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여성노동자회에 취업상담을 요청한 김명자씨(가명, 50세). 전에는 전자제품 공장에서 일감을 가져와 부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관리자로 일했다. 그러나 2007년 공장이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남편은 부동산업을 하고 있지만 거의 수입이 없으며 아들은 군에 가 있고, 딸은 학생이다. 김씨는 자신의 실직으로 인해 현재 가족생계에 심각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급해 구직상담소의 문을 두드렸다. 유치원 주방 일까지 찾아보았지만 해당 직종에서는 자격증 있는 젊은 사람만을 원해 취업할 수 없었다. 조리사 자격증이 없어도 취업할 수 있는 사설유치원의 경우에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근무시간은 줄이면서 젊고 건강한 체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는 감당하기 힘든 노동강도를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가족의 생계를 혼자 감당하고 있는 김명자씨는 속이 타 들어간다고 호소하고 있다. 50대 이상 여성들 ‘열려있는 직종 거의 없어’ 이런 절박한 사정을 호소하는 중장년층 여성은 김씨뿐만이 아니다. 40~50대 빈곤여성들의 상당수가 ‘일을 해야 하지만 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2007년 전국 10개 지부에 접수된 2천19명의 실직, 빈곤여성 대상 상담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내담자의 54%가 실질적인 여성가장이며 전체 상담내용 중 구직상담이 7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취직하려는 중장년층 여성들은 많지만 이들에게 열려있는 직종은 제한적이며, 50대 이상 여성들은 가정관리사 자리도 찾기 힘든 현실이다. 빈곤여성들의 구직상담을 맡고 있는 인천여성노동자회 이상녀 취업상담팀장은 “40대는 식당 등 서비스직에서 일하다가 몸이 아프고 힘들어서 그 일을 할 수 없게 된 여성들”이 다른 구직을 희망하며 상담을 해오고, “50대는 가정주부로 살다가 뒤늦게 취업하려고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자리에 비해) 구직자가 많아서 노동강도는 더욱 세지고 임금은 깎이는 추세”라고 한다. 그나마 있는 일자리도 “거의 대부분 간접고용 형태로 바뀌어 수입은 줄고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특히 60대 여성의 구직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정도다. 할 수 있는 일은 아파트 청소가 거의 유일한 직종이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면서 용역업체에 수수료를 떼어주고 54만~57만 원 정도의 저임금을 받는 형편이라는 것. 이명박 정부에 ‘좋은 일자리 창출, 교육훈련’ 등 요구 이처럼 구직 의지를 가진 중장년 여성들이 직업을 구하지 못한 채 빈곤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들을 위한 직업교육과 일자리 창출은 중요한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한국여성연합 등 8개 여성단체들은 ‘이명박 정부가 해야 할 20대 여성정책’을 발표하면서 이명박 정부가 공언한 여성일자리 창출에 내실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최상림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공약한 “사회서비스 바우처 여성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로 창출”할 것을 요구했다. 여성단체들은 “사회서비스 바우처 참여자들이 대부분 여성임을 고려할 때 어떻게 좋은 일자리로 만들 것인지 방안제시가 있어야” 한다며, “좋은 일자리로 공급하기 위한 표준임금 보장, 노동법 및 4대 보험 적용, 교육훈련의 제공과 자격증 부여를 통한 일자리의 질 향상”이 필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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