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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갯벌은 살고 싶다
물막이 공사 막기위한 행동에 동참을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김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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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소송 대법원 판결 결과가 나왔다.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역시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당장 조개 잡아 살던 지역 어민들, 조개를 채취하고 운반하고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들이 ‘환경 난민’이 될 일이 깜깜하다. 이런 세상에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에 점점 더 회의가 들긴 하는데 우리 아이들,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은 넓은 새만금 갯벌에서 ‘뻘짓’하며 장난치지도 못하고 게 구멍을 들여다보거나 조개를 잡으며 놀 수도 없다는 사실이 막막하다.

당장 바닷물이 막히고 나면, 영영 오지 않을 바닷물을 기다리며 영문 모르고 질식해 죽어갈 갯벌 생명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매일 일정한 시간마다 물이 들어와서 숨도 쉬고 밥도 먹고 대대손손 살았는데. 그 물이 나날이 탁해지다가 어느 날부터 뚝 끊겼음을 느낀 조개는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들기도 해보고 입을 꽉 다물어보기도 하지만 결국 하얗게 말라 죽어가겠지. 그리고 필리핀에서 태어나 냄새 따라 돌아온 실뱀장어들, 호주에서 날아와 중간 경유지로 쉬어 가던 새만금이 없어져 어리벙벙할 도요새들….

환경오염으로 불치병, 난치병은 늘어만 간다. 부자들은 한국에 깨끗한 공기, 깨끗한 물이 남아있지 않아도 뉴질랜드, 캐나다, 남태평양 섬 등으로 날아가서 요양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환경재앙을 그대로 겪어야 한다.

바다가 없으면 산도 없다

새만금을 메워 쌀농사를 짓겠다고 했는데, 아이들 기르기 힘들어져 인구가 점점 줄고 있는데 농지를 늘려 쌀을 증산하겠다는 논리가 말이 되는가.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정권 때도 못한 쌀 개방을 결국 한 게 노무현 정권이란 사실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부산시만한 넓이를 1.5m 두께로 덮어서 땅을 만든다 한다. 이 복토(覆土)에는 15년간 남한 전체에서 하는 모든 공사에 들어가는 흙을 쏟아 부어야 한단다. 서울 남산 29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불교의 경구 같은 말 하나가 떠오른다. ‘바다가 없으면 산도 없다’. 지극히 현실적인 말이다. 이미 방조제 쌓느라 해창산이 다 뜯겨나갔다. 하나의 파괴가 연쇄적인 파괴를 불러온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인공담수호의 수질을 단 한 번도 목표에 맞춘 적이 없다는 과거 사실과, 새만금 호수의 수질은 사상 최악일 것임을 경고하는 전문가들의 미래 예언도 생각난다. 오히려 그 수질 관리 실패의 역사를 ‘지금껏 다른 호수도 다 실패했는데, 왜 새삼스럽게 새만금만 가지고 물고 늘어지느냐. 못해봐야 본전 아니냐.’는 논거(?)로 삼던 법정에서의 공단 측 모습도 떠오른다. 시화호, 영산호처럼 죽음의 호수가 된 새만금호에서 나오는 지독한 악취가 벌써 느껴진다.

실리콘밸리같은 첨단산업단지를 만든다거나, 540홀 규모의 세계 최대의 골프장을 만든다거나, 자기부상열차를 깔겠다거나, 중국 청도까지 550㎞에 이르는 해저터널을 건설하겠다거나, 호화 유람선을 오가게 하고 라스베이거스 같은 테마관광도시로 만들겠다거나, 동북아 시대 최대의 항만을 만들겠다는 말 잔치에 혹해서, 새만금을 막기만 하면 뭔가 획기적인 일이 일어날 거라고 믿고 있는 전북도민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그 환상이 깨어졌을 때 패주할 대중, 오히려 더 힘없는 소수자에게 엄한 분노를 쏟아 부을 군중이 떠올라 멍해진다.

지금껏 들어간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들여야 새만금을 메울 수 있는데도 새만금 사업은 막바지인 것처럼, 이 사업에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은 국책사업을 가로막는 매국노로 몰아세우는 언론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민다. 자기 밥그릇을 지키려고 세금을 탕진해가면서 여론을 조작하고 로비 하러 돌아다니는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 공무원들, ‘오히려 새만금을 막음으로써, 사람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환경을 오염시키는지 직접 눈으로 보여줌으로써 경각심을 일으켜, 더 큰 재앙을 사전에 막는 것도 환경을 지키는 좋은 전략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최수, 전라북도 농림수산국장)같은 말도 공식적으로 올리는 전북 공무원들, 대통령이 되자 새만금 강행으로 입장을 돌린 노무현.

새만금 갯벌로 달려가자

10년 뒤, 20년 뒤에 다시 방조제를 허물고 콘크리트를 뜯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이나 생태적이나 사회적으로 그러지 않을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소위 ‘선진국’에서는 옛날의 간척사업을 후회하고 다시 복원하고 있다. 선진국의 예는 이럴 때 참고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시화호는 결국 담수호로 만들기를 포기하고 바닷길을 열어 바닷물을 유통시켰더니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새만금도 언젠가는 다시 저 방조제를 깨고 다시 바다와 만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백합, 민챙이, 짱둥어, 도요새는 없다. 새만금에 의지하고 살던 어민들, 오래 이어져 내려오던 어촌 공동체, 그레로 조개를 찾아내고 밀물과 썰물 때를 판단하며 철새들이 오가는 것을 이해하는 전통적인 문화, 언어, 생활양식도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패배했고, 우리의 미래 세대는 새만금 사업이라는 어리석은 역사의 상징을 보며 다시 한 번 패배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그 때도, 물막이 공사를 하건 복토공사를 하건 다시 방조제 허무는 공사를 하건, 토목건설 마피아는 영원한 승리자다. 전북의 뒤틀린 민심을 등에 업고 이 엽기적인 공사를 주도하는 지금의 공무원도, 실패한 국책 사업을 인정하고 복원공사를 주도할 훗날의 공무원도 역시 영원한 승리자다.

새만금 끝물막이 공사는 3월 17일 시작됐다. 천만금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의 갯벌을 정치적 속셈들이 목 졸라 죽이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그러나 새만금을 살리기 위한 행동은 멈추지 않고 계속 되고 있다. 이 절박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지역 어민들의 투쟁이 새롭게 점화됐다. 그리고 3월 19일, 새만금과 이 땅의 생명 평화를 생각하는 모든 이들을 전북 부안군 새만금 갯벌에서 만나는 큰 판이 진행된다. 좌절과 슬픔을 딛고 새만금으로 달려올 당신을 기다린다. (www.nongbalge.or.kr)


<새만금 물막이 공사 저지를 위한 3.19 전국 행동의 날! 3월 19일 2시에 전북 부안 새만금 방조제 앞에 모입시다. 서울에서는 오전 8시 지하철 3호선 양재역 7번 출구 서초구민회관 앞에서 버스가 출발합니다. 녹색연합(greenkorea.org)에서 신청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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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3/17 [19:47]  최종편집: ⓒ 일다
 
06/03/18 [13:23] 수정 삭제  
  10년 뒤에 다시 방조제를 허물고 콘크리트를 뜯어내게 될 것 같군요. 왜 이렇게 어리석은 행정을 하는 건지, 그렇게 자기 이윤만 따지는 사람들, 그래봤자 전 국민의 1%도 안되는 사람들 이기심 때문에 생명같은 환경이 망가지고 지금의 갯벌이 사라져야한다니 너무 분노스럽습니다.
오리 06/03/19 [12:23] 수정 삭제  
  좁은 땅에서 산도 파헤치고 갯벌도 없애고..
jisun 06/03/19 [16:35] 수정 삭제  
  천혜의 자원을 인간이 고마워하기는커녕 인위로 덮어버리는 군요.
지금 그 곳의 수많은 살아있는 생명들에게 전쟁이 시작되었군요.
일방적으로 당하고 또 당하는 전쟁이.
모래 06/03/20 [20:32] 수정 삭제  
 
갯가고 싶었는데 뉴스보도에도 찾아보기 어렵더군요.
안타깝습니다.
.... 06/03/21 [16:42] 수정 삭제  
  새만금 개발은 범죄행위라고 생각한다. 자연에 대한 범죄고, 결국 인간들에 대한 범죄가 될 것이다.
크리스 06/03/22 [13:32] 수정 삭제  
  서울이나 서울 근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좀더 여론이 관심을 둘텐데, 전북 지역개발문제로 국한시켜서 보는 면이 큰 것 같네요.
갯벌을 메워서 농지를 만들고 유원지를 만들고 골프장 짓고, 돈에 미쳤다는 생각이 들 뿐이에요. 미친 거죠. 따져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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