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지자체장 성폭력…재발방지책은 무엇인가?

공수처법 개정, 국가인권위에 시정명령권 부여 등 방안 모색

박주연 | 기사입력 2020/08/28 [15:12]

연이은 지자체장 성폭력…재발방지책은 무엇인가?

공수처법 개정, 국가인권위에 시정명령권 부여 등 방안 모색

박주연 | 입력 : 2020/08/28 [15:12]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까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이 세 명이나 성범죄로 연이어 고발되었다. 이러한 사태야 말로 ‘국격’을 떨어뜨리고 한국정치의 형편없는 민낯을 여실히 드러내는 심각한 문제임에도, 정치적인 공방으로만 끌고 가고 있는 미래통합당과 통렬한 반성 없이 묻어가려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에 절망을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사건 발행 이후 해결을 위한 논의나 성범죄 예방 시스템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눈에 띄지 않고 있는 와중에, 고위공직자를 감시하고 권력형 성범죄 발생시 조사와 처벌을 위해 독립성이 보장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 26일 열린 국회토론회 “고위공직자 성폭력을 말하다”에서 기본소득당 신민주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 신지혜 상임대표, 용혜인 원내대표. (출처: https://youtu.be/wuzCmRxnjew)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에 권력형 성폭력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가 국회토론회 <고위공직자 성폭력을 말하다>를 개최한 것.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참여한 이 토론회는 지난 26일 기본소득당 사무실에서 열렸고 온라인으로 중계되었다.

 

성폭력 대책에서 ‘단체장의 가해’는 애초에 고려되지 않아

 

신민주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안희정, 오거돈, 故 박원순 사건 이후에도 충청남도, 부산시, 서울시가 실효성이 없는 대책을 내놓거나 무대응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충청남도의 경우 “2018년 3월 충남 여성가족정책관실에서 성희롱[폭력]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 했다. 하지만 이 대책은 “2017년 말, 기간제 공무원에 대한 성희롱 사건이 논란이 되자 발표된 것이며, 도지사의 성폭력 사건에 관한 대응책은 부재”하다. 또한 “2개월 후 발간한 성희롱 예방 대응 매뉴얼에도 도지사가 성폭력 가해자일 때의 내용이 제외된 상황”이다.

 

“부산시에서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일어난 이후인 5월 21일, <공공조직 성인지력 특별 대책>을 발표”했지만 그 내용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성희롱·성폭력 전담팀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 전담팀 구성도 “오거돈 전 시장 당선 이후 2년 동안 미뤄지다가 이제야 만들어졌는데, 감사위원회 산하 조직이기에 충분히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하기 어렵다. 현재 부산 감사위원회는 부산시장 산하조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민주 위원장은 이렇듯 대응책이라고 하는 제도에서도 단체장에 대한 부분이 빠져있으며, 성폭력 사안을 다루는 과정도 단체장의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2018년 5월 개정된 <충남도청 성희롱 예방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사건 발생 시 필수적으로 도지사의 검토를 받는다. 매뉴얼 하단에 나와 있는 <충청남도 성희롱·성폭력 예방 지침>에도 도지사가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당사자일 때의 내용이 전무하다.”

 

부산시의 경우엔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 지침> 제5조(공직유관단체 등에 대한 관리, 감독 및 지원)에 따르면 성희롱·성폭력 행위자가 기관장이거나 임원급인 경우 또는 공정한 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시가 성희롱·성폭력 고충에 대한 조사를 이관받고, 이후의 조치도 지휘·감독 한다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시장이 성희롱·성폭력 가해자일 경우 이관할 수 있는 부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서울시도 마찬가지다. 지침에 따라 “서울시 산하 기관의 기관장이거나 임원급인 경우 서울특별시로 성희롱, 성폭력 고충에 대한 조사 이관을 할 수 있게 되어있고, 피해 구제에서 상급기관(서울시본청)과 하급기관(산하 공공/위탁기관 이나 시설)로 나뉘어져 있다. 뿐만 아니라 상급기관 조사 담당자는 독립성을 보장받는 시민인권보호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서울시 본청 직원이 피해자일 경우 피해를 호소할 외부 단체는 없으며, 서울시청 내 성희롱 고충상담원이나 시민인권보호관이 있으나 고충위원회 위원장은 행정1부시장과 외부전문가 중 1인이 공동위원장이 되는 시스템이라 독립적이라 보기 어려울”뿐더러, 여기에도 “시장이 성희롱·성폭력 가해자인 경우가 아예 상정되어 있지 않다.”

 

여성공무원 과반 “조직에서 성희롱 문제 해결해주지 않을 것”

 

서울시의 경우 故 박 전 시장 사건이 더욱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서울시가 인권담당관과 젠더특별자문관과 젠더특보를 운영하고 있고 관련 매뉴얼이 잘 마련되어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신민주 위원장은 “인권담당관 제도가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인권담당관 산하의 시민인권보호관의 경우 “시 행정기관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사항을 독립적으로 조사하고 시정 권고하는 기관으로, 전문가 참여와 시민 참여로 이루어져 있어 비교적 독립성이 보장되는 기구”이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인권담당관과 시민인권보호관은 강제력 있는 조치를 주문할 수 없다.”

 

▲ 신민주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서울시 공무원 대상 실태조사 결과가 드러내는 현 제도의 허점을 짚은 발제자료 중. (출처: https://youtu.be/wuzCmRxnjew)


서울시 공무원 대상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제도적 허점이 드러난다. 신민주 위원장은 “2019년 3월 발간된 서울시 본청 사업소 자치구 공무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 내 성평등 및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서울시 젠더 자문관 인지율이 15.9%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60%가 넘는 여성 공무원들은 현재 재직 중인 직장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할 경우, 사내에서 적절한 처리를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가장 큰 원인은 성희롱을 조직의 문화가 아닌 개인의 문화로 본다는 점과, 직장 내 성희롱을 묵인하고 방관하는 문화가 2위를 차지했다.”

 

용혜인 의원, 공수처 수사 대상에 고위공직자 성폭력도 포함하라

 

이처럼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을뿐더러, 있는 것도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 공무원 성범죄 현황은 심각하다.

 

신민주 위원장은 “용혜인 의원실에서 실행한 17개 광역자치단체와 18부 5처 17청 감사원 등 41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2019 공무원 성범죄 징계 현황’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4년 동안 총 1,158명의 공무원이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에서 제출한 ‘2016-2018 공무원 성범죄 조사 현황’에 따르면, 성범죄로 조사 받은 공무원이 94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매해 거의 매일 1명씩 성범죄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실태다.

 

신민주 위원장은 이런 공무원 사회 환경을 변화시키고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문제 해결 기구와 운영 방식에 좀 더 ‘독립성이 있어야 한다’며 용혜인 의원이 제안하고 있는 공수처법 개정부터 언급했다.

 

“고위공직자 성범죄 사건은 특수한 지위 혹은 사회적, 정치적 지위에 따른 위계와 위력을 남용한 대표적인 비위 행위라는 것을 고려할 때, 공수처법에 성폭력 성희롱 문제에 대한 수사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용혜인 의원이 발의 준비 중인 공수처법 개정안에 관해 기본소득당 신민주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설명하고 있다. (출처: https://youtu.be/wuzCmRxnjew)


“특히, 고위공직자 성폭력 사건은 범죄 과정에서 피해자와 조직 구성원에 대한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거나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공수처법에 성범죄가 포함되어야 예방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거다.

 

또한 “현행 징계제도에서는 임명권자에 의해 언제든지 면직될 수 있다는 이유로 정무직 공무원을 징계의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감사원의 직권 또는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차피해 방지’ 및 인권위 시정명령권 부여 등 실효성 확보가 관건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최미진 대표는 “지자체장 등 선출직 공무원의 성희롱 사건 처리는 제3의 기관에서 공정하게 조사 및 심의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론 ①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독립된 기구에서 조사·심의되어야 하며(독립성) ②조사기구로서 조직체계와 전문 조사인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전문성) ③사실의 인정 및 성희롱 여부의 판단에 있어서 성인지감수성이 담보될 수 있고 그 결정에 공신력이 있어야 하며(성인지감수성) ④조사과정은 물론 성희롱 발생 사실 확인 후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가 가능해야 한다.(피해자 보호 실효성)

 

▲ 국회토론회 <고위공직자 성폭력을 말하다>에서 토론을 진행한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최미진 대표 (출처: https://youtu.be/wuzCmRxnjew)


최미진 대표는 공수처법 개정에 대해서는 효과가 있겠지만 한계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일단 “권력형 성범죄를 ‘권력형 부패범죄’의 범위 안에 묶어서 다루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있다”고 했다. 최 대표는 “공수처법 개정에선 ‘고위공직자 범죄’의 범위에 수많은 성희롱 성폭력 유형 중 ‘위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만을 포함시키고 있어, 여타의 성폭력 범죄와 여성노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면서도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성희롱 행위를 포괄하고 있지 못하는 점에 있어 한계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미진 대표는 그보다는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로서 해당 지자체가 제대로 된 자정 기능을 해내고, 적시에 적절한 조치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피해 행위에 대한 조사 및 심의가 공정하게 내려져 피해자가 해당 조직에서 ‘피해가 없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온전하게 자신의 노동권을 행사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을 더 들여다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심의의 전문성과 성인지감수성, 독립성은 유효하게 살리되 ‘시정권고’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법(강제성 있는 시정명령)으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폭넓은 범위의 성희롱 성폭력 사안을 구제할 수 있는 방안으로 판단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인권위 시정권고는 사안에 대한 판단 뿐만 아니라 피해자 보호조치, 사건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조치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보호조치까지 권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입법안을 마련하여, 사안에 대한 최종적 판단뿐만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는 방식을 마련한다면, 선출직 공무원의 성희롱 사건의 처리에서 발생한 제도상 맹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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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율 2020/09/09 [21:02] 수정 | 삭제
  • 이런 성폭행이 더욱 심해지기 전에 막아야하고 에방방법을 찾아야 하는게 지금상황에선 맞는것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이것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사람들도 막아야합니다
  • 하람 2020/08/28 [19:17] 수정 | 삭제
  • 지자체장들의 성추행 성폭행... 초유의 사태죠. 기네스북에 올라야할 판인데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페미니스트들 탓하는 진보 운운 남자들과 정치판을 보면 참 갑갑합니다. 본인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뒷걸음질 치게 하고 있다는 걸 왜 모르는가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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