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권은 누가 지키나

강남구 CCTV 100대 증설 계획

윤정은 | 기사입력 2005/09/12 [23:19]

프라이버시권은 누가 지키나

강남구 CCTV 100대 증설 계획

윤정은 | 입력 : 2005/09/12 [23:19]
지금 만약 서울 강남의 어느 골목을 걷고 있다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일거수 일투족이 누군가에 의해 감시되는 것은 물론이고, 얼굴이 “실시간 수배자 얼굴과 비교 대조되고 있다.”

강남구에는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설치된 272대의 CCTV(감사카메라)가 24시간 작동하고 있다. 또, 이 CCTV들이 전송하는 데이터들을 통합 관리하는 관제센터에서 일하는 모니터 요원들에 의해 정보들이 기록,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구엔 100대의 CCTV를 더 신설될 예정이라 한다. 강남구가 방범용 CCTV를 증설하겠다고 나서자, 과연 CCTV가 범죄예방효과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감시카메라 범죄예방 ‘반짝’ 효과

지난해 강남구에 CCTV를 설치하면서 강남경찰서는 설치되는 감시카메라에 대해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22배의 줌 기능에, 실시간 수배자 얼굴과의 비교 대조하는 등으로 그 기능을 설명하면서, CCTV가 범죄 예방 및 신속한 범인 검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강남구의 CCTV 설치 확대를 두고 “실효성 없는” 설치이며, “범죄율 감소 효과도 없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또한 다산인권센터를 비롯한 시민인권단체들은 8일 강남구청 앞에서 경찰청의 ‘CCTV와 범죄예방설’에 대한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강남구 CCTV 확대 설치를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체들은 서울경찰청이 CCTV가 범죄예방 효과가 있다고 제시한 자료로 2004년 8월 CCTV 설치 직전 122건이던 5대범죄 발생율이 한달 후인 9월에 95건으로 감소 효과를 보였던 것은 “반짝 효과였을 뿐”이라고 발표했다.

살인강도 증가, 강간 절도 폭력 여전

즉, CCTV 설치 다음 달에 범죄발생이 잠깐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6개월만인 2005년 2월에는 123건으로 다시 증가”한 걸로 보아, “CCTV 설치 효과는 매우 일시적이었다”는 것이다. 반면 같은 시기에 대조적으로 방범용 CCTV를 설치하지 않은 “강남구 이외의 서울 전체 범죄 발생율은 0.01% 감소하는 현상”까지 있었다며 경찰청의 주장이 과장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1개월간 CCTV를 활용한 범인 검거 건수가 36건에 불과해 범죄수사라는 측면에서도 CCTV 설치가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시된 자료에 의하면 경찰청이 발표한 5대범죄 발생율 중 CCTV 설치 이전과 이후 각 1년간의 범죄발생건수 순위를 비교하면, 서울시 전체 31개 경찰서 중 강남서에 접수된 살인과 강도 범죄발생 건수 순위는 오히려 높아졌다고 한다. 절도, 강간, 폭력 사건 또한 순위변동이 없는 걸로 나타났다. 즉, CCTV 설치 전 서울 전체 31개 경찰서 중 강남서가 강간, 폭력, 절도 발생 건수가 18위였는데, CCTV 설치 후에도 순위변동은 없었다. 살인은 16위에 11위로, 강도는 8위에서 3위로 오히려 증가했다고 한다.

개인 정보 도둑 잡듯 “훔친다”

제 아무리 좋은 성능이 좋은 CCTV가 나오면 뭣하겠는가. 범죄 또한 더욱 치밀하고 지능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이 제시한 자료에서도 보듯이 CCTV는 일시적인 반짝 효과는 있을 뿐, 범죄예방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 대에 1천5백만원 한다는 CCTV를 강남구 일대에 대규모로 설치한다고 강남의 범죄 문제가 해결될까. 되려 심화되는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만 부채질할 뿐이다. 지난해 CCTV 설치 예산 80억은 강남구청이 전액 지원했다. 올해 또한 100대 확대 설치에 드는 예산은 150여 억에 이른다.

사실상 더 큰 문제는 거리에 즐비하게 설치되어 있는 CCTV에 의해 초상권 및 프라이버시권의 침해 문제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인권’에 관련한 문제다. 지난해 강남경찰서는 CCTV 설치 장소에 알림판으로 알려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길목에 놓인 알림판이 인권을 지켜주진 못한다. 길이 하나뿐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지나가야 하는 사람들이 겪는 인권침해는 어쩔 도리가 없다.

일상적으로 공권력에 의해 인권이 개인의 정보가 수집되고 침해되고 있는 사회. 범죄를 예방하겠다며 CCTV 설치를 주장하는 경찰청과, 실효성도 의심되는 CCTV의 예산을 세금으로 충당하는 강남구청의 행정편의적인 발상에 의해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을 추구하는 개인의 권리가 밤낮없이 침해되고 있는 실정이다.

CCTV에 의해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매일 일상적으로 받는 인권침해는 누가 구제해줄 것인가. 시민을 지킨다는 경찰에 의해, 시민의 인권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침해 받고 있는, 이 아이러니한 현실이 캄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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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ok 2005/09/15 [15:34] 수정 | 삭제
  • 경찰이 방범만 할 게 아니라, 프라이버시권도 지켜줘야 하는 임무가 있는 것 아닌가요? CCTV 전역에 까는 건 너무 심한 통제라고 생각해요.
  • 2005/09/14 [15:21] 수정 | 삭제
  • 원래 남 훔쳐보기 좋아하는 경향이 강하잖아요..
  • bear 2005/09/13 [22:54] 수정 | 삭제
  • 온갖 종류의 카메라에 지금까지 내가 찍힌 게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보면 끔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