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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 세대가 아토피 세대에게
개발이익만 좇다 피해 떠넘겨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윤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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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잡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 5월호는 특집 제목을 “어른의 아이, 아이의 어른”으로 잡고, 장난감 문제를 다뤘다. “새만금 숨통이 막혔습니다. 오늘의 어른들은 미래의 아이들에게 무거운 책임을 떠넘기고 말았습니다. 한쪽 방향으로만 달려온 덕분에 미래의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끝을 알 수 없는 아픔을 넘겨 받았습니다”라며 침통하게 서두를 시작하면서 “어른과 아이가 어떻게 연결되고 변화하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지 찾아본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이라고 밝혔다.

얼마 전 중고등학생 환경기자단을 만난 자리에서 “나를 포함해 우리 윗세대들은 개발독재 기간을 거쳐 ‘개발 신화’와 ‘개발 논리’를 가지고 있는 세대”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개발 세대’라는 뜻이 제대로 전달될까 싶어, “‘환경이나 환경운동’ 같은 단어보다 ‘개발과 새마을운동’ 같은 걸 보고 자랐고, 개발을 최고의 선으로 교육 받고, 믿고, 자랐다”고 덧붙였다.

물론 우리 어렸을 적에도 학교에서 ‘환경오염’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공장의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등과 같은 문제는 개발이나 문명의 발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것, 불가피한 것 정도로 여겼었다. 점차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대한 얘길 접할 기회도 있었지만, 당시 우리 세대가 어른들로부터 받아들였던 메시지는 여전히 개발우선론이었다.

교사들로부터 현재의 환경오염의 대가를 미래세대인 우리 세대에서 치루게 될 것이고, 당장 십년 후에라도 그 피해의 정도와 양상에 따라,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게 될 것이란 정보를 들은 적은 없었다. 그때도 환경보다는 개발이 우선이었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 상당수가 아토피를 갖고 태어나는 현상들, 이들 ‘아토피의 세대’를 보면서 환경피해라는 것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환경호르몬이라든가, 피해를 유발하는 물질들에 대한 정보를 통해 그것이 몸 안에서 어떻게 축적되고, 생태계 사슬 안에서 어떻게 다른 생물들에게 전달되고, 또 이후 세대들에게 전이될지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우리 세대가 아니라 이후 세대들이 현재의 개발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 사실과, 미래 세대들이 환경파괴의 직접적인 피해자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우리 사회가 개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려면 ‘아토피’ 정도로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새만금이 끝내 막혀버리는 기막힌 현실 앞에서도, 아직 개발세대들은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다. 앞으로 환경파괴로 인해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오고, 그 피해가 눈 앞에서 처참하게 드러날 때쯤에야 지난 날의 과오를 되돌아볼런가 모르겠다.

초등학교 때 배웠던 교과서에선 서해안 갯벌을 메워 농토로 바꾸는 사업을 ‘간척사업’이라고 정의했고, 4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사회시험에서는 곧잘 “간척사업”을 정답으로 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간 몇 년 동안 “간척사업”이라고 정답을 써서 ‘맞췄을 때’ 주는 동그라미를 얼마나 많이 받았을까? 학교시험뿐만 아니라 각종 학습지까지 포함한다면 “간척사업”이라는 정답으로 빈칸을 얼마나 많이 메웠을까.

그런 정답을 많이 써서 칭찬받고, 점수를 많이 받았던 학생들이 지금에는 정책입안자가 되었거나, 누군가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되었거나, 기업에서 보다 나은 임금을 받고 일을 하거나, 권력자의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을 것이다. 개발 문명은 계속해서 더 맹위를 떨칠 것이다.

직접적인 환경피해뿐 아니라, 야생동물들의 서식지가 도로를 통해 갈기갈기 찢어지고 로드킬로 인해 야생동물들이 멸종될 위기에 처할 지경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빠름”을 자랑하고 교통발달의 혜택을 말한다. 지금 당장에도 어떤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막대한 개발 이익을 볼 것이다. 우리 세대 또한 그 빠름의 혜택을 받고 있긴 하다. 그러나 많은 동물들이 사라지고 생태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된다면, 그 피해는 지금 어린이들, 그리고 미래 세대들이 받게 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한 후에는 자신이 자랐을 적 마을과 숲을 추억하며 손자손녀들을 위해 “숲과 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얘기한 것만 보더라도 그 세대들이 ‘개발’과 ‘환경’을 선후, 우위의 개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현재 환경전문가들에 의해 “현 정부 5년 사이에 이뤄진 개발 사업은 박정희 정권 이래 20년 동안 해온 규모와 개발폐해보다 더 클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임기 내에는 개발 사업으로 환경을 다 파괴해놓고선 “퇴임 후엔 숲과 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니, 환경운동은 ‘먹고 살만 하니까 하는 호사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아직 피해의 정도와 양상이 어떻게 드러날지 예측할 수 없지만 미래 세대는 환경 피해의 당사자들로서, 노무현 대통령의 세대처럼 퇴임 후에나 늙어서 숲을 가꾸는 일을 할 정도로 ‘환경 사안’이 느긋하지 않다. 개발 세대들은 개발을 통한 이익만을 보겠지만, 이후 미래 세대들은 자신들이 향유하고 함께 할 자원과 생태계를 최대한 뽑아 쓴 윗세대들의 ‘얄팍함’과 ‘이기주의’에 돌을 던질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앞으로 아이들이, 미래 세대들이 개발의 대가를 지불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타도록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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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5/17 [05:41]  최종편집: ⓒ 일다
 
간척사업 06/05/24 [02:31] 수정 삭제  
  저도 그 간척사업 문제 생각나요.. 사회였나 자연이었나. 정말 자주 나왔었죠.. 땅을 넓혀서 잘 살 수 있다 뭐 이런 식이었던 것같아요. 새만금 사태도 정말 안타깝고, 태어날 아이들도 안타깝고.. 이래 저래 답답--하네요.
모찌 06/05/25 [03:10] 수정 삭제  
  저는 성인아토피라;; 지금도 매우 고통받고 있는 상탠데 원 -ㅅ-;;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었는데..정말 남얘기같지가 않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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