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결정하는 과정

민주적인 교육풍토를 바라며

유가현 | 기사입력 2007/10/25 [19:05]

교복을 결정하는 과정

민주적인 교육풍토를 바라며

유가현 | 입력 : 2007/10/25 [19:05]

<필자 유가현님은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환경, 인권, 평화에 대해 공부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요즘 날씨가 쌀쌀하다. 늦은 시각, 승강기 안에서 만난 여고생은 얇은 블라우스에 조끼, 치마를 입고 있다. 그를 바라보고 있는 나까지 한기를 느끼게 만든다.

겨울 웃옷은 아직 입기에 이르고, 마땅히 걸칠 거리가 없다고 한다. “가디건을 입으면 어떠니?” 하였더니 학교에서도 그러라고 한단다. 하지만 검정색만 허용한다고 한다. 그 학생의 교복은 조끼와 스커트가 어두운 밤색이라서 검정색 가디건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가디건을 걸치지 않고 떨고 다니는 것이다. 저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길을 걸을 때마다 눈에 띄는 학생들의 교복이 안타깝다. 한창 뛰어다닐 나이인데 신축성도, 흡습성도 없는 합성섬유로 만들어져 있는 교복. 옷 모양은 또 얼마나 요즘 시대의 감각에 뒤떨어져 있는가. 학생들은 교복을 조롱하고 혐오한다. 겨울교복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비해 품질이 떨어져서, 부직포라느니 펠트라느니 하며 비웃는 이야기를 여러 학생들에게서 들었다.

올해 경기도 평택 ㅎ중학교에서는 교복을 바꾼다고 하여 학생들이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데, 과연 얼마나 학생들의 사랑을 받을지 궁금하다. 서울 목동에 있는 한가람 고교는 여름에 흰색 반소매 웃옷에, 짙은 푸른색 반바지를 교복으로 입는다고 한다. 여학생이 반바지 교복을 입는 학교는 드물다.

웃옷은 공개입찰을 통해 4개 업체가 경쟁하고, 학생들의 선호도조사를 통해 최종 결정하여 학교에서 공동 구매했다. 바지는 각자 색깔만 맞추어 준비한다고 하니, 이 이야기를 듣고서 억울해하고 부러워할 학생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한가람 고교와 다른 중고교의 차이는 무엇일까? 한가람 고교는 교복을 결정할 때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했다. 요즘은 이런 방식으로 교복을 결정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바로 이러한 절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신과 관련된 일인데도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고, 의견을 존중 받지 못할 때, 학생들은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경험할 수 없다. 언제까지나 수동적인 주변인이 되어 겉돌 뿐이다. 나아가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 관계는 폭력적인 양상으로 변하기 쉽다. 그리하여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수직적이고 일상적인 폭력이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게 되었다.

우리 학생의 현실을 보자. 학생인권운동의 역사는 20년이 넘지만 아직 그 영향력은 미미하다. 자신에게 인권이 있다고 외치는 학생들은 퇴학을 당하거나, 전학을 강요 받기도 한다. 여전히 학생은 인격의 주체가 아니라 통제와 규제의 대상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언권이 없다.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 교사와 교사, 교사와 교장 사이의 의사소통의 단절, 부재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민주주의가 각 사회제도 속에 자리잡고 사람들의 생활에 사회화된 규범으로 뿌리내려 개개인의 가치판단과 행동방식에 녹아 들기까지는 역사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일제강점기와 전쟁, 그리고 독재정권을 거치면서 여전히 봉건적인 문화를 벗어나지 못한 채, 다른 한 편으로는 강력한 성장중심 사고의 틀에 갇혀 있다.

특히 권위주의적인 교육 풍토와 입시 위주의 교육 여건 속에서, 학교는 왜곡된 의사소통이 일어나는 공간의 극단적 사례가 되는 것 같다. 학생들 개별적으로는 인권에 대한 인식과 기대가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지만, 대다수 학교 현실에서는 변화되는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할 합리적, 실질적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형편이다.

이제는 권위적인 사회에서 유지되었던 규범을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질서로 전환시켜야 할 필요를 많은 이들이 느끼고 있다. 새로운 질서는 나와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과정이 될 것이고,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폭력을 줄이는 데에도 한 몫을 할 것이다. 또한 의사소통 부재의 구조를 이용하여 이익을 챙기는 무리들을 제어할 수 있다.

의사소통의 목적은 분쟁이 아니라 이해와 합의에 있으며, 나와 너를 가르고 나만을 긍정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다원성을 인정하는, 보다 성숙한 민주사회로 진행해나가는 데에 있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옷을 입고, 다른 이들과 손잡은 학생들이 교문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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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떡 2007/11/05 [19:14] 수정 | 삭제
  • 사복은 돈이많이 들어서 교복을입는것이 낫다.
    하지만 편하고이뻤으면 좋겠다. 그런데 우리학교는 교복을 입기시작한 이래 수십년간
    바뀐적이 한번도 없다. 학생들에게 물어본 적도 없다. 학생들은 바뀔거라는 기대도 하지않는다.
  • 세균맨 2007/11/04 [09:39] 수정 | 삭제
  • 우리학교 미술선생님께선 미술시간엔 그렇게 정장을 갖춰입지않아도 된다고 자유롭게 입으라고 하신다. 제한을 받지않고 자유룝게 활동해도 된다는 말씀이시다.
    사회생활 중에서 보통사람들이 정장은 특별한 예식이 있을때 입고 평상시엔 그냥 편안한 옷을 입는다. 그런데 학교에 갈땐 아침부터 답답한 블라우스에 조끼에 마이까지 갖춰입고 뻣뻣하게 앉아서 반나절 동안 수업을 들어야 한다. 요즘은 신축성을 부여해서 만든 원단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교복은 교복이다. 일반 니트나 면티 보다는 불편한게 사실이다. 수업을 들을때 몸이 편하면 더 집중도잘되고 피곤하지도 않을텐데 왜 불편한 교복을 꼭 착용하도록 하는지 이해할 수 가없다. 특별히 발표수업을 한다던가 격식을 갖출필요가 있는 수업이 있을때만 입으라고 하는게 더 맞는것같다. 또 날씨가 추워졌는데도 코트나 잠바, 가디건같은 사복을 교복위에 덧입지 못하게 한다. 선생님들께서는 목티에 두꺼운 잠바 , 가디건 다 입고 다니시면서도 학생들이 추운건 생각도 안해주시고 정말 추워서 그냥 입으면 압수해버린다. 교복도 문제고 학교선생님도 문제인것같다. 이런 문제들이 고쳐지지않는다면 학생들은 계속 답답한 수업시간을 보내며 더 힘들게 공부를 해야할 것이다.
  • 이건 2007/10/29 [12:03] 수정 | 삭제
  • 교복 역사는 상당히 깊다.
    근데 교복이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거.. 무얼 이야기하는 걸까.
    교복에 대해서 유독 집착하는 교사들(불량한 교복착용 금지 검사라든지)의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거. 통제하고픈 욕망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교복값이 더 문제가 되고있는 세상이긴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교복 논쟁을 보면 참 씁쓸하다.
  • 하하 2007/10/28 [22:34] 수정 | 삭제
  • 우리 학교는 위에 니트도 못 입게 하는데.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그리고 학생들마다 추운 거 많이타고 더운 거 많이 타고 아닌 학생도 있는데

    이 때까지 춘추복으로 갈아입어라.

    라는 말은.

    참 웃기지도 않는 거죠.

    그리고 여학생들이 바지교복에 거부감을 갖는 이유는

    안 예뻐서이고도 하고 사람들의 많은 시선

    (어, 쟤 바지 입네.) 때문인 것 같아요.
  • 나나 2007/10/28 [12:51] 수정 | 삭제
  • 하하......... 어떤 님께서 답글에 치마교복을 반대한다고 했는데,

    의외로 학생이 치마교복입은 모습을 예쁘게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치마교복 반대의견은 잘 먹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학생들도 바지교복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의외로 있구요.

    그리고 요즘 여학생들의 교복의 모양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던데,

    정말 이 글들 대로 교복을 바꾼다면 교복 특유의 매력이 많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실은 일본의 교복들을 보고 예쁘다, 이런교복이라면 입고싶다고 생각한적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교복도 이제는 좀 다양한 모양에 좋은 천으로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매는것도 힘들고 폼도 나지않는 넥타이대신에, 그냥 달기만 하면 되는 빳빳한 리본으로 바꿔도 교복이 예쁘고 한층더 실용적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교복의 색깔도 다양하게 해주시고요.

    그리고 타이즈나 스타킹도 사이즈별로 다양하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대체가 프리사이즈가 뭡니까? 뚱보들은 그냥 바지교복만 입으라는 말씀?

    뚱뚱한 아이들을 위해서 스타킹도 사이즈가 다양하게 나와야 하는게 아닙니까?

    그리고 블라우스의 깃도 이제는 좀 기성복의 깃으로 바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입을 수 있게요.

    그리고 블라우스의 소재, 이제는 계절별로 구별해서 썼으면 좋겠습니다.

    가을,겨울 블라우스가 너무 얇아요. 얇습니다.

    차라리 사복 블라우스를 사 입는게 낫지.

    그리고 여름블라우스는 좀 두꺼운 감이 들구요.

    우리나라의 교복, 이런점부터 고친다면, 정말 예쁘게 교복을 입고 공부하는 학생들 모습, 보기 쉬울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글들도 많이 줄어들것이구요.
  • ^^ 2007/10/26 [11:21] 수정 | 삭제
  • 과거 어느때보다 좋은 조건 크크..
    보통 옷을 살 때 좋은 조건은 가격도 포함되죠.
    요즘 교복들은 가격대가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던데.

    거두절미하고, 여학생들 치마교복 입히는 거 반대합니다.
    그리고 교복이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는 거.
    그런 논쟁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 좋은교복 2007/10/26 [09:59] 수정 | 삭제
  • 요즘 교복은 학생들의 입장에서 교복천및 디자인을 만듭니다.그래서 과거의 천편 알률적인 제품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교복의 원단은 합성섬유(폴리에스터)100%가 아닌 모가60%이상섞여 있는 원단들과 또한 원단에 신축성을 부여해서 만든 원단을 사용 하여 과거 어느때 보다 좋은 여건 하에서 착용을 하고 있습니다.
    위글을 쓰신분께서는 이점 잘 헤아리셔서 반영해 주셨습합니다.
  • 비누 2007/10/26 [00:01] 수정 | 삭제
  • 저는 근데 솔직히, 천이라도 좀 좋은 걸 썼으면 만족했을 겁니다.
    교복 생각해보면 참.. 학교라는 곳이 교도소랑 비슷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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