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좀더 나은 “성의 이해”를 원한다

[이 주의 일다 논평] 한양대 ‘성의 이해’ 강좌 폐강

일다 | 기사입력 2011/07/28 [02:06]

이제는 좀더 나은 “성의 이해”를 원한다

[이 주의 일다 논평] 한양대 ‘성의 이해’ 강좌 폐강

일다 | 입력 : 2011/07/28 [02:06]
남성중심의 사회통념과 편견을 마치 과학적인 사실인양 교재에 기술하고 성희롱에 가까운 강의를 진행해 논란이 됐던 한양대학교 교양강좌 ‘성의 이해’가 오는 2학기부터 폐강됐다.
 
이 강좌에 사용된 교재에는 ‘성폭력은 남성의 내재된 본능이다’, ‘자연유산은 성격적으로 미완성인 경우와 독립성이 강하고 욕구불만인 여성에서 나타난다’, ‘남녀평등을 실현하려는 여성이 혼외정사에 빠진다’, ‘동성애의 원인은 남성으로 태어나 여성의 뇌를 가지게 되는 것에 있다. 부모의 잘못이 대부분이다’ 등 차별적이고 왜곡된 내용이 상당한 분량 기술돼있다.
 
학생들은 수업 중에도 강사가 음담패설을 던지는가 하면, 성인사이트 동영상을 갈무리한 것으로 강의자료를 마련하고, 심지어 포르노나 관음증 사진을 과제로 제출하도록 했다며 항의했다.
 
올해 2월, ‘성의 이해’를 수강한 학생들의 문제제기와 제보로 이 사건은 언론 매체를 통해 공론화되었으며, 30여 개 시민단체가 강의 폐지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수업을 옹호하는 학생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았다. 논란 속에서 강좌는 계속됐고, 올해 수업을 들은 학생들만도 수백 명에 달한다.
 
‘성의 이해’ 수업에 문제제기를 해온 학생들은 4월부터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강의 내용을 공개했다. 또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갔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7월 7일, 2학기 과목 ‘폐강’이라는 결실을 얻게 된 것이다.
 
16년 간이나 인기 강좌였다는 ‘성의 이해’ 강의안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수업이 오랫동안 유지되었던 데에 의문을 제기했다. 1년에 1천명. 그 동안 이 강의를 들은 수많은 학생들은 강의 내용에 문제를 느끼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강사의 주장대로, 남자의 음담패설을 불쾌하게 여기는 여학생보다 웃어넘기는 여학생이 많고, 소수의 여성들만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일까?
 
아마 이 강좌가 대학에서 꾸준히 학생들을 모으며 유지된 이유는, 강사가 주지시킨 ‘성의 이해’ 논리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 ‘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까닭도 클 것이다. 대한민국의 성에 대한 담론은 너무나 남성중심적일 뿐 아니라, 그 문화를 내면화하고 있는 수많은 남녀가 존재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또한 학생들이 수업의 문제점에 대해 공론화하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서 이미 인정받고 있는 무언가에 ‘틈을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열악한 성교육의 현실에 대해 비판하지만, 지배적인 성문화와 담론을 뛰어넘고 성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는 않는다.
 
학생들은 수업의 문제점에 대해 감정적으로 호소하기보다는 관련 단체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의견을 청해, ‘성의 이해’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과 자료를 구축했다. 또한 대학사회 내부와 외부에서 꾸준히 자신들의 문제의식을 공유해나갔다. 닫혀있고 왜곡되어 있는 ‘한국사회의 성의 이해’에 대해 앞으로도 이와 같은 문제 제기들이 풍부해지길 바란다.
 
진정한 의미의 ‘성의 이해’란,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생각이 담긴 논의들을 통해 타인을 존중하며 다양성을 인정하는 성문화를 배우는 장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일다 논평]을 함께 만드는 사람들 - 박희정(편집장) 조이여울(기자) 정안나(편집위원) 서영미(독자위원) 박김수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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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으로잘할게요 2015/05/29 [21:16] 수정 | 삭제
  • 섹스는 둘이 동의해야 할 수 있는 하나의 기제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잘할게요 2015/05/29 [21:15] 수정 | 삭제
  • 이런 강의를 하는 분들은 나중에 다 후회하시고 치료를 원하고 어린아이로 돌아가고 싶어하게 됩니다. 고때 '힐링'을 조금만 더 도와드립시다. 이분들도 좀 몽롱하셨을 거에요..
  • 이쁜이 2012/10/22 [14:51] 수정 | 삭제
  • 당연히 폐강되어야 할 강의이다..
    우리사회가 올바른 성 인식과 올바른 성교육을 받을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
  • 덕진원길사랑 2012/10/21 [13:17] 수정 | 삭제
  • 동성애의 원인은 남성으로 태어나 여성의 뇌를 가지게 되는 것에 있다. 부모의 잘못이 대부분이다-이건 이미 과학적으로나 심리학적으로나 아무 상관없다고 밝혀진건데 어느 옛날 옛적 얘기를 하고 있나요??
  • 태평양 2012/10/20 [19:31] 수정 | 삭제
  • 16년 동안이나 진행되었던 강의가 이제야 폐강을 하게 된 원인에는 이유가 있있으리라.
    올바른 성문화가 이 사회에 정착되기를 희망하면서..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들을 하나로 모아, 타인을 존중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 빛나는 프로 2012/10/20 [17:06] 수정 | 삭제
  • 예전에 성교육을 받을때 여성주의 입장과 남성주의입장의 강의를 받은 적 있다. 그 때 남성주의적 입장의 강의와 비슷한 것 같다. 그 때 웃으며 듣는 사람이 있었고 갸우뚱하며 듣는사람, 표정이 굳은채 듣는 사람이 있었다 강의 후에도 수강생들끼리 찬반토론이 있긴 했었지만 대체로 이건 아니다라는 내용이었다.
  • 나도엄마다 2012/10/18 [17:58] 수정 | 삭제
  • 나도 젊은 세대이지만 우리가 교육을 받았던 내용들도 다 남성 위주였던거 같다. 여성은 항상 조심을 해야하고 남성의 리드에 따라야만 하고 여성은 숨겨야만하는... 몇년전 모 성교육 선생님이 등장했을때도 여자가 나와서라는 곱지 않은 시선들이 많았던걸로 안다. 우리나라에서 분위기를 그렇게 조장했던건 아니였을까?? 가부장적인 점들이 많다보니.....
  • 무시거라 2012/10/11 [13:04] 수정 | 삭제
  • 흠~ 한국의 딱 기본적인 강사였던 듯.....
  • jejuin1218 2012/10/11 [13:02] 수정 | 삭제
  • 예전에 '아우성'이란 성강좌를 하는 여성강사가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 그는 아주 저돌적으로 하지만 부끄러워지지 않게 우리가 드러내려 하지 않는 '성'에 대한 담론들을 멋지게 강의했었다. 이런 멋진 마인드를 가진 강사가 저 강좌를 했다면 이런 싸구려 강의는 없었겠지. 강좌폐지는 아쉽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정직하고 밝은 나쁘지 않은 '성'에 대해 담론화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성교육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아닐까? 진실하게 말하기 어려운 것이 '성'이기 때문에 교재테입 보여주고 교재 뿌리고 마무리하는 성교육이 더 문제다. 좀 더 심층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하늘래기 2012/10/11 [00:22] 수정 | 삭제
  • 16년동안이나 많은 학생들이 강의를 들었을 텐데. 이제야 폐강이 되었다니 우째, 이런일이...
  • bank629 2012/10/10 [15:28] 수정 | 삭제
  • 기사 내용을 읽다 보니 성폭력 범죄가 늘어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성범죄를 저질러도 솜방망이 처럼 가벼운 판결에 가해자들이 떳떳하게 돌아다니면서 했던 짓 또하고 있지 않는가 한다. 16년 동안이나 잘못된 강의를 할 수 있었던 배경이 궁금하다.
  • 작은나무 2012/10/09 [14:00] 수정 | 삭제
  • 올바른 성과 성문화에 대한 개념들이 계속 생겨났으면 합니다.
  • 히데미 2012/10/03 [18:23] 수정 | 삭제
  • 16년간 했던 강의가 폐강? 얼마나 인기가 있었으면 하는 의문이 든다. 강사의 강의가 듣기 거북했다면 항의하고 개선한것이 맞은데 그 오랜 시간 동안 아무런 제재 행동도 안 했다니 학생들도 문제가 있어보인다.
  • iwink4you 2012/09/28 [18:24] 수정 | 삭제
  • 기사를 읽다 보니 얼굴이 다 빨개진다. 남성은 성폭력의 본능이 내재되어 있어서 마치 성폭력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그에 반해 여성의 성적인 행동에는 수치인 것처럼 차별적인 강의 냉용...정말 화가 치밀어 오른다. 부적절한 강의를 하는 당신은 수치스럽다는 생각은 안드나요? 정말....
  • 내가사는건 2012/09/27 [17:50] 수정 | 삭제
  • 직장이나 학교나, 사회나 성을 쉽게 생각한다는게 문제가 많다..
    저 강의 자체가 성폭력 인것 같다..성을 아무렇게나 생각한는 사람들 비난 받아 마땅하다
  • 2011/08/18 [16:44] 수정 | 삭제
  • 한국 대학교에서는 성에 대해서 담론화 자체가 아직까지도 금기시 되는 건지요.
    교수님 강의 내용이 부적절하다싶으면 그 자리에서 반박을 하는게 옳다고 생각되는데;
  • ㅇㅇ 2011/08/18 [16:40] 수정 | 삭제
  • 저 강좌의 존재 자체가 성폭력??
    한양대 다니는 학생들이 아무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구..
    저 강좌의 요는 '여성이 남성에 맞춰라'라기 보다는 '여성도 성에 있어서 당당해져라'입니다.
    뭣도 모르고 일부 대목들을 강조하니 외부에서 이를 바라보면 성폭력 강좌처럼 비춰지는 것
    뿐이죠.

    그리구 강의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교수에게 항의를 한다던가 변화를 시도해보구서
    외부로 이를 알리던가 해야할텐데;; 이건 뭐;;

    이 강의 수업 내용 때문에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다는 건 지나친 비약입니다.

    수업 내용 가운데 교수님이 간혹 부적절한 발언을 했을 수는 있지만
    성폭력을 조장하는 강의는 아닙니다.

    수업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학생으로써 교수님께 토론을 제의한다던가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일을 이 지경으로 끌고가다니;;;
  • BT 2011/08/08 [20:49] 수정 | 삭제
  • 저 강좌의 존재 자체가 성폭력. 옹호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상아탑에 저런 강좌가 버젓이 들어 앉는 이딴 나라에서 여자로 살기 싫다.
  • 똘이 2011/08/03 [13:56] 수정 | 삭제
  • 녹색평화.

    정치적인 일을 개인적인 일로 희석하는 물타기 하지 마라.
  • 백작 2011/08/01 [01:02] 수정 | 삭제
  • 녹색평화님... 만약 수업 내용 때문에 본인의 어머니나 여동생이 성폭력을 당했다고 생각해 보면 어떻습니까? 옷을 그렇게 입었기 때문에 '남성의 내재된 본능을 자극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비난 받는다면? 그래도 이 강의에 찬성하겠습니까?
  • 레츠 2011/07/30 [15:14] 수정 | 삭제
  • 성의 이해 폐강 소식에 반가웠습니다. 학생들이 참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네요.

    그리고 댓글들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 한국적인 문화에서는 성에 대해서 개방-보수 이 두 개의 패러다임 밖에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문화 속에서 인권이나 다양한 위치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성폭력에 대해 왜곡된 시각이 많은 이유도 그중 하나 아닐까요.
  • akmong 2011/07/29 [02:13] 수정 | 삭제
  • 우리나라 여성운동은 성문제에 있어 철저한 도덕주의를 표방하고 있는듯이 보인다. 사실 이런 도덕주의는 한국여자의 이미지 보전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곧 한국여자의 몸값과 관련이 있단 말이지. 도덕주의를 관철시킴으로서 젊은여성(주로 중산층) 들의 이미지를 보호하고 몸값 하락을 방지하여 가족주의에 공헌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 것이 바로 한국여자들이 성문제에 예민하면서도 은밀하고, 애매모호 하면서도 동시에 위선적인 이유인 것이다. 한국은 서양만큼 성이 개방되었으면서도 그 것의 정치 사회적인 의미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냥 유흥업소와 모텔의 영업성적의 문제일 뿐....

    한국에서는 서양의 68혁명 같은 성격의 혁명이 절대 불가능 하다. 남자도 여자도, 엄마도 아빠도, 마초는 물론 심지어 자칭 페미니스트조차도 (속으로는) 다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냥 은밀하게 뒤에서 즐기고 싶을 뿐, 또 남자에게 절대 손해(??) 보고싶지 않을 뿐. 한국인의 유일한 이데올로기인 '가족'의 구조변혁을 가져오는 성혁명 같은 것은 절대 반대한다.


    하긴 그게 가능 하겠냐? 돈 쓰면서 '이 오빠가 말이지' 하면서 허세나 부리는 한국남자와, 오빠오빠 하며 애교떨면서, 또 그러면서도 섹스는 연애의 맨 뒤로 자리잡게 만들어 최대한 남자를 쥐어 짜며 온갖 단물을 다 빨아먹는 한국여자. 그 환상의 조합으로 이뤄진 한국식 연애를 볼때 68혁명? 그런게 가능 하겠냐고요....?
  • 녹색평화 2011/07/28 [23:57] 수정 | 삭제
  • 자문을 구하고(X), 자문을 하고(O) -_-; 수업을 듣기 싫으면 수강 취소를 하면 되는 것인데, 정말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중고등학교도 아니고, 그래도 상아탑의 학부생 정도라면 그 정도의 분별은 있다고 생각한다.

    왜 한국은 아카데믹한 논의를 할 수 없는 것일까? 차별적이고 왜곡적이라는 것은 누구의 주장인지? 나는 학문에 있어서 혹은 현상에 있어서는 다양한 학설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 그냥 하나의 유력한 소수설 정도로 인정할 수도 있는 것이고, 뭐 그런 것 아닌가? 이런 다양한 학설을 인정하지 않고, 통설적 견해만 취하며 수업을 한다면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

    수업을 들었던 소수의 페미세력과 그와 맥을 같이 하는 외부세력의 담합으로 인해 하나의 수업이 폐강되었다. 학문의 자율성, 학생의 수업 선택권..이런 것이 말살된 사건이라고 생각되는..

    내가 듣기 싫은 수업은 타인도 들어서는 안 된다는 단편적 사고와 편협함이 낳은 폐강이라고 보지 않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