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탓인지 불규칙한 생활 탓인지, 만성피로와 체력저하로 일상생활에 곤란을 느끼는 일이 많아졌다. 주변에 이런 저런 조언을 구하다 운동을 통해 체력을 키우려고 집 근처 스포츠센터에 등록했다. 센터에서는 웨이트트레이닝과 스쿼시를 한 세트로 묶어서 등록할 것을 권유했고, 바로 스쿼시 수업에 들어갔다.
막상 들어가고 보니 스쿼시는 보통의 체력으로도 쉽게 따라가기 힘든 격렬한 운동이었다. 얼마 못 가 지친 나는 공을 잘 받지 못하고 ‘힘들다’는 표시를 했다. 그러자 강사는 ‘그거하고 못하겠다고 하냐’는 식으로 한심하다는 눈치를 보였다. 결국 나는 몸살이 났고 스쿼시 수업을 그만두었다. ‘운동’하러 갔지 ‘훈련’ 받으러 간 건 아니지 않나. 종종 주위에서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결과를 내야 한다는 태도로 운동에 임하는 사람들을 보면 곤혹스러워진다. 자존심을 부리고 경쟁을 하면서 몸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큰 사고로 돌아오는 경우도 생긴다. 운동을 직업으로 삼은 경우라면 경쟁이나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고 ‘적당히’ 하는 태도는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취미로 하는 사람들까지 ‘잘’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전에 운동 삼아 등록했던 댄스수업에서도 이런 경험이 있었다. 분명히 전문인을 대상으로 한 강좌가 아니었음에도, 잘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보는 강사의 태도에 주눅들고 민망했던 기억이 있다. 운동을 잘 하지 못하더라도 좋아할 수는 있다. 그러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되지 않을까. 평가를 받거나 프로가 되려는 게 아니라, 즐겁고 싶어서 하는 거다. 물론 취미로 시작한 운동이라고 해도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좀더 전문적인 훈련을 받는 길로 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적당하게 내 몸에 맞는 정도에서 운동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생활체육이라는 말도 있는 것일 게다. 취미로 하는 운동에서도 잘해야 할 것 같은 경쟁적 분위기가 형성되는 건 생활체육의 환경이 척박하고 평소에 ‘즐기는 운동’을 할 기회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학교 체육 수업도 점수 내기 수업 중심이었고, 사회에 나와서 운동을 하는 것은 특별히 시간을 내서 어디를 찾아가서 배워야 하는 것인 양 여겨지고 있다. 잘 하지 못해도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누리면서, 경쟁하지 않고 내 몸을 다치지 않게 하는 진짜 운동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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