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도에겐 ‘입’을 성직자에겐 ‘귀’를

교회는 성차별 시스템 개선 나서야

이경희 | 기사입력 2006/09/27 [04:13]

여신도에겐 ‘입’을 성직자에겐 ‘귀’를

교회는 성차별 시스템 개선 나서야

이경희 | 입력 : 2006/09/27 [04:13]
<지난 9월 7일 가톨릭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여성소위원회 설립 5주년을 맞아 개최된 ‘21세기 가톨릭 여성사목의 전망’ 심포지엄 자료집에 실릴 예정이었던 이경희 경남여성단체연합 전 상임대표의 글을 발췌해 싣는다. 이 글은 ‘여성사제’ 주장과 ‘마리아 해석’의 문제로 자료집에서 삭제되는 진통을 겪었다. -편집자 주>


“교회의 항구한 전통에 따르면 오직 세례 받은 남성만이 성품성사를 유효하게 받을 수 있다. 성품성사를 받음으로써 후보자는 성령의 새롭고 특별한 방식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간다. 실제로 사제는 교회의 머리이며 목자이고 배우자이신 그리스도를 성사적으로 재현한다.”

2005년 로마에서 나온 ‘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신학교 입학과 성품허가와 관련하여 이들의 성소를 식별하는 기준에 관한 훈령’에 나오는 내용이다.

사제는 신랑, 교회는 신부?

천주교가 여성사제의 서품을 원천적으로 허락하지 않는 이유는 예수님의 말씀도 아니고, 하느님의 계시도 아니다. 다만 ‘교회의 항구한 전통’에 의한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사제의 생활과 교역에 관한 교령 <사제품>에 의하면, 사제는 교회의 ‘신랑’이신 그리스도를 닮아가야 한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천주교 내에서 성직자의 모습이나 성격, 위치는 바로 이렇게 ‘남성’으로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살아있는 모습이라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와 사제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렇게 설정하고 있다. 즉, 교회는 ‘신부’이고 사제는 ‘신랑’이며, 교회는 ‘여성’이고 사제는 ‘남성’이다.

신랑과 신부라는 설정 자체가 가부장적인 천주교 신학의 일면을 보여준다. 하느님은 과연 남성인가? 아니면 남성이어야 하는가? 신은 혹은 우리는 남성중심의 교회를 원하는가?

분명한 건 예수님은 차별하지 않고 억압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라고 하셨다는 점이다. 특히 구태의연한 율법에 얽매인 위선적인 바리세이 학자들과 관리들을 엄하게 꾸짖으셨다. 그런 예수님이 “교회의 항구한 전통”이란 이름으로 여성을 배제하고 노골적으로 차별하는 교회를 보고 무어라고 말씀하실지.

가족과 교회 위한 ‘봉사’에 국한된 여성역할

천주교내 여성들의 위치와 역할도 바티칸 공의회 교령에서 그려지듯 “신랑으로서의 사제”가 아닌 “신부로서의 교회”와 관련된다. 또는 사제가 제시하는 여성상의 모델로서 ‘성모마리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버지 하느님께 순명하는 딸로서,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아들의 어머니로서 성모마리아의 역할을 본받아야 하는 것이다.

교회에서는 ‘아버지’로 대변되는 성직자에게, 가정에서는 ‘남편’에게 내조하면서 겸손하고 인내하는 자세로 가정과 교회의 ‘자녀’를 돌보며, 교회안팎의 ‘주부’ 역할을 맡아왔다. 성당의 주보나 신부님의 강론에 나오는 여성상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교회와 남편에게 순명하여, 가족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인내하고 희생하며, 가족과 교회를 중심으로 자신의 일상을 바치도록 가르쳐왔다.

그래서 여성이 가장 우선적으로 있을 곳은 가정과 교회이고, 여성이 해야 할 일은 가정과 교회를 평화롭게 하고 보살피며 돌보는 것이다. 그래서 주임신부님의 영명 축일에 음식을 준비하고, 치우고, 성당화장실을 청소하고, 제대를 꾸미고, 여름학교 아이들의 먹을 거리와 경비를 위해 여기 저기 다니며 장도 보고 반찬도 준비한다. 부활절에는 달걀을 삶고, 성탄절에는 잔치를 준비한다.

성당건축이나 신학생 장학금을 주기 위해 바자회를 열고 수익사업도 벌인다. 구역모임이나 반공동체 활동도 빠질 수 없다. 신부님 인사발령이 나면 여성신자들의 몸과 맘은 더욱 더 바빠진다. 이런 활동을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께 봉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잘 하기 위해 레지오(기도모임)를 하며 돈독한 신앙을 키우고, 기도회나 피정에도 참석하고, 이를 위한 궂은일을 맡아야 한다.

그러나 막상 교회를 운영하는 주체들이 언제,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대해 알고 있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은 많지 않다. 교회의 운영에 여성의 참여를 독려하거나, 주체적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인도해주는 성직자나 지도자도 거의 없다.

권한 독차지…신도 위에 군림하는 ‘성직자’

한국천주교의 의결과 집행 구조 최상층부는 모두 성직자로 구성되어 있다. 최고 의결기구인 주교회의는 상임위원회와 주교위원회가 있고, 이 주교위원회가 위촉하는 전국위원회의 위원장은 주교이며, 산하에 20여 개의 주제나 분야별 위원회의 위원장은 모두 신부다.

천주교의 중요한 구성원인 신자들은 ‘평신도’라는 이름으로 그 운영구조에서 성직자들보다 명백하게 하위에 놓여있다. 성직자의 중요한 역할은 제사와 영적 지도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외의 교회운영의 모든 권한을 다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 과연 마땅한 역할분담인지 질문할 필요가 있다.

신자들도 성직자만큼 교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아닌가. 신자 없는 교회가 있을 수 없고 각종 의식과 종교행사도 그 궁극적인 목적이 신자들의 신앙을 위해서라면, 신자들은 교회의 주인공이다. 교회재정도 신자들이 거의 다 조성한다. 특히 여성들이 도맡아서 하다시피 한다. 그런데도 신자들은 ‘평신도’라는 이름으로 주변부에 머물게 된다.

신자들의 전국적인 조직인 한국천주교평신도협의회도 교회 운영에 어떤 개입을 하거나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교회 운영의 전권을 쥐고 있는 주교회의와의 공식적인 파트너십도 없고, 주교단과 신자들과의 중간역할을 할 수 있는 협상창구로서의 역할조차 공식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각 성당에는 사목위원회, 혹은 사목협의회가 있어서 그 본당 운영의 의사결정과 집행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천주교 중앙의 상층부보다는 민주적이다. 그러나 이런 위원회나 협의회의 결정사항도 주임신부 말 한 마디면 뒤집어진다. 심지어 교회 내 이런저런 단체나 조직에 반드시 지도신부 혹은 지도수녀가 있어야 하니, 한국천주교의 신자들은 언제나 ‘지도를 받아야만’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한국천주교회의 운영을 위한 의결과 집행, 그리고 제반 활동의 모든 권력은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성직자로부터 나오고, 신자들은 평신도라는 이름으로 그저 열심히 돈을 내고 위에서 지도하는 대로 활동하면 된다. 여성들은 이러한 수직구조에서도 다시 더 한 단계 내려간 최하부 구조를 이루면서 실제적으로는 교회 일의 6할 이상을 담당한다.

이젠 교회가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차례

그 동안 여성들은 듣기만 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말도 듣는 귀만 있었지 입은 없었다. 교회는 이제 여성들이 ‘입’을 열어 말하게 해주어야 한다. 세상보다 교회부터 빛과 소금이 필요한 것 같다. 훈화, 강론, 교육 등의 형식을 통해 말하고 가르쳐 온 남성들과 성직자들이, 이제는 ‘귀’를 달고 아래로부터 들려오는 여성들과 동성애자 등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오랫동안 교회의 가르침에 수동적으로 길들여진 여성들의 ‘자아’는 어떤지, 삶에서 어떤 어려움과 갈등을 겪고 있는지 들어야 한다. 구태의연한 천주교의 여성상 때문에 떠나려 하거나 종교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여성들, 그런 교회를 변화시켜 보고자 하는 용감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자세하게 볼륨을 높여 크게 들어야 한다.

여성들은 신학교에 여성학을 필수과목으로 신설해 차별이 무엇인지 배워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다. 기성 사제와 성직자들에겐 성평등 의식을 갖도록 재교육을 시켜야 하고, 일반신자들의 평등한 문화를 심어주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교회 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남성중심적, 성차별적 용어와 전례를 바꾸라고 할 것이다. 소외된 사람들을 내치지 말고 품으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평등과 평화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하고 간구하는 제사를 ‘여성사제’와 함께 올릴 수 있는 날을 염원할 것이다.

침묵하고 듣기만 하던 여성들이 이제는 입을 열어 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격려하고, 그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 그것은 한국천주교회의 성장에 지대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 여성신자들에 대한 교회의 보답이자, 마리아가 마니피깟에서 노래한 ‘하느님의 뜻이 우리 현실에서 구현되는 일’이기도 하다.

“당신 여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도다, …권세부리는 자들은 권좌에서 내치시고, 비천한 이들은 들어 올리셨으며, 굶주린 이들은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고, 부요한 자들은 빈손으로 떠나보내셨도다.” (루가 1.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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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une 2008/10/07 [20:22] 수정 | 삭제
  •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시는 이야기의 시작부터 "남녀차별에 대한 정당성"과 "권위에 대한(그것이 올바른지에 대한 회의적인 의문조차도 금물하는)절대적 복종"을 하나의 교리화 하는게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브가 아담을 유혹하였기에 죄악에 빠졌으므로 여자는 여자라는 존재만으로 하나의 원죄를 가진 존재이고, 인간이 하나님의 낙원에서 쫓겨난 이유가 "선악과"를 먹음으로서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려 들었기 때문이라는 이 이야기는 결국 그당시의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제도를 뒷받침하며 여성의 진출을 원천봉쇄하는데 이용되었음에도, 그러한 전통이나 권위가 잘못된건 아닌지 의구심을 갖는거 자체도 죄악시 하니....
    이렇듯 사람들에게 원죄의식을 갖게하고 자신들에게 복종을 강요하며 체제유지를 강화하려던 그들에게 예수님이 나타나 여성에게도 손을 내밀고,가난한 자와 이민족에게도 손을 내밀어 많은 사람들에게 구세주로서 떠받들여지자 체제의 위협으로 여겨 자신들의 손으로 십자가에 메달았던 그들 아닙니까.

    예수님의 죽음이 대속적 죽음이고 그로인해 사람들은 원죄에서 벗어났다고 하는 그들이지만, 아직도 그 내부에선 원죄에 근거한 제도와 전통은 여전하고... 하나님의 뜻을 빙자해서 자신들의 권세만 추구하는건 아닌지 되돌아보고 참 종교인의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 글쎄요 2008/10/07 [16:34] 수정 | 삭제
  • 분명 유영길 님의 말씀은 맞지만.... 말이 너무 심하시네요.
    저는 이제 겨우 18살이지만 모태신앙이구 독실하다는 말도 많이 듣습니다만...
    '여기에 글 쓴, 개념없는 여자들은, 성경책 한 번도 읽지도 않고, 구원만 바라는 사악한 존제에 불과하다.' 라는 말씀... 그런 생각은 왜곡되면 저주같이 들리는 것도 아시나요?
    하나님은 이웃을 사랑하라.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위에 글을 쓰신 분들이 개념이 없는지 있는지 직접 만나서 확인해 보셨나요?
    성격책을 읽지도 않고 구원만 바라는 사악한 존재라고 하셨는데 직접 보셨나요?
    또한 글을 쓰신 분들이나 동성애를 하시는 분들이 유영길님께 무슨 피해를 드렸나요?
    실제로 만나보지도 않으시고, 또 자신만의 생각을 앞세워서 이렇게 남을 비하하는 말이 오히려 하나님을 욕먹이는 거라는 것. 생각 안해보셨나요?
    주제넘는 말이지만... 유영길님이야 말로 기독교인으로써 자신을 되돌아보고 또 자신이 한 말이 하나님의 인자하신 모습에 어떤 흉을 남길지..
    말을 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말씀하셨으면 좋겠네요.
    물론 단죄의 하나님의 모습도 있는 것을 알지만..
    단죄는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다 배웠습니다.. 물론 정죄도요!
    그런데 유영길님은 오히려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일을 하겠다고 나셔셨으니 오히려
    유영길님이 하나님께 죄를 짓게 된거군요!
    유영길님은 말씀을 읽으실 때, 자신에게 맞는 말씀만 골라 읽고 또 기억하시는 것 같은데...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을 쓰신 분이나 댓글을 다신 분들이 아는 분들도 아니고!! 유영길님보다 연장자가 계실 지도 모르는 넷상에서... 아무리 자신의 나이나 얼굴이 알려지지 않는 넷상이라지만!! 대뜸 반말을 하시는 것. 정.말 불.쾌하네요^^
    좀 더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생각을 해보시고 말씀 해주세요!!
    물론 저도 이런 말 할 자격은 없지만...
    그래도 유영길님이 쓰신 글을 보고 저도 화가났거든요^^
    만약 제가 너무 심하게 한 말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 유영길 2008/07/06 [14:56] 수정 | 삭제
  • 나의 율법과 법도를 지키지 않는 자, 나에게서 떠나라

    너희들 개념없는 한국여자들은,, 종교를 믿는다면서, 성격책에 나오는 진리를 왜곡하려 드는가?? 신에 대한 건방진 도전이 아닌가 ^^

    여자는 남자를 존경하고,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는것이 하나님의 진리이다.

    여자는 남자에게 순종하라고 분명히 성경책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 글 쓴, 개념없는 여자들은, 성경책 한 번도 읽지도 않고, 구원만 바라는 사악한 존제에 불과하다.

    성경책 ^^ 한 번이라도 읽어 보셨는지 ^^
  • 리비 2006/10/02 [14:37] 수정 | 삭제
  • 도대체 무슨 근거로 천주교가 개신교보다 더 보수적이라는 것인지?
  • 통순이 2006/09/30 [00:46] 수정 | 삭제
  • 맞습니다.이제는 교회에도 여성주의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교회에의 성차별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요.
    천주교보다 덜 보수적인 개신교도 위에서 지적한대로 교회에서의 여성들의 역할은
    수동적이며 봉사하는 위치에 있으며 교회운영에 개입하거나 결정권은 남성들의 몫이며 남성보다 혹은 남성못지 않은 리더십을 발휘함에도 혹은 신앙의 성숙도도 여성이 훨씬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도들에게 요구하는건 늘 잠잠하며 순종과 인내를 요구하지요.소수의 남성에게도 적용되어지기도 하지만...어쨌든 교회내에서의 성차별적인 모든 조직구조가 바뀌어야함에 공감하며 교회내에서의 여성들의 지위도 향상될수 있게 목소리를 낼수있는 날이 하루빨리 도래하기위해서는 먼저 여성도들의 의식이 성차별적인 요소들을 먼저 인지할수 있어야되지 않나 싶습니다.
    교회에의 잘못된 시스템에 대해 지적할수 있는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주용도 2006/09/29 [11:16] 수정 | 삭제
  •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
    그러기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하는데

    교회에서
    양성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교회의 전통보다
    인간의 존엄성(양성 평등)이 우선이 아닌가요.

    충분히 고민할 만한 문제라고 생각이 되네요.
  • apple 2006/09/28 [08:01] 수정 | 삭제
  • 성직자들과 몇몇 개인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교회가 과연 건강할 수 있을까? 그렇게 본다면 과연 지금 교회들 중에 건강한 교회가 몇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성직자들에게 귀를 달아줘야 한다는 얘기에 너무 공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