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지구온난화 원인과 대안-1

이명희 | 기사입력 2005/08/09 [02:17]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지구온난화 원인과 대안-1

이명희 | 입력 : 2005/08/09 [02:17]
<일다는 인류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 정도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온난화 현상의 원인과 대안을 모색하는 기사를 기획, 연재한다. 사람의 일상에서 뗄 수 없는 도구가 되어버린 자동차 문화,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인간의 소비행태와 이를 뒷받침하는 거대한 소비와 생활시스템, 그리고 교토의정서를 중심으로 국가 간 권력 구도와 환경정책 등을 살펴본다. 필자 이명희님은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이며,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살아가기’ 블로그(blog.naver.com/pado1425)를 운영하고 있다. -편집자 주>

이동수단에 있어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 자동차는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류 생활을 변화시켰다. 먼 거리를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여러 사람이 함께 이동할 수도 있고, 비나 눈 등 기상조건도 큰 장애가 되지 않는 등 이전 어느 교통수단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자동차로 인해 인류는 이동에 있어 막대한 자유를 얻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인류의 생활을 눈부시게 진보시켰던 자동차는 그 편리함 이상으로 다양한 사회문제,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화석연료 소비증가로 인한 대기오염 심각

자동차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연료는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다. 산업화 초기 대부분의 화석연료는 공장에서 소비되었지만, 20세기 중반을 넘어서면서 일반인들의 생활 속에서 소비량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자동차화’(motorization)란 말을 사용할 정도로 자동차는 우리 삶 깊숙한 곳에 자리잡았다. 한국의 경우도 ‘자동차 1천만대 시대’, ‘마이카 시대’라는 장밋빛 환상을 좇아 달려와, 지금은 자동차 등록대수가 1천5백만 대를 넘어서고 있다.

자동차의 증가는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이어져 우리 나라의 경우 약 22%의 에너지가 수송에너지로 소비되고 있고, 수입되는 석유의 60% 이상이 수송 부문에 사용되고 있다. 한정된 자원인 화석연료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보다 안정적 에너지 수급을 위한 국제적인 분쟁이 끊이지 않고 가격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기 때문에,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나라로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화석연료 소비 증가는 자연스럽게 온실가스와 같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증가로 이어진다. 2001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3차 보고서에서 지난 100년간 지구평균기온이 0.6℃ 상승했으며, 지구온난화는 “인류활동으로 인한 화석연료 소비로 인해 이산화탄소 등 온실기체의 대기 중 농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또한 미래의 기후변화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기체의 농도 변화에 따라 21세기 말까지 1.4~5.8℃ 가량 더워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증가가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시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시민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다. 1990년대 이전 대기오염은 대부분 공장굴뚝과 연탄을 이용한 난방에 의한 것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 자가용이 급속히 증가해 현재 도시 대기오염의 70% 이상은 자동차 배출가스에 의한 것이다. 특히 서울은 85%, 대구는 80% 이상이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시민들, 그 중에서도 어린이나 환자, 노약자 계층의 건강피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전쟁보다 파괴적인 교통사고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도 처참하다. 교통사고로 1년에 1만 명 이상이 죽어가고, 10만 명 이상이 후유 장애로 평생 지우지 못할 상처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 사망자에 대한 사람들의 감각은 아주 무디다. 2003년 기준으로 OECD 28개 회원국 중 어린이(만 14세 이하)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4.1명으로 회원국 평균 2.4명을 훨씬 상회하며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자가용 증가로 도심은 출퇴근 시간대 외에도 항상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끊임없이 도로를 확장하고 개보수하지만, 교통체증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도로공사가 생태계를 파괴하고 도시환경을 삭막하게 만들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 전국 대도시의 자동차 평균주행 속도는 20km/h 내외로 100년 전 마차의 속도보다 빠르지 않다.

‘자동차화’ 사회는 또한 사람의 정신을 황폐화시킨다. 도시 지역 마을에서 주차문제로 이웃 간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또 자동차 운전석에 앉으면 사람을 인격체로 보지 않고, 이동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로 인식하기 쉽다. 노약자나 임산부 등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조금만 뒤쳐져도 위협적으로 경음기를 눌러대는 모습은 무섭기까지 하다. 도로에서 욕을 해대며 싸우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가장 현명한 도시 꾸리찌바의 대중교통 시스템

지구환경위기를 초래할 뿐 아니라 개인의 인성까지 파괴하는 자동차 문화에 대해 반성하고,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 보다 살기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한 실험들이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시사주간지 <타임>),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리포트>) 등으로 불리며, 로마클럽이 선정한 세계 12개 모범도시의 하나이자, 유엔 인간정주회의에서 대표적인 도시발전 사례로 주목을 받았고, UNEP를 비롯 많은 국제기구와 연구소에서 영예로운 상을 수상한 바 있는 브라질의 꾸리찌바 시가 대표적이다.

국제 사회가 꾸리찌바를 주목하는 이유의 핵심은 인간 중심의 교통정책 때문이다. 버스를 지하철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독특한 대중교통 시스템은 꾸리찌바의 상징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스 중앙차로제를 통한 빠른 속도와 편리한 환승 시스템은 시민들이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선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전거 등 무동력 교통수단 정책화해야

한편, 월드워치연구소에서 자전거를 ‘미래의 차’라고 했는데, 자전거가 활성화되어 있는 도시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유명하다. 네덜란드의 자전거 수송 분담율은 33%에 달하는데, 4.8km 이내 거리를 이동할 때의 자전거 이용률은 50%에 달한다고 한다. 자전거의 수송 분담율이 1%에 불과한 미국 등에 비했을 때 네덜란드는 자전거 천국이라 할 수 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은 화석연료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 발생을 줄일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큰 역할을 한다. 자동차가 사라진 도심은 시민들이 쾌적하고 여유롭게 거닐 수 있는 권리를 제공했고, 다양한 문화공연도 열어 암스테르담을 훨씬 매력적인 도시로 바꾸어놓았다.

이렇게 보면 자동차가 아닌 인간적 교통수단, 즉 발로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고,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와 같은 무동력 교통수단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고, 무동력 교통수단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화하는 것은 21세기 도시들의 선택이라기 보단 기본적인 교통계획이어야 한다.

이는 고갈되어가는 화석연료를 둘러싼 국제적 분쟁을 종식시키는 실천이기도 하며,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구환경을 지켜 다음 세대가 살아갈 건강한 삶터를 지켜나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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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음 2008/04/09 [17:07] 수정 | 삭제
  • 자전거를 정 이용못하면 버스와 지하철이라도 열심히 이용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도 버스와 지하철 환승제도라는 좋은 제도도 있고.. 그리고 대체연료로 가는 자동차가 개발되었으면 좋겠네요.. 자동차가 꼭 필요할때도 있거든요..
  • 동소심 2005/08/15 [15:06] 수정 | 삭제
  • 좋겠다는 느낌이들었어요..
    너무 빠르게 빨리만 생각했지..느림의 여유에대해선 생각을 안하는것같아요..

    자동차가필요할만큼..빠름이 그렇게 필요한가..의문인군.
  • 2005/08/13 [23:15] 수정 | 삭제
  • 차를 줄이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합니다.

    버스중앙차로제 정도가 아니고 말이죠.

    그러려면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인구분산 정책과 이어져야 합니다.

    서울시는 계속 수도분할 반대하면서 서울로 집중되는 것들을 챙기려고 할 게 아니라

    인구를 분산시켜서 서울도 맑은 숨 쉬고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합니다.

    인구가 감소해야 도로 개편이나 자전거 도로 이용 등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기사 잘 봤습니다.
  • 323 2005/08/11 [21:11] 수정 | 삭제
  • 생각좀 하고사십쇼.
    자동차 비율을 30프로로 줄여야한다구요? 제발 현실성을 가진 말을 하십쇼.
    만약에 인천에 사는 사람이 서울에 직장이 잇자고 칩시다.
    그런 그 사람이 서울까지 아침에 자전거나 인라인으로 출퇴근을 해야한다는 말입니까?
    차라리 말을 타고 다니자고 하십쇼.
    아니면 조선시대로 돌아가자고 하시던가요.
    이명희 기자님에 의도하는 뜻은 알겟지만... 망상에 사로잡힌 생각입니다.
    차라리 전기자동차나 태양열자동차를 빨리 실용화하자고 하는게 더 빠를것같군요.
    그리고 님이 우려하시는것처럼 지구는 그렇게 쉽게 환경오염으로 멸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세계인구는 환경이 좋앗던 예전보다 더 늘어낫고,인간수명도 늘어낫습니다.
    과학발전과 문명화로인해 안좋은점을 부인할수는 없지만. 과학과 문명의 발달로 인해 우리가 얻은 좋은점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젠간 님이 우려햇던 자동차대기오염같은 문제도 전기자동차나 태양열 자동차가 실용화되면 문제가 해결될꺼구요. 이미 전기자동차나 태양열 자동차는 개발을 햇습니다. 아직 실용화가 안되서 그렇죠.그리고 교통사고요??그럼 인라인이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사고가 안날꺼라고 보십니까? 자전거나 인라인도 사람들이 많이 안타고 다녀서 그렇지..지금의 자동차처럼 많이 타고다니면 그것도 분명히 사고가 일어납니다. 자전거나 인라인 사고가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시는군요...인라인 타다가 뇌진탕으로 죽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전거나 인라인은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떄 쓰이는 수단이지...그게 자동차를 대체할 수단으로 쓰일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이명희 2005/08/11 [14:34] 수정 | 삭제
  • 가급적 자동차 이용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자가용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1999년부터 인라인을 이용해서 출퇴근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직장까지 걸어서 5분도 걸리지 않아 그냥 걸어다니고 있지만요..^^
    최근에는 자전거도 조금씩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인라인이 더 편합니다.
    보행이든, 인라인이든, 자전거든간에 작고, 느리고,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이 중심이 되는 교통체계가 되면 좋겠다는 바램을 갖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전면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자동차와 무동력의 비율이 30대70 정도만 되어도 도시는 전혀 새로운 모습이지 않을까요?^^
    물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걷거나 무동력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건 오히려 개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도심에서 자동차 이용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와 환경을 바꾸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그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완벽하진 않지만, 나부터 실천하고 하나둘 함께 할 친구들을 만들어가는 게 참 중요하겠죠..^^
  • 천연염색 2005/08/11 [02:06] 수정 | 삭제
  • 인라인 붐도 일었는데 대회만 할 게 아니라 인라인을 상용화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도시계획이란 게 이런 데 필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 323 2005/08/10 [21:52] 수정 | 삭제
  • 취미입니다. 정작 자신은 직접 행동으로 실천도 못하면서 말만 번지르하게 하는 인간들이 요즘엔 참 많아서요 ^^
  • 동소심 2005/08/10 [13:35] 수정 | 삭제
  • 비꼬는게 취미신가보군요..^^;
  • 323 2005/08/10 [11:33] 수정 | 삭제
  • 그러는 기자님꼐서는 어딜다닐실떄 항상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나요?
    자전거를 탈줄이나 아실까? ㅋㅋ
  • 2005/08/09 [17:34] 수정 | 삭제
  • 문명은미래를밝혀준게아니라어둡게하고있다.
    파괴한것을돌려주자.
  • 동소심 2005/08/09 [13:53] 수정 | 삭제
  • 우선 자전거 전용도로를 많이 만들어야겠고(지금처럼인도위에그림만그리는거빼고-ㅅ-;) 또 폭력적인 자동차문화가 바뀌어겠지요..뭐 예를들면 도심지에서는 30키로이내로 한다던가..자전거를교통수단으로 이용하면서 느낀것은..폭력적인 자동차이용자들(욕설을 한다거나,위협적으로 지나간다거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하죠..그래서
    인도로 많이다니기도하는듯해요..인도에 사람과 자전거가같이 다니니 너무 복잡하고
    옳은것은 아닌것같아요....^^
  • 바사라 2005/08/09 [10:33] 수정 | 삭제
  • 대중교통 이용 늘린다고 서울시가 도입한 버스 중앙차로제가 외국의 성공 케이스를 보고 본딴 걸로 아는데, 다 자기네 나라 상황에 맞게 도입해야지 땅도 좁고 도로 구성도 너무 다른 상황에서 무작정 도입해서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죠.
    정말로 사람들의 절반 가량이 자전거나 인라인으로 출퇴근하고 학교 다니고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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