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는 인류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 정도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온난화 현상의 원인과 대안을 모색하는 기사를 기획, 연재한다. 사람의 일상에서 뗄 수 없는 도구가 되어버린 자동차 문화,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인간의 소비행태와 이를 뒷받침하는 거대한 소비와 생활시스템, 그리고 교토의정서를 중심으로 국가 간 권력 구도와 환경정책 등을 살펴본다. 필자 이명희님은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이며,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살아가기’ 블로그(blog.naver.com/pado1425)를 운영하고 있다. -편집자 주>
이동수단에 있어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 자동차는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류 생활을 변화시켰다. 먼 거리를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여러 사람이 함께 이동할 수도 있고, 비나 눈 등 기상조건도 큰 장애가 되지 않는 등 이전 어느 교통수단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자동차로 인해 인류는 이동에 있어 막대한 자유를 얻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인류의 생활을 눈부시게 진보시켰던 자동차는 그 편리함 이상으로 다양한 사회문제,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화석연료 소비증가로 인한 대기오염 심각 ![]() 자동차의 증가는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이어져 우리 나라의 경우 약 22%의 에너지가 수송에너지로 소비되고 있고, 수입되는 석유의 60% 이상이 수송 부문에 사용되고 있다. 한정된 자원인 화석연료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보다 안정적 에너지 수급을 위한 국제적인 분쟁이 끊이지 않고 가격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기 때문에,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나라로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화석연료 소비 증가는 자연스럽게 온실가스와 같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증가로 이어진다. 2001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3차 보고서에서 지난 100년간 지구평균기온이 0.6℃ 상승했으며, 지구온난화는 “인류활동으로 인한 화석연료 소비로 인해 이산화탄소 등 온실기체의 대기 중 농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또한 미래의 기후변화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기체의 농도 변화에 따라 21세기 말까지 1.4~5.8℃ 가량 더워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증가가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시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시민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다. 1990년대 이전 대기오염은 대부분 공장굴뚝과 연탄을 이용한 난방에 의한 것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 자가용이 급속히 증가해 현재 도시 대기오염의 70% 이상은 자동차 배출가스에 의한 것이다. 특히 서울은 85%, 대구는 80% 이상이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시민들, 그 중에서도 어린이나 환자, 노약자 계층의 건강피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전쟁보다 파괴적인 교통사고 ![]() 자가용 증가로 도심은 출퇴근 시간대 외에도 항상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끊임없이 도로를 확장하고 개보수하지만, 교통체증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도로공사가 생태계를 파괴하고 도시환경을 삭막하게 만들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 전국 대도시의 자동차 평균주행 속도는 20km/h 내외로 100년 전 마차의 속도보다 빠르지 않다. ‘자동차화’ 사회는 또한 사람의 정신을 황폐화시킨다. 도시 지역 마을에서 주차문제로 이웃 간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또 자동차 운전석에 앉으면 사람을 인격체로 보지 않고, 이동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로 인식하기 쉽다. 노약자나 임산부 등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조금만 뒤쳐져도 위협적으로 경음기를 눌러대는 모습은 무섭기까지 하다. 도로에서 욕을 해대며 싸우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가장 현명한 도시 꾸리찌바의 대중교통 시스템 ![]()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시사주간지 <타임>),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리포트>) 등으로 불리며, 로마클럽이 선정한 세계 12개 모범도시의 하나이자, 유엔 인간정주회의에서 대표적인 도시발전 사례로 주목을 받았고, UNEP를 비롯 많은 국제기구와 연구소에서 영예로운 상을 수상한 바 있는 브라질의 꾸리찌바 시가 대표적이다. 국제 사회가 꾸리찌바를 주목하는 이유의 핵심은 인간 중심의 교통정책 때문이다. 버스를 지하철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독특한 대중교통 시스템은 꾸리찌바의 상징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스 중앙차로제를 통한 빠른 속도와 편리한 환승 시스템은 시민들이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선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전거 등 무동력 교통수단 정책화해야 ![]()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은 화석연료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 발생을 줄일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큰 역할을 한다. 자동차가 사라진 도심은 시민들이 쾌적하고 여유롭게 거닐 수 있는 권리를 제공했고, 다양한 문화공연도 열어 암스테르담을 훨씬 매력적인 도시로 바꾸어놓았다. 이렇게 보면 자동차가 아닌 인간적 교통수단, 즉 발로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고,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와 같은 무동력 교통수단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고, 무동력 교통수단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화하는 것은 21세기 도시들의 선택이라기 보단 기본적인 교통계획이어야 한다. 이는 고갈되어가는 화석연료를 둘러싼 국제적 분쟁을 종식시키는 실천이기도 하며,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구환경을 지켜 다음 세대가 살아갈 건강한 삶터를 지켜나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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