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생선이 아니다”

멸종위기 처한 바다 야생동물 고래

이유진 | 기사입력 2005/06/28 [05:42]

“고래는 생선이 아니다”

멸종위기 처한 바다 야생동물 고래

이유진 | 입력 : 2005/06/28 [05:42]
<필자 이유진님은 녹색연합 녹색평화국 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 울산에서 열린 국제포경위원회 연례총회에서 참가해 상업포경 재개에 대한 반대운동을 펼쳤습니다. - 편집자 주>

6월 20일부터 24일까지 울산에서 열린 국제포경위원회(IWC) 57차 연례총회에서는 ‘고래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보호해야 할 것인가’를 둘러싼 한바탕 대 논쟁이 벌어졌다. 일본, 노르웨이, 아이슬란드와 같은 포경국가들은 상업포경 재개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울산회의에서는 1987년 결의된 ‘상업포경 중단’이 그대로 유지됐다.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이 바로 고래다. 고래 중에서 가장 큰 대왕고래는 최대 33m, 179톤으로 코끼리 41마리(4톤), 사람 2,200명(0.07톤)에 무게에 달한다. 고래잡이 재개 여부를 떠나서 우리는 이 크기를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동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포경 작살에 찔린 고래는 물 속에서 피가 잘 멈추지 않아 결국은 죽게 된다. 그리고 그물에 걸린 고래는 아이러니하게도 숨을 쉬지 못해 물에 빠져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 고래

포유류인 고래의 임신기간은 인간보다 길며, 새끼를 낳으면 등 위에 새끼를 올려 첫 숨을 쉬도록 수면 위로 튕겨낸다. 무리 중 장애를 가진 고래가 태어나면 모두가 보살피는 사회성이 뛰어난 동물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은 이 커다란 신비한 동물, 동해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언제 아이들에게 고래에 대해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들려준 적이 있었던가.

19세기부터 증기기관을 사용한 신형 고래 가공선과 포경선이 등장하면서 상업포경이 급격히 확대됐고, 그 결과 고래는 멸종위기에 처했다.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전 세계에 남아 있는 대왕고래가 불과 5천여 마리만 살아남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인간이 본격적으로 포경을 시작하기 전 자연상태에서는 16만~24만 마리에 달하던 개체수가 이제는 2.08~3.13% 숫자로 줄어 5천여 마리만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남극에는 수 백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한다. 전 세계 고래 80여종 가운데 국제자연보존연맹의 멸종위기에 놓인 동식물보고서인 ‘레드 리스트(Red List)’에 올라 있는 고래 종은 67종이나 된다.

1986년 세계적으로 상업적 포경이 일시 중단된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남획으로 한번 줄어든 고래 종들의 개체군이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폐수, 그물 등에 의한 해양 오염, 갈수록 증가하는 인간의 해양활동 등이 이들의 생존 조건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한국 대형고래의 운명을 보여주는 귀신고래

우리나라 주변 바다 속에 서식하는 30여종의 고래들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의 바다는 경해(鯨海: 고래의 바다)라 했을 정도로 고래가 많았다. 18~20세기 초에 걸쳐 한반도 바다에서 미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러시아 및 일본 등은 약 2세기 동안 북방긴수염고래, 귀신고래, 참고래 및 혹등고래를 비롯하여 보리고래, 대왕고래, 향고래 등 보이는 대로 남획했다.

외국 포경선의 기록에 의하면, “사방팔방에 득실득실하고 30~40마일에 걸려 고래뿐이었다”라든가 “배가 빨리 갈 때는 고래 등 위로 올라가기로 하고 고래가 배를 향해 오기도 하였다. 그 수를 따지면 몇 천 두에 달하여 쉽게 그 두수를 알 수 없었다”라고 적고 있다.

그런데 그 많던 고래들은 지금 우리 바다를 떠나고 있다. 귀신고래는 몸길이 최대 16미터에 몸무게가 35톤에 달하는 대형고래로 일제강점기 집중 포경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지금은 세계에서 1백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는 귀신고래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한국정부는 1962년 울산 앞바다를 멸종위기에 처한 ‘귀신고래 회유해면’이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제126호)로 지정했다.

미국의 과학자 앤드류가 1912년부터 울산에서 이 고래를 연구, 1914년 논문으로 발표하면서 한국귀신고래(Korean Gray Whale)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수많은 고래 이름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이라는 이름이 붙은 귀신고래는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동해에서 참고래와 함께 가장 흔한 고래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일본이 포경재개를 주장하는 이유

국제포경위원회(IWC)는 고래자원의 합리적 보존 및 관리를 통한 포경 산업의 질서 있는 발전을 추구를 목적으로 1946년 12월, 12개 회원국으로 설립됐다. 우리 나라는 1978년 12월 IWC에 가입했다.

57차 국제포경위원회 회의 둘째 날 상업포경재개의 전제조건이 되는 개정관리제도(RMS. Revised Management Scheme)에 대한 논의에 불이 붙었다. RMS는 고래잡이를 하기 위해 지켜야 할 규제와 절차를 담은 내용이다. RMS의 완성을 통해 상업포경 재개를 바라던 일본은 자신들이 제안한 RMS 수정안을 강력히 제안하면서 이 안이 총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국제포경위원회 결정과 상관없이 상업포경을 재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일본은 RMS 수정안을 총회에 올려 표결에 부쳤으나 57개 참가국 가운데 찬성 23표, 반대 29표, 기권 5표로 회원국 4분의 3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결국 포경찬성 국가와 반대국가의 열띤 논쟁 끝에 RMS에 대해 아무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일본과 노르웨이 등 23개국은 바다에서 고래가 먹어 치우는 물고기가 세계 어획량의 3∼5배에 달하는 만큼 포경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 호주 등 29개국은 포경을 허용하면 고래가 멸종될 수밖에 없다고 맞서고 있다. 심지어 일본은 상업포경재개를 위해 표를 사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 소국, 태평양 작은 섬나라에 경제지원 등 물량공세를 통해 상업포경재개에 지지하는 표를 얻어 표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하며 IWC에서 강력한 포경재개를 주장하는 것은 고래잡이가 거대 산업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포경선, 포경기술, 고래해체기술, 뼈 조립 기술 등 갖가지 고래와 관련한 기술과 자본, 시장이 존재한다. 우리는 회의기간 중에 일본에서 고래로 만든 햄버거가 출시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오거돈 해양부장관 상업포경 지지 논란

한국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오거돈 해양수산부장관이 직접 나서 상업포경재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한국정부의 상업포경재개 지지 결정은 '고래 보호'를 원하는 국민들의 의사를 외면했을 뿐 아니라 울산시가 표방하는 '고래생태도시'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 나라 국민의 59.1%가 고래잡이에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와, 찬성한다는 의견 23.3%보다 훨씬 많았다.

고래는 다른 해양생물에 비해 수명이 길고 재생산율이 낮다. 따라서 한번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면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쉽게 멸종할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 한국에서 포경재개를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고래의 수, 서식지 정보 등 고래 생태계에 대한 종합정보가 너무나 부족하다.

우리 법은 “혼획됐거나 좌초한 고래를 발견한 사람이 소유하도록” 하고 있다. 밍크고래 한 마리의 경매 가가 최고 1억2천만 원 이상 호가하기 때문에 고래는 어민들에게 있어서 유혹의 대상이다. 설사 그물에 걸린 고래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더라도 그 고래가 숨을 거둘 때까지 기다린다.

따라서 현행 법규가 바뀌지 않는다면 혼획되는 고래의 숫자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200여 개의 고래고기 전문점이 있으며, 2004년에는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 173마리가 울산을 중심으로 유통되었다. 이 엄청난 혼획 숫자는 현재 한국에서는 거의 ‘상업포경’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라는 것을 말해준다.

혼획 심각, 포경과 유통판매 근절 원칙 세워야

고래는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해양 야생동물이다. 따라서 포경금지, 유통판매 근절은 원칙이 되어야 한다. ‘바다의 로또’ 고래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한반도 고래의 운명은 멸종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바다에서 고래만 떼어내어 보호할 수도 없다. 포경여부에 대한 논쟁만큼이나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고 안정시키는 것이 바로 고래보호의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는 바다가 준 혜택을 듬뿍 누리는 축복을 받았다. 그러나 바다를 잘 돌보지 않은 결과로 어족자원 고갈이라는 문제에 시달리고 있으며, 육지에서 배출한 폐수와 쓰레기로 오염되고 있다. 바다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그물에는 쓰레기가 걸리고, 해파리 떼와 불가사리로 인해 입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고래는 바다의 깃대종이다. 고래가 살아있다는 것은 바다가 온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래가 살 수 있는 바다를 회복시키자. 바다가 변하지 않으며 고래가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 인간이 변하지 않으면 바다는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생명을 지키는 삶을 택하지 않으면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다. 그것이 포경에 대한 우리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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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 2015/12/05 [01:58] 수정 | 삭제
  • 일본 섹끼 들은 지구아낄줄 모르네요 일본이란 나라는 없어져야해야해요 지구파괴범새끼들 일본에는 진짜외계인 이침공해야해요 터미네이터가 타임머신타고 일제때가서 일본 해충 박멸 했으면 좋겠네요
  • 고래 2015/12/05 [01:53] 수정 | 삭제
  • 와정말 시발쪽바리 새끼들 일제때 우리나라 사람들 밟아대더니 우리나라 천연기념물도 죽이네 하긴 똑같은 인간도죽이는데 고래라고 뭐 다르나 지들이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군요 영화처럼 외계인 이나 터미네이터 가 인간멸종 시켜봐야 정신차리지 와진짜 터미네이터 가존재했음 좋겠다
  • 유희 2005/06/30 [21:15] 수정 | 삭제
  • 고래없는 바다는 상상도 할 수 없다.
  • travis 2005/06/30 [09:11] 수정 | 삭제
  • 여러 생물의 종족을 멸하기도 하고, 그 넓은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으니까요. 이상기온현상이 지구를 덮고 있고 물은 부족하고.
    인간이 자성하지 않음으로 인해 세계가 망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동소심 2005/06/30 [00:05] 수정 | 삭제
  • 돈때문에 생명을 없앤다는게..참

    인간들 너무 잔혹하다는생각이들어요
  • 별리 2005/06/29 [09:51] 수정 | 삭제
  • 고래를 상업적으로 포획해도 된다는 논리 중에 고래를 식용하지 않는 미국이 고래를 식용하는 국가에 대해서 문화적 억압을 가하는 것이며, 그 내부적으로도 미국의 자본논리가 포함되어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아시는 분~?
  • 얌. 2005/06/29 [09:05] 수정 | 삭제
  • 그런 유혹은 뿌리치기 힘들겠네요. 저런.. 그래서 죽은 밍크고래를 발견하는 어민들이 많은 거군요.. ㅠㅠ 그물로 잡아서 죽을 때까지 기다린다는 얘기 들은 적이 있긴 한데 잔인하다 싶었죠. 그런 걸 횡재라고 언론에서 보도하고 그런 것도 문제인 것 같고요. 고래를 발견한 사람이 소유하게 되어있다는 게 법상으로 말이 안되지 않나 싶어요. 그런 건 빨리 없애야할 것 같습니다.
  • reDTea 2005/06/28 [23:56] 수정 | 삭제
  • 우리도 일본처럼 시장이 형성되기 이전에 고래잡이를 못하게 막아야겠어요. 자본이 형성되면 그 때는 막기 너무 힘들어질테니까요.
  • 팽이 2005/06/28 [22:29] 수정 | 삭제
  • 공룡처럼 자연적으로 멸종되는 거라면 모르지만, 인간의 욕심 때문에 동물을 멸종시키는 것은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큰 동물들은 이미 너무 많이 종적을 감추어버렸잖아요.

    언제까지 그렇게 파괴적으로 살 건지 인간의 자성이 필요한데.
    포경 허용하라고 장관이 나선다니 한심하네요.
  • mars 2005/06/28 [19:27] 수정 | 삭제
  • 고래를 인간에 가까운 바다에 사는 포유류라고만 배울 게 아니라 바다생물체고 사라져가는 종이고 왜 중요한지를 학교에서 가르쳐야한다. 생물시간에 생태계를 우리와 연관시켜서 배웠으면 좋았을 것 같다.
  • 엉뚱이 2005/06/28 [15:11] 수정 | 삭제
  • 고래는 고래 일 뿐 어물이 아니다
  • 상미 2005/06/28 [11:17] 수정 | 삭제
  • 고래에 대해서 더 알게 되어서 좋네요. 고래를 좋아하게 될 것 같아요.
    한국에 고래가 많이 살았다니까 신기해요. 태평양 한가운데서만 서식하는 줄 알았는데요. ^^;
    고래 식용으로 금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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