [15:25] 수정 | 삭제
  • 불교는 좀 나은 줄 알았더니 거꾸로가고 있네..
  • 테레사 2006/07/27 [02:07] 수정 | 삭제
  • 목사들이 문제란 생각 들면서도, 신도들도 문제니까 계속 저렇게 설치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과연 정부가 종교 영역에 개입할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 별로 가능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