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발견 삭제? “눈 가리고 아웅 식”

가족관계등록부제 개선 발표에 당사자들 반발

윤정은 | 기사입력 2008/04/18 [21:49]

기아발견 삭제? “눈 가리고 아웅 식”

가족관계등록부제 개선 발표에 당사자들 반발

윤정은 | 입력 : 2008/04/18 [21:49]
14일 여성부는 가족관계등록부제 시행 이후 제기된 프라이버시권 침해문제에 대해, “일부 사항은 신속하게 개선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여성부가 발표한 개선된 사항의 대표적인 것은 “입양아 기본증명서에 기재된 기아발견” 사항으로, ‘기아 발견’ 표현이 삭제됐다는 것이다. 또 입양의 경우 주민등록표등본에 세대주와의 관계가 ‘양부’, ‘양모’로 표시된 것을 ‘부’, ‘모’로 표시하도록 했다. 여성부는 기아발견 문구를 삭제한 것에 대해서 “입양사실 노출 문제”가 있다며, 기재방식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여성부는 가족관계등록부제 시행 후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항들이 개선된 것처럼 발표했으나, 정작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들이나 여성단체는 “개선된 사항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 변경된 기본증명서. 기아관련내용과 입양사실이 드러나있다.
김명희(대안가정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고 질타했다. 김 국장은 14일 여성부의 발표가 있자마자 아들의 기본증명서를 발급해보았는데, 기본증명서에 ‘기아 발견’이라는 문구만 삭제됐을 뿐 관련 내용과 입양사실이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기아 발견’이란 단어만 빠졌을 뿐이었다. ‘기아발견 조서제출일’을 ‘신고서 제출일’로, ‘기아발견조서작성자’를 ‘작성자’로 변경한 것이었다.
 
가족관계등록부의 문제점을 지적해온 당사자들은 “개인 정보가 심각하게 노출”되는 프라이버시권 문제를 주요하게 지적해왔다. 불필요한 개인 정보가 노출되어 개인의 인격권 침해와 취업 등에서 차별로 이어질 소지가 있기 때문에 개선을 요구한 것이다. 현재 개선된 사항 또한 이러한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어서, 개인정보유출이라는 문제는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족관계등록부제 시행으로 인해 ‘미혼모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친권 포기한 아이가 자녀로 기재된 문제’나 ‘이혼 후 재혼하였는데, 전 남편과의 자녀가 등재된 경우’ 등도 개인정보 노출 피해 사례로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여성부는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숨기고 싶은 자녀가 기재되지 않기를 바라나, 만일 자녀가 기재되지 않는다면 친족.상속 법률관계의 기초가 되는 가족관계의 공시기능을 현저히 해할 수 있다”고 검토 의견을 발표했다.
 
이어 “원하는 대로 기재된 별도의 증명서를 생각할 수 있으나, 자녀의 입장에서는 친부모를 연결해주는 것이 필요할 수 있어 국민적 합의와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가족관계등록부제로 인한 피해 사례를 수집해온 한국여성의전화연합는 이번 여성부의 개선사항 발표에 대해 “전혀 개선된 사항 없다”고 비판했다. 김홍미리 가족담당자는 “여성부가 보여주기 식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면서, 소관 기관인 대법원이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 uu.. 2008/04/22 [00:22] 수정 | 삭제
  • 기아발견이라는 말만 빼고 내용은 그대로 있는 ㅠㅠ
    그래놓고 신속하게 개선했다고 선전까지 하는 여성부.. 어이가 없군요.
    이명박 정부 들어서 더욱 이런 일들이 많아질 것 같은데. ㅠㅠ
  • 파람 2008/04/20 [22:30] 수정 | 삭제
  • 무엇이든 문제를 풀려면 문제의 핵심이 되는 게 무엇인지 실마리를 찾아서 해결을 해야 별 탈이 없는데, 한국은 모든 걸 다 주먹구구식, 언 발에 오줌누기로 하고 생색만 내려고 하니까 문제가 안 풀리고 속터지는 사람들은 더 많아지는 것입니다.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