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관리소에 수용된 여성들에게도 생리용품을!

입국관리 체계와 수용시설 외국인 여성들의 인권 (상)

다나카 마사코 | 기사입력 2022/07/17 [09:22]

출입국관리소에 수용된 여성들에게도 생리용품을!

입국관리 체계와 수용시설 외국인 여성들의 인권 (상)

다나카 마사코 | 입력 : 2022/07/17 [09:22]

일본에서 ‘생리 빈곤’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자체와 학교 등에서 생리용품을 무상으로 지급하는 움직임이 있다. (관련 기사: ‘월경 빈곤’ 문제를 결코 간과해선 안 됩니다 https://ildaro.com/9116출입국관리소 내 수용시설 안에 있는 외국인 여성들도 예외가 되어선 안 된다며, 캠페인을 벌이고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시민들이 있다.

 

다나카 마사코(田中雅子) 조치대학 교수가 현재 진행 중인 ‘#입국관리_피수용자에게도_생리용품을’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생리용품 무상 배포, 입국관리소 내 외국인 여성들은?

 

지자체가 학교나 취약계층 지원창구에서 생리용품을 무상 배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출입국 재류관리청(이하 입국관리소) 시설에 수용된 사람들은 “생리대를 못 받아 힘들었다”, “화장지를 사용한 적도 있다”고 말한다.

 

학생들과 함께 작년 여름부터 #입국관리_피수용자에게도_생리용품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우리는 ‘BOND 외국인노동자·난민과 함께 걷는 모임’에 요청하여, 가장 먼저 요코하마 입국관리 시설의 면회 활동에 동석했다.

 

변호사가 아닌 일반 시민의 경우, 이름을 아는 수용자에게 면회를 신청하고 상대가 허락하면 딱 30분간, 아크릴 벽을 사이에 둔 방에서 마이크를 통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우리는 수용된 여성들이 놓인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번 만나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방 외에 샤워기나 세탁기가 있는 공용 공간, 실내 운동장 등의 공간 배치, 기상부터 취침까지의 생활 일정을 듣고, 직원과 나눈 대화 내용 등도 물어보았다.

 

이곳에 수용된 사람은 휴대전화 등의 소지품을 로커에 맡겨야 하고, 외부와의 연락은 편지로만 제한된다. 식사는 제공이 되지만, 생리용품은 외부 차입을 부탁하거나, 입국관리소 측이 배포하는 쇼핑리스트를 통해 시설 안의 편의점에서 자비로 구입해야 한다. 그런데 리스트에 적혀 있는 생리용품은 종류도 적고 일반 매장보다도 높은 가격이라 난감하다고 했다.

 

▲ 입국관리소 편의점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생리용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피수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쇼핑리스트에는 일부만 실려 있다. 일반 매장보다도 높은 가격이라 피수용자 신분의 여성들에게는 더욱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나카 마사코 촬영)

 

작년 8월 25일, 요코하마 입국관리소에 생리용품 무상제공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제출했더니, 10월에 주·야간용 생리대 제공이 시작되었다. 피수용자들은 경제적 부담이 경감되었다고 평했지만, 긍정적인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더 필요한지 여부를 직원이 구두로 질문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10월 22일, 입국관리청은 “생리를 하는 피수용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방이나 수용구역 단위로 상비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는 지시문을 전국 시설 앞으로 발송했다. 하지만, 요코하마 수용소에서는 ‘피수용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상비’하는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3월까지 계속해 요청하는 운동을 했다.

 

올해 3월, 처음으로 요코하마 입국관리소 관계자와 의견을 나눌 기회를 가졌다. 입국관리소가 피수용자를 대상으로 질문을 한 결과와, 쇼핑리스트에 게재되어 있는 생리용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같은 달부터는 여성들에게 생리용품이 더 필요한지를 구두로 묻지 않고, 각 방 화장실과 공용 장소에 비치하는 방법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변화를 위해 시간은 걸렸지만, 당사자들과 함께 시민들이 목소리를 냄으로써 일정 정도 개선이 될 수 있었다. 입국관리 수용시설은 외부로부터 접촉이 어려운 장소이기 때문에, 시민에 의한 감시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일다>와 기사 제휴하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의 보도입니다. 고주영 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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