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더 기다리나…대북 식량지원해야

악화일로 걷는 北식량난, 대규모 아사사태 예견

조이여울 | 기사입력 2008/05/26 [05:37]

무엇을 더 기다리나…대북 식량지원해야

악화일로 걷는 北식량난, 대규모 아사사태 예견

조이여울 | 입력 : 2008/05/26 [05:37]
북한에선 전국적으로 식량부족 사태가 심각해 곳곳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 대량 아사사태가 예견된다는 정보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인도적 지원에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과 대북지원 요구가 커질 전망이다.

전 지역 아사자 발생, 어린이들 전염병 노출 

▲ 좋은벗들 제공 사진
대북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은 <오늘의 북한소식>을 통해 “북한 전역에서 들려오는 북한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매일 상세히 전달하고 있다. 최근 들려오는 소식들은 북한이 지독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내용으로, 10년 전과같이 대량 아사자가 속출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준다.

<오늘의 북한소식>은 20일, 황해남도 시, 군 지역 20곳 중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전 지역에서 아사자가 나타나고 있다”고 알렸다. 북한은 현재 “곡창지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농촌 지역의 식량난이 매우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이승용 좋은벗들 사무국장은 굶주리는 북한주민들의 현황에 대해 “3월쯤부터 구금시설이나 ‘꽃제비’(굶주림이 지속되어 집을 나왔거나, 고아가 되었거나, 가족에게서 버려져 떠돌아다니는 어린이와 10대들을 지칭하는 용어) 수용소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4월 말에 양덕에서 구체적으로 사망 소식을 접했다”고 말했다.
 
좋은벗들(goodfriends.or.kr) 측은 현재 북한이 전국적으로 식량부족 사태가 심각하며, 전역에서 하루에 한두 명 꼴로 사망자가 발생해 “대량아사 초기단계”라고 보고 있다. 1997년 사망자가 속출했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배급이 완전히 중단되지는 않았던 평양에서조차, 현재 일부 구역에서는 배급을 받지 못해 “죽물로 연명하는 세대가 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오늘의 북한소식>이 23일 알려온 정보는, 함경북도 회령에서 “지난 4월 초순부터 이름 모를 열병이 돌기 시작해 4월 27일부터는 어린이 사망자가 하루 5~6명씩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5월 16일에는 함경북도 온성군 온성읍 “유치원에서 급성 대장염으로 어린이 2명이 병원에서 죽고, 11명이 격리돼 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한다.
 
보릿고개 넘길 수 있게 정부의 신속한 지원 필요해 


▲ 좋은벗들 제공 사진
북한에 곧 대규모 아사사태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그러나 한국정부는 ‘심각한 식량위기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안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정원은 북한의 식량 부족분을 120만t 정도로 자체 집계하고 있으며, 중국과 세계식량계획(WFP) 그리고 미국이 주기로 한 50만t까지 제공 받으면 견딜 만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승용 사무국장은 “정부에서는 작년 (북한의) 수확량을 400만t으로 보고 있지만, 과장된 수치”라며, “어떤 근거로 통계를 냈는지 모르겠는데 국제기구나 내부적인 동향을 파악해봐도 300만t을 넘을 수 없다. 재작년에 300만t을 생산했는데, 수해를 입고 나서 양이 더 줄었다”라고 정부의 추산에 대해 반박했다.

또한 식량수요량이 “통상 500~600만t 필요한데, 반년치 식량밖에 생산 못한 것이므로 보릿고개가 필연적”이라고 내다보았다. 이 사무국장은 “햇곡식이 나오려면 7월말 정도 되어야 하는데, 미국이 지원하는 식량이 들어가는데도 3달쯤 걸린다”며, “두 달간 외부지원이 없으면 계속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좋은벗들은 22일 한국정부에 20만t 긴급 식량지원을 촉구하는 논평을 내고, “단언컨대 지금 현상은 분명 인도적 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햇감자가 나오기 전인 5-6월 춘궁기인 바로 요즘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늑장부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정부의 대북식량지원을 요구했다.
 
요청해야 준다? 북한정부가 아닌 주민들 상황 봐야
 
특히 좋은벗들은 이명박 정부가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하면서도 ‘북한에서 먼저 지원을 요청해야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걸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북한이 지원을 요청하면 그때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는 많은 논란을 가져 오고 있다. 식량지원을 하는데 있어서 정치적 선제조건이 붙는다면, 그것은 굶주리는 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좋은벗들은 북한정부가 지원을 요청하느냐 하지 않느냐 여부가 “인도적 상황에 대한 판단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인도적 지원은 북한주민이 겪는 인도적 위기 상황만이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도 정부가 ‘조건 없는 인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좋은벗들의 자매단체인 한국JTS(Join Together Society, 국제구호단체)는 북한식량지원 긴급캠페인 "미안하다 동포야"를 진행하고 있으며, 27일 화요일 오후 2시에는 부산항 제3부두에서 첫 구호물품으로 함경북도와 양강도의 어린이와 양로원 노인들을 위해 밀가루 200t(1만 포대)을 지원하는 선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기독교사회책임 등의 구호단체들도 북한의 심각한 기아사태를 막기 위해 민간에서라도 대북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21일 ‘대북식량지원긴급행동’을 출범시키고 공동모금을 진행 중이다.


● 북한식량지원 긴급캠페인 국민은행 484201-01-134875 (한국JTS) 02)587-8911
● 대북식량지원긴급행동 우리은행 1006-201-272731 (기독교사회책임) 02)2226-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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