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화재참사 경찰 “공작수사” 의혹

유가족과 공대위, 전면 재수사 요구

윤정은 | 기사입력 2007/03/08 [23:57]

여수화재참사 경찰 “공작수사” 의혹

유가족과 공대위, 전면 재수사 요구

윤정은 | 입력 : 2007/03/08 [23:57]

여수보호소 화재참사 사건에 대해 경찰이 유력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방화’로 종결짓자, 희생자와 사망자 가족들은 “증거 제시도 없이 정황만으로 억울하게 죽은 고인을 방화범으로 몰았다”며 분노를 터트렸다.


또한 이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활동을 전개해온 시민사회단체들도 경찰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며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3월 7일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 공동대책위원회’는 여수성심병원 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경찰수사 전면 재조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최고 책임자의 사죄와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유가족들과 공대위는 경찰이 “CCTV는 왜 일체 공개하지 않는지”를 물으며 CCTV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경찰이 304호에서 발견된 라이터라며 증거로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왜 처음에는 발견되지 않고 나중에 나타났는지에 대해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가족과 공대위 측은 이번 사건 원인을 ‘방화’라고 결론지을만한 증거도 없고, 경찰의 말이 앞뒤가 안맞는 지점도 있어서, 방화라고 발표한 경찰의 수사가 “공작 수사가 아닌지” 강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또, 유가족들은 “유족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사고 하루만에 부검을 한 경위”를 따져묻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경찰조사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의들이 화재참사 당일인 2월 11일 사망자에 대한 부검을 실시해 “가혹행위 등 흔적은 없었으며 사인은 화재사”라고 밝혔다.

공대위 측은 “그 당시까지는 구타의혹이 제기된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부검하고 “가혹행위 등의 흔적이 없었다”고 밝힌 대목이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유가족들의 동의 없이 이뤄진 시신부검으로, 법적 의무인 통보절차도 이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고인을 두 번 죽인 반인륜적인 행위이며, 유가족들에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는 것이다.

비보를 전해 듣고 달려온 유가족들은 “부검 후 시신 수습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로 온 전체가 피투성이”로 변한 시신을 마주해야 했다고 항변했다. 고 김00씨 유가족은 “얼굴을 보고 형님이 맞다는 걸 알았다”며 “목부터 아래로 주욱 부검한 흔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진00씨 유가족들은 “경악할 상태의 시신을 보고 어딘가에 말하고 싶었지만 누구도 말할 사람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사고경위에 대한 안내와 향후 처리의 안내가 전혀 없었다”고 증언했다.

희생자와 유가족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10명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기 위함”이라고 밝히면서, 한국 정부나 사회가 이 요구에 대해 “보상에 대한 욕심으로 왜곡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또한 이번 참사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를 포함한 한국 정부, 한국 사회 전체가 우리를 대하는 모습이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한국 사회가 동포들과 외국인들에게 열린 사회로 발전하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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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ee123 2007/03/09 [13:34] 수정 | 삭제
  • 휴우. 정말 의문투성이네요, 죽음 후에도 여전히 인권사각에 계시는 분들...얼마나 원통하시고 답답할까..
  • 신예 2007/03/09 [12:24] 수정 | 삭제
  • 증거제시도 안하는 경찰수사가 어딨담. 대형사고였는데도 이렇게 허술하게 한다는게 너무 이상하다. 유가족들이 미개한 나라라고 생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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