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린이에게 몽골의 문화 가르치며

다문화사회, 서로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작드허르러 | 기사입력 2009/10/07 [15:08]

한국어린이에게 몽골의 문화 가르치며

다문화사회, 서로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작드허르러 | 입력 : 2009/10/07 [15:08]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일다는 공동으로 기획하여 이주여성 당사자들이 쓰는 인권이야기를 싣습니다. 이주민의 시선에 비친 한국사회의 부족한 모습을 겸허히 돌아보고, 이주여성의 입을 통해 다양한 문화감수성과 인권의식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 기획연재는 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필자 작드허르러(30)님은 몽골에서 이주해온 결혼이민자이며, 부산여성회 아동체험단에서 다문화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3년 가까이 한국생활을 하며 느낀 이야기를 한국어로 집필하여 기고했습니다. -편집자주]
 
한국인과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시간
 
저는 한국으로 이주해온 지 3년이 채 안되었지만, 한국문화와 한국생활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한국인처럼 생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지난 2년 동안 한국어도 모르고, 한국문화도 몰라서, 너무 어렵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한국사람들이 “우리 나라는 이렇게 하는데, 왜 자기 나라 방식대로 하고 있냐”고, 제가 무슨 일을 할 때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하니까 자기 나라 방식대로 하지 마라’, ‘한국은 맞고 너의 나라는 안 맞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때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나라(몽골)는 주식이 고기이고, 쌀을 많이 먹지 않습니다. 밀가루로 하는 음식과 고기를 많이 먹기 때문에, 밥 먹은 후에 나머지 밥을 바로 버립니다. 한국에선 그럴 때마다 잔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 온 지 얼마 안되어서 집을 비눗물로 청소하고 있었는데, 시어머니가 한국은 물수건으로 청소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저도 한국사람처럼 물수건으로 닦고 있지만, 왠지 깨끗하게 안 보입니다.
 
어느 날 남편이 “사람은 어느 나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어느 나라 살든, 그 나라의 문화를 따라 살면 어려운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로마에 살면 로마 법을 따르라’라는 격언에 충실하고 있고, 노력한 만큼 한국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를 찾아온 이웃 아주머니 이야기
 
▲ 다문화강사로 활동하며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몽골문화를 알려준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 .   © [느티.박현정]  
어느 날 우리 아파트 14층에 사시는 아주머니가 저를 찾아 왔습니다. 왜냐하면 아주머니 아들이 몽골여자랑 결혼했기 때문입니다. 아주머니는 “얼마 전에 우리 아들 몽골여자랑 결혼을 하고, 몽골며느리가 한국에 온 지 일주일 정도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줌마는 아들과 며느리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많이 바빴는데,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며느리가 한국말을 모르니까 한국어교실을 찾아 주기 위해 동사무소 가서 한국어교실을 알아 보고 왔더니, 작은방이 잠겨 있었답니다. “새애기 자고 있는가 봐”라고 생각하고 언제 깨어날까 기다리다가 2시간 후에 방에 들어가보니, 며느리가 없었다고 합니다. 아주머니가 잠깐 놀러 나갔다가 어느 아파트인지 못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밖에서 계속 찾아보았는데 못 찾았답니다.
 
다음 날 아침에 경찰서에 신고해서 아파트에 있는 CCTV를 확인해봤는데, 며느리가 짐을 들고 나가는 모습을 봤답니다. 도망갔을 거라고 믿고 싶지 않았던 아주머니는 CCTV를 보고 나서야 이 사실을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아주머니가 저를 찾아온 것입니다. 그리고 저를 보는 눈이 “왜 도망갔을까?”라고 질문하는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아주머니 이야기를 들으면서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 뒤로 2달 후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아줌마는 저를 한참 보고 나서 “요즘 안 보이길래 또 도망간 줄 알았네, 있으니 반갑네, 잘 살아라” 하면서 가셨습니다. 아주머니가 왜 그런 말을 저에게 했을까요? 저는 잘못이 없는데!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빴지만, 아주머니 입장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를 보면서 며느리가 얼마나 많이 생각나고 미웠을까? 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도, 외국에도, 나쁜 사람이 있지만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한 사람이 나쁘다고 해서 그 나라 사람이 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런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몽골 한 사람 때문에 우리나라 이미지가 나빠지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몽골문화 가르치는 강사로, 한국어린이들과 만나며
 
현재 저는 부산여성회 아동체험단에서 다문화강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었냐 하면요. 처음엔 한국어를 배우려고 부산 이주여성인권센터로 오게 되었습니다. 센터에 여러 나라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한국선생님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 한국생활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재미있게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이 저를 보고 “학교아이들한테 몽골의 문화와 생활을 가르쳐 주는 다문화강사 해볼래요?”라고 말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한국어도 잘 못하고, 자신감도 없고, 한국사람을 만나면 떨려서 말이 잘 안 나오는 편이였습니다.
 
센터 선생님들은 저에게 많은 힘을 주었습니다. “사람은 처음부터 잘하는 일이 없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잘할 수 있습니다. 한번 해보세요”라고 해서, 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다문화강사 일을 시작할 때,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해보니까 아주 재미있고, 앞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 뭔지 알게 되었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한국어도 많이 늘었습니다. 저는 이 일을 하면서 스스로 많이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우리 아동체험단에는 다섯 개 나라(중국, 태국, 러시아, 베트남, 몽골)에서 온 선생님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시안 문화”라는 체험으로(각 나라 인사말, 노래, 만화책 읽기, 음식 체험, 문화 등) 아동센터나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우리가 알려주는 문화에 대해 열심히 듣고 있는 모습, 우리 강사들한테 질문하는 모습을 볼 때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입니다.
 
국제결혼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한국에는, 다문화가족을 편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다문화강사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힘이지만 두 나라 사이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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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y 2011/03/29 [14:38] 수정 | 삭제
  • ㅋㅋㅋ 남은 밥 버리다가 잔소리 들었을 님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네요.
    한국에서도 젊은 사람들은 음식을 많이 버리지만, 어른들은 보릿고개(먹을 것이 없어 봄에 굶어죽었던 힘든 날)에 대한 기억이 강합니다. 밥 한톨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죠...
    남은 밥 문제는, 한국 가치관을 강요한다고 생각하시지 마시고,
    생태학적으로 먹을 것을 아끼고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이해해주세요.
    한국에서는 지금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이를 치우는 비용과 환경에 해가 가지 않게 분해하는 수고가 엄청나거든요. 굶는 이들에 대한 도덕적인 책임도 있고..
    그래서 음식물쓰레기를 만들지 말자는 '빈그릇 운동'도 있답니다.

    기사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saing72 2010/07/03 [12:22] 수정 | 삭제
  • 설날과 추석 없애자는 사람은 뭐야?
  • 무심 2009/10/29 [22:43] 수정 | 삭제
  • 재미있게 읽었어요. 기사에 '몽골'이라는 말을 듣고, 호기심이 생겨서 클릭했어요. 한국에 다른 아시아 나라 분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몽골은 아직 더 낯선가봐요. 밥을 버리거나 방을 비누로 닦는다는 이야기는, 몰랐는데 신기하고 재밌네요. 몽골의 전통 이야기도 궁금하고요. 재미있게 읽었고, 좋은 기운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한국말 정말 잘하세요.!
  • 609 2009/10/23 [08:34] 수정 | 삭제
  • 맨 위에 글이 재밌네요. 설날과 추석은 한민족 명절이기 때문에 한민족 명절만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은 부당하며 민족차별이라고 하는데 그럼 석가탄신일과 크리스마스가 대한민국에서 공휴일인 것은 석가모니와 예수가 한민족이어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특정 나라 고유명절이 민족차별로 이어진단 얘기도 처음 듣네요.
    그럼 예를 들어 미국의 추수감사절이나 일본의 오봉같은 것들도 그 나라에 사는 다른 이민족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니 없어져야겠네요.
    물론 우리나라랑 전혀 관련없는 다른 나라 명절도 모조리 기념해서 공휴일로 하면 더할나위없이 좋긴 하겠습니다^^ 님의 의견에 많이 웃고 갑니다.
  • jung 2009/10/15 [01:33] 수정 | 삭제
  • 비눗물로 방안 청소하는 이야기가 재미있네요.
    한국사람들 사는 모습이 지저분하게 느껴질만도 하겠어요.

    이해라는 건 일방적인 것이 되어선 안 되는데...
    그러려면 서로에 대해 배우고, 배려를 해야겠죠..
  • 멎쟁이 2009/10/09 [16:49] 수정 | 삭제
  • 잘 봤어요~ 열심히 사세요~
  • mano 2009/10/08 [12:14] 수정 | 삭제
  • 한민족이 있고 다른 민족이 있는것이다.
    한민족이 없는데 다른 민족이란게 있을 수 있나..

    당신이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하게 읽는 이 글자, 이 말은 오직 한국, 한민족에서만 통한다는걸 알고 있나..
  • chang 2009/10/08 [00:04] 수정 | 삭제
  • 가장 좋겠지만, 그런 기회는 쉽게 오는 게 아니니까요.
    어릴 적부터 공교육 과정에서 각국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로부터 직접 문화를 접할 수 있다면, 아이들에겐 정말 좋은 기회일 것 같네요.
  • chang 2009/10/08 [00:03] 수정 | 삭제
  • 요즘 같은 시대에 굳이 갇혀 살 이유가 없죠.
    아시아나 세계 여러 곳의 문화를 다큐멘터리 같은 것으로 접할 기회는 있지만, 그것은 수박 겉핥기 수준이고, 조금 더 알려면 직접 가서 오랜 시간을 살아보는 것이 방법이
  • sss 2009/10/07 [22:20] 수정 | 삭제
  • 한국과 몽골은 형제의 나라입니다... 타국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친척집에 왔다고 생각하며서 편안하게 지내세요..
    국민들도 몽골의 나라는 형제국이라 생각 합니다.. 그러니 다른 국가 사람들이랑
    어울리면서 이상한 이야기 듣지 마세요.. 그냥 난 한국사람이다 하고 살아 가시면
    됩니다... 나중에 몽골문화 축제도 열면 되구요.. 하지만 다른나라는 안됩니다..
    왠줄 아세요.. 맨위에 글쓴사람처럼 방종을 하면 안되지요..
    그러면 국민들은 돌아 설겁니다.. 이건 어느나라든지 똑같습니다..
    한국 좋아서 온 거면 한국인처럼 살아야죠.. 아니면 자국의 나라로 돌아가야 합니다..
    왜 자꾸 한국인들 한테 징징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 2009/10/07 [17:07] 수정 | 삭제
  • 다민족, 다문화 국가를 하루 속히 이루고, 타민족, 타문화를 배척하는 행태를 없애기 위해서는 당장 설날과 추석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날과 추석은 어디까지나 한민족의 명절이지, 타민족의 명절은 될 수 없습니다. 국가마다 민족마다 명절은 다른 것인데 왜 획일적으로 한민족의 명절만 공휴일로 정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지독한 차별이군요. 그리고 이런 명절은 한민족의 결속을 다지는 매우 나쁜 기능을 가지고 있고, 타민족의 인간들에게 소외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설날과 추석을 없애거나, 아니면 모든 민족의 명절을 공휴일로 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평등합니다. 명절이라는 이름의 인종차별 국적차별 문화차별을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