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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주의’ 표지판 대신 ‘생태통로’를!
계속되는 동물들의 죽음(Road Kill)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이손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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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을 자주 다니는 관계로 고속도로를 오가다 보면, 도로에 널부러져 있는 동물의 사체를 하루에도 몇 번씩 보게 된다. 한 마리가 죽으면 사람 눈에 띄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빠른 속도로 지나다니는 차에 깔려 흔적도 없이 뭉개지거나, 곧 치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고속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는지 가늠해보기 무서울 정도다.

왜 동물들이 고속도로를 다니느냐고? 그것은 그 공간이 원래 동물들의 이동통로이기 때문이다. 그 통로를 인간이 인위적으로 개발해 사용함으로써 동물들은 서식 공간을 잃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생물종 서식지가 단절되고 파편화돼 생물종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으며 멸종되는 것들도 많다. 이로 인해 생태계의 자급자족인 물질순환체계가 단절되고 있으며, 사람들의 생존까지 위협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고 기존의 자연환경을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전하기 위한 방안들이 요구되고 있다. 즉 개발위주의 발전방향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자연생태계를 보존, 복원, 창조하는 합리적인 국토개발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가적 차원의 생물서식공간 조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정한 자연환경보전지역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적 차원의 생물서식공간 조성기술에 대한 연구와 함께 전국토의 그린네트워크화를 추진해야 한다. 앞서 얘기한 도로에서의 동물들의 죽음(Road Kill)은 생물서식공간의 단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 바로 동물들의 이동통로인 “생태통로(eco bridge)”를 만드는 것이다.

개발사업의 시행에 의한 불가피한 생물서식공간의 단절과 환경적 악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생태통로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지만, 이것이 단지 인.허가의 조건사항(환경영향평가 협의 시)으로만 되어있어 단순설치, 즉 생물의 이동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형식만 갖추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생태통로는 설치했으나 이를 이용하는 동물은 없다고 보면 되겠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 생태통로 설치현황은 48개소(2003년 12월 기준)다. 그러나 도로개설로 인한 동물의 도로횡단에 따른 자동차와의 충돌사고(Road Kill)가 연간 348건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너구리, 토끼, 오소리 등 중형 포유류의 도로횡단 중 사고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말만 되면 “도시를 벗고 자연을 입자”는 구호를 외치며 자연 속으로 진입하기 위한 종주가 시작된다. 고속도로 주행 중에 “야생동물 주의”라는 안내 판을 한번씩은 봤을 것이다. 당연히 동물들이 건너가야 할 길을 단절시켜 버리고는 그 길을 건너는 동물들을 보호하기는커녕 단지 운전자에게 주의하라는 안내 판으로 “인간보호”를 외치고 있다. 그것은 당연히 동물보호도 아니고, 인간보호도 아니다.

개발사업자들이 개발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당연히 생물들의 길을 열어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동물들의 발을 묶어 놓고 있다.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야생동물을 피하기 위해 급브레이크를 밟다가, 혹은 대형동물을 치이게 되면서 차량 전복사고, 충돌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생태통로(동물이동통로)는 단순 설치가 아니라, 자연생태조사를 통해 동물들의 이동로를 확보하고 실제 동물들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개발사업자는 단순히 도로에 “야생동물주의”라는 안내 판으로 운전자들에게 방어운전을 부탁할 일이 아니다. 도로 이동 중 몇 번씩 짖이겨져 있는 동물들의 사체를 볼 때마다 인간의 편리를 위한 개발사업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동물의 이동을 위한 생태통로를 적정하게 설치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나아가,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국토 전체를 하나의 건강한 유기체로 새롭게 창조하고 관리하기 위한 생태네트워크가 절실히 요청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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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1/14 [22:04]  최종편집: ⓒ 일다
 
현경 04/11/15 [01:01] 수정 삭제  
  저도 많이 봤어요..
너무 끔찍하고 불쌍해요.
야생동물주의 표지판은 그저 사람들 몸 조심하라는 얘기같아요.
04/11/15 [01:20] 수정 삭제  
  어디에 있는지 한 번도 못 봤네요.
고놈의 전시행정이 어딜가나 문제네요.
계획 단계부터 구상이 되었어야 하는 건데 나중에 만들려면 예산이 훨씬 많이 들 것 아녜요?

고속도로가 야생동물의 서식공간이었다는 게 넘 당연한데도..
미처 생각을 잘 못했던 문제같아요.
요거트 04/11/15 [03:38] 수정 삭제  
  좋은 문제의식 배워갑니다.
사틴 04/11/15 [11:58] 수정 삭제  
  동물의 이동을 고려하지 않아서 생태통로를 설치했어도 이용하는 동물은 없다니....
부실공사같은 거나 비슷하네요.
04/11/15 [17:13] 수정 삭제  
  그것마저도 구색맞추기만 하고 있군요..
생태통로에 대한 얘길 예전에 한 번 들은 적이 있는데..
그걸 잘 하려면 연구가 필요하고.
이미 시행하고 있는 외국에서 벤치마킹을 해야할 것 같더군요.
그냥 모양만 만들면 동물들이 이용할 리가 없죠.. -_-

생태계가 훼손되고 망가지면 결국 인간도 생태계 일원으로서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상식임에도, 개발 개발.. 만 앞세우고 계속 그 의무와 책임은 뒷 세대로 떠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T 04/11/15 [19:59] 수정 삭제  
 
기자님의 설명 잘 들었습니다.

환경의 중요성을 많이들 간과하고 살고는 있지만..
저도 최근에서야 녹색의 가치관이 필요한 때라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답니다.
선희 04/11/16 [00:02] 수정 삭제  
  Road Kill 문제로 시위를 벌이는 외국 환경운동가들의 모습을 본 적 있다.

옛말에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그런 말씀을 어른들이 많이 하셨는데.

"시위 못하는 동식물들이라고" 그런 생각이 얼핏 들었음...
초록 04/11/16 [09:01] 수정 삭제  
  차에 치여죽는 동물들도 많죠.
우리 눈엔 큰 동물밖에 안 보이니까 작은 동물들은 훨씬 더 많을 것 같아요.
천성산도 고속철 뚫리면 도롱뇽을 비롯해서 동물들이 서식지를 잃고 멸종이 될텐데, 그걸 알면서도 환경영향평가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뻔뻔함.. 대책없음.. 그런 거 안타깝습니다.
ㅇ45 04/11/16 [09:40] 수정 삭제  
  고속도로를 없앨수는 없는거 아닙니까?
동물들의 서식처라고해서 인간들이 살아가기에
그곳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면 해야합니다.
어디까지나 동물은 동물일뿐입니다.
하루 04/11/16 [12:45] 수정 삭제  
  기사를 눈으로 읽지말고 머리고 읽으셔야죠. 고속도로가 필요해서 만든다고 해도...동물들의 생태를 고려해서 이동통로를 만드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기사 내용 요약이 안되십니까?
다이알 04/11/16 [14:43] 수정 삭제  
  차가 빠른 속도라 흔적도 없어진다니 끔찍하고 무섭네요.;;

달리는 차 운전하면서 야생동물 주의를 한다는 게 불가능한 거 아닐까요..

그런 안내 판은 있으나마나.. 형식. 제대로 된 대책 세워주세요.
fdfdr 04/11/16 [14:57] 수정 삭제  
  고속도로를 만드는데 동물들까지 배려해야한다구요?
그걸 절대적으로 생각해야할 논의가 아닙니다.
생태통로만드는게 말이야쉽죠. 돈이 얼마나 많이 드러가는지 아십니까?
동물들떄문에 국가정책이 수정되거나 위축받을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동물들을 위하시는 분이시라면
돼지고기나,닭고기.소고기.생선등 이런거 먹지마세요.
파리나 모기나 바퀴벌레같은것도 죽이지마세요.
어디까지나 인간은 동물들을 이용하면서 살아가는것입니다.
님은 부정하시겠지만 님도 지금 그렇게 살고있습니다
여리 04/11/16 [23:38] 수정 삭제  
  생존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도로를 횡단하다 죽임을 당한 무고한 생명의 넋을 기립니다.
사람이 도로를 횡단하다 차에 치이면 신문에 실리고 뉴스에 나오던데, 인간들의 편의와 이기심에 의해 희생을 당한 동물들은 도로 위에 널부러져 마지막까지 사람들의 눈살을 받아내니...참 불쌍하죠.
이제 더 이상 인간들의 편의만을 위한 무분별하고 이기적인, 자연을 파괴하고 생명을 죽이는 개발은 그만했으면 합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합니다.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횡단보호와 신호등을 만들듯 동물들의 생명을 보호해 주기 위해 생태통로가 만들어지는 대한민국이었음 합니다.
04/11/18 [03:03] 수정 삭제  
  그 쪽에 예산을 들여서 투자를 해야죠.
생태계 다 망가지면 그 땐 무슨 수를 써도 힘들텐데 그런 거 생각 못하는게 한국정치의 한계에서 나오는 거 아닐까 싶네요.
ㄱㄷㄴㅇ 04/11/18 [07:56] 수정 삭제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인간은 동물들을 이용하면서 살아갈수 밖에없습니다.
어쩔수없이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살아가야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생태계를 파괴하는게아니라,
자연을 이용하면서 살아가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상에 인간들중 생태계를 파괴안시키면서 살아가는 인간은 없습니다.
당신들도 동물들을 주식으로 먹고살아가고 조금이나마 자연을 파괴하는데 한몫하고 있다는걸 알아야합니다. 남을 탓할꼐 아닙니다. 자기자신부터 반성들하세요.
-_- 04/11/18 [15:45] 수정 삭제  
  이보세요.
생존을 위한 의식주의 해결을 자연 파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인간 개개인이 생태계를 파괴시키지는 못합니다.
도로 설치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어쩔수 없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없습니다.
조금만 신경쓰면 그렇게 설치 안할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남더러 자기 반성하라는 말을 할 그런 기사가 아닙니다.
이게 그저 남탓하는 그런 글로 보이세요?
무얼 말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부터 좀 하세요.
엉뚱한 소리 떠들지 말구요.
... 04/11/18 [15:52] 수정 삭제  
  동물 보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런 너희는 소,닭,돼지 등등 도 먹지 말지 라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꼭 있는데 참으로 황당무계하다. 사실 지금 지나친 육류중심의 식생활 필요이상의 가축도살예 대한 문제제기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것과 지금 기사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얘기는 같은 맥락에 놓여 있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연관지어 같이 얘기할 이야기는 아니다. 야생동물 몇 마리 죽은걸로 호들갑 떨자는 것도 아니다. 도대체 왜 이야기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나. 생태계 파괴는 곧 우리가 살아갈 곳으로 직결되는 일이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자는 얘기다. 다같이 몇십년 살고 죽을거면 그냥 이대로 둬도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다만 다들 자식놓고 살고 있지 않나. 무책임하게 낳아놓고 걔들이 죽든 말든 신경 안쓰겠단 말인가. 결국 자기들 문젠대 왜 그렇게 무신경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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