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이 아니라 ‘착취’가 싫은 것

젊은이들 3D업종 기피해서 문제?

박희정 | 기사입력 2006/08/09 [03:55]

‘힘든 일’이 아니라 ‘착취’가 싫은 것

젊은이들 3D업종 기피해서 문제?

박희정 | 입력 : 2006/08/09 [03:55]
아르바이트 관련한 취재를 하던 중, <"힘든 알바는 싫어"…모집 업종부터 묻고 판단> 제하의 기사(경인일보)를 접했다.

기사는 “경인지방노동청 경인종합고용지원센터가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층 구직자(18세 이상~27세 미만)를 위해 13일 마련한 ‘아르바이트 구인 구직자 만남의 날’ 행사장” 소식을 전하면서 “젊은층 구직자들이 부족한 일자리에도 불구하고 힘든 업종은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젊은이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을 기피해서 문제라는 식의 말들을 접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소위 3D업종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비판이나 분석기사들은 몇 년 전부터 심심치 않게 언론을 통해 보도되곤 했다.

이런 기사들은 대부분 “편하게 일하려고만 하는 젊은이”의 문제를 지적하는 데 치중하는 인상이다. 서울경제신문의 3D업종 기피 분석기사(2003년 5월 20일자)를 보면 당시 안산상공회의소의 임도수 회장의 말을 빌려 "로또복권처럼 사행심이 만연하고 부동산 투기 등이 번지면서 젊은층이 땀 흘려 일하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지난 3월 20일자 <생산현장 20代가 사라진다>는 기사에서 “높은 보수와 안정된 자리만 원했지 땀 흘려 노력해 자신의 인생을 완성시켜 나간다는 건전한 근로의식이 부족”한 것을 젊은이들의 3D업종 기피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과연 젊은이들의 노동현실이 그렇게 녹록한 것인가.

 


아르바이트로 불리는 비정규직 파트타임 노동현장은 부당노동행위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르바이트 알선 사이트인 아르바이트천국(www.alba.co.kr)에서 2005년 8월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하면서 부당행위를 당한 경험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1100명의 응답자가 최저임금 미달(328명, 29.82%), 임금체불(185명, 16.82%), 시간외근무 (252명, 22.91%), 욕설 및 폭언(85명, 7.73%), 성추행(94명, 8.55%), 비인격적인 대우(156명, 14.18%)의 순으로 아르바이트 경험에서 당한 부당행위를 호소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10대, 20대의 젊은이들도 대부분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주인 마음대로 시급이 결정되고, 체불 당해도 ‘그런가 보다’ 하는 게 아르바이트 현장이다.

젊은이들이 가지 않아서 이주노동자들이 채우고 있다는 3D업종의 경우는 어떤가? 위험한 화학약품을 다뤄도 안전장비 하나 없이 일하도록 하는 곳, 기계에 손발이 잘려나가는 위험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 ‘고생’ 수준이 아니라 ‘위험’을 방치하고 정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는 곳이다.

취업정보사이트 잡링크(www.joblink.co.kr)가 1천136명의 구직자를 대상으로 지난 1월 16일부터 31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에 따르면, “3D직종과 같이 어렵고 힘든 직종으로의 취업을 고려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63.5%(721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 응답자 중 실제로 “3D직종에 입사 지원한 적이 있다”는 사람은 23.2%(167명)에 그쳤다.

“3D직종에 지원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31.6%), 열악한 근로환경(28%), 낙후한 복리후생(19.3%), 사회적 편견(15.8%) 순으로 지적됐다.

젊은이들이 3D업종을 ‘기피’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기피할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다 경험 아니냐’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 경험의 실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주어야 할 경험은 ‘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받는 것’이 되어야지 1960~1970년대 노동현장 식의 ‘무한대의 착취’를 의미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노동의 정당한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 현실에서,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은 부당한 노동현실을 감추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유지, 강요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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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아무개 2006/08/25 [01:04] 수정 | 삭제
  • 아니....이것을 무슨 기사라고 썼는지....
    그렇다면...지금까지 그런일을 해온....사람들은...개 란 말여 ?
    하기 싫으면....안 하면 돼는건데...

    어떻게 들어보면......수십만 업체에 대하여....하소연(?)도 아니고....
    더구나 파업도 아니면서....
    뭔 요구(?)를 하는거냐구...?

    밑도..그렇다고 끝도없는 야그로....수십만 업체를 바꿔보까 ?...^*^
    줏어들은 .....허접한 풍월 듣고....말여...
    한마디 하니까....사장인지 오장인지...다 ...무릎 꿇더라...^*^
    얼른가서......출근만혀.....월말 돼면..돈 이 쏟아진다.

    사장들이...그렇혔는가벼...
    요즘 아이들 ...그림자만 비쳐도...돈 을 줘라1

    몰라봐서 미안하다고.......보너스 천프로 에다...인센티브...5백이다...ㅋㅋㅋㅋ
  • U 2006/08/10 [15:39] 수정 | 삭제
  • 젊어 고생 사서도 한다면서 힘든 일 꺼리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은, 진짜 먹고 사는데 걱정 없는 팔자 좋은 사람들 아닐까요.
  • 피쉬 2006/08/09 [21:20] 수정 | 삭제
  • 아르바이트 일 중에 솔직히 뭐 쉬운게 있나요.
    생산현장이 어렵다지만 서비스직도 어렵고, 판매하는 일도 다 어렵지만, 대우나 환경같은 게 문제지 노가다뛰는 거 아닌다음에야 체력 때문에 기피한다기 보다는 급여같은 문제가 더 크죠.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아서 3D아닌가요.
  • ...... 2006/08/09 [05:02] 수정 | 삭제
  • 의사들은 왜 그렇게 돈을 많이 버는가?
  • peace 2006/08/09 [04:31] 수정 | 삭제
  • 3D 업종 기피하는 이유를 몰라서 묻나. 위험도나 노동강도는 센데 대우는 훨씬 못 미치니까 그렇지. 3D업종 기피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3D 업종에 종사해본 적도 없고, 할 의향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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