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임금’을 받자

연공 임금체계 바꿔야 노동시장 차별해소

정희선 | 기사입력 2007/06/15 [04:46]

‘공정한 임금’을 받자

연공 임금체계 바꿔야 노동시장 차별해소

정희선 | 입력 : 2007/06/15 [04:46]

비정규직 보호법안 시행을 앞두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임금체계’ 개혁 측면에서 바라보는 자리가 열렸다. 14일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정이환 서울산업대 교수는 ‘비정규직 차별을 시정하려면 현재의 연공적 임금체계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커

정 교수는 한국의 노동시장을 기업규모별, 고용형태별로 근로조건과 고용안정성 격차가 매우 큰 2중노동시장형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2중노동시장형에서는 일부 노동자의 근로조건은 ‘단체교섭’에 의해, 또 일부 노동자의 노동조건은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을 넘어선 사회적 임금결정 기준이 없으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커지게 된다.

일본은 대표적인 2중노동시장형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 교수는 “최근에는 오히려 한국이 일본과 비교할 때, 2중노동시장형의 문제점이 더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노동시장 구조의 문제는 대기업이나 정규직 등 기업내부 노동시장에 속한 노동자의 규모가 갈수록 감소하면서, 결과적으로 좋은 일자리가 감소하고 기업규모별 임금격차는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노동시장 내 차별이 심각해지고 양극화가 심화된다.

직무, 숙련 중심으로 한 임금결정 도입해야

정이환 교수는 한국노동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제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차별을 없애”야 하며, 이를 위해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열쇠는 근속년수가 아니라, 직무내용과 숙련에 의해 임금이 결정되는 임금체계 개편”이라고 말했다. “한국 사용자들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중요한 동기는 인건비 절감에 있으며, 상대적으로 단순직무에는 정규직 임금을 적용하지 않으려는 것이 비정규직 사용에 주요한 동기”라는 것.

나아가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것은 “비정규직 문제뿐 아니라 중고령자의 고용안정과 사회적으로 공정한 노동시장체제 구축을 위해서 꼭 필요”하며, 공정한 노동시장의 핵심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리 관철”이라고 했다. 또한 현재의 연공적 임금체계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연공임금을 중심으로 한 임금체제로는 설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완전하게 실현된다고 해도 기업규모별 불평등을 비롯한 노동시장 불평등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공정한 노동시장 체제가 구축되기 위해선 ‘직무나 숙련을 중심으로 한 임금결정’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공정한 임금체계, 정부 사용자 노조의 역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직무나 직군을 폭넓게 분류하고 각 직무나 직군 내부에서 숙련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게 하는 “직군별 숙련급”을 제시했다. 그러나 단순직무에는 숙련등급이 적게 설정되므로, 임금상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직무나 직군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복잡한 직무나 직군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직무나 직군 간 차이를 설정하면서 기존에 좋은 대우를 받던 직무는 중요한 것으로, 여성이나 비정규직이 맡던 저임금 직무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되는 폐단을 막기 위해서는, 임금 조정 과정에서 ‘과거 정규직이었던 직군의 초임을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기업 수준에서 임금체계가 공정하게 정비되도록, 정부에서는 사회적 논의기구와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이환 교수는 ‘사용자들은 더 이상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대우에 의존하여 노무비를 줄이려 하지 말고 공정한 사용자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며’, ‘노조 또한 산별노조 시대에 맞는 임금정책을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산업별 임금정책이 없는 산별노조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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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ne 2007/06/15 [14:08] 수정 | 삭제
  • 연공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노조도 나서주길...
  • 계약직 2007/06/15 [10:46] 수정 | 삭제
  • 저는 공기업 산하기간 계약직 여직원 입니다. 여직원은 단순사무보조 이지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공기업의 성격상 직원들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겠읍니까.
    다 저희가 하다시피 하죠.
    그런데도 이번 정규직화에서는 여직원들은 배제되고 남자 현장계약직만 직원화 한다는 소리가 있더군요.
    저희는 퇴사나 외주로 돌리는 것이지요.
    1년씩 계약하면서도 일당제 상여금도 없고 일을 열나게하고 인센티브니 성과급은 직원들만의 잔치 노조창립일도 직원들은 선물셑트라도 나오죠 저희는 선물셋트에들은 비누한장도 없지요.
    정말 직군을 폭넓게 분류하고 각 직무나 직군 내부에서 숙련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게 하는 “직군별 숙련급” 정말 좋은 내용인것 같읍니다.
    그러면 저희에게도 희망이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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