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의 인권은 어디에?

북한 난민 여성, 어떻게 도울 것인가

윤정은 | 기사입력 2006/05/31 [02:24]

탈북여성의 인권은 어디에?

북한 난민 여성, 어떻게 도울 것인가

윤정은 | 입력 : 2006/05/31 [02:24]
북한 난민 여성, 특히 북한을 이탈하여 중국에 머물고 있는 여성들이 겪는 인권침해 문제가 심각하다는 보고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다양한 시각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5월 29일 배재대학교 학술지원센터에서 “북한 난민 여성, 어떻게 도울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 토론회는 (사)좋은벗들 창립10주년 기념으로 준비되었고,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전문가 토론’ 두번째 주제였다.

혼인 형태의 조직적 ‘인신매매’ 만연

현재까지 중국에 체류하는 탈북 난민의 규모와 실태에 대해선 정확한 공식통계가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노옥재 좋은벗들 사무국장은 “중국체류 탈북난민 수가 적게는 3만에서 30만까지 얘기가 됐다. 현재 한국에 들어와있는 탈북자 수가 9천 명인데, 4배에서 혹은 30배 이상이 중국에서 살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난민들의 상태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이 무엇보다 필요함”을 강조했다.

통일연구원 이금순 선임연구원은 “북한 여성의 이주 혼인과 인권 문제”라는 측면에서 “북한 주민들의 ‘탈북’은 ‘이주자’ 차원에서 새롭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탈북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북한주민들의 ‘국외 이주현상’이 매우 다양한 모습을 띠게 되었다는 점에서 단순히 ‘난민’ 차원에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북한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는 북한 내에서도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며, 중국 내에서는 주로 ‘혼인’이라는 형태를 통해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특이점이 있다. 또한 초기에는 국경을 비롯한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현재는 북한 여성들에 대한 거래가 중국의 내륙 지역으로 깊숙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실태조사를 근거로, 감금된 채 ‘성적인 노리개’로 전락한 경우, 무차별적인 성적 학대와 폭력에 시달리는 경우, 또한 중국 내의 범죄 조직들이 개입하는 경우, 여성들이 여러 번 팔리는 경우 등 북한 여성들이 중국 내에서 겪는 심각한 인권침해 실태가 발표됐다.

“한국 남성들의 수요가 있다”

이금순 연구원은 중국에서 북한 여성들을 사는 남성들은 초기에는 농촌지역 남성들 중 조선족의 비율이 대부분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한족 남성의 비율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연구원은 ‘예민한 사안’임을 전제로 깔고 ‘중국 내에서 북한 여성들을 사는 남성들’ 중에서 “한국 남성들의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는 도시에서도 북한 여성들이 ‘성 상품’으로 팔리는 형태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면서, 현재 중국의 도시를 주변으로 ‘화상채팅’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것은 한국업체와 한국인들이 중국으로 가서 사업을 하는 것이며, 탈북 여성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들 업체에 상품으로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남성들이 중국에서 북한 여성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경우에 대해 이금순 연구원은 “국내의 성매매특별법으로 단속, 처벌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남성에 의해 이뤄지는 북한 여성들에 대한 인권침해 및 성매매 사실은 충격적이다. 탈북 여성들의 문제가 ‘불쌍한 동포인 우리 누이가’라는 전제에서 민족적, 감정적인 차원에서 다뤄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좋은벗들의 법륜스님 또한 “처음에는 한족과 혼인한 난민 여성들의 겪는 고통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한족에 대한 감정이 나빴다”고 실토하며, 그러나 이 문제는 “가난한 극빈층의 문제로서” 해결방안을 중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한국 시민사회 내에서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정 국가의 문제로 접근하지 말자’ 의견도

또, 이날 토론회에서는 탈북 여성 문제가 중국 등과 같이 어느 특정한 ‘국가’가 부각될 문제도 아니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중국 내에서 장기체류 중인 북한 여성들을 구제하고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실질적인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결혼해서 5년 이상 살고 있는 북한 여성들, 중국인 남성과 북한 여성 사이에 태어난 어린이, 법적인 절차뿐 아니라 긴급히 빈곤에서 구제되어야 하는 여성과 그 가족 등”에 대해 “여성에 대해서는 임시거류증이라도 발급되어야 하고, 아이의 경우는 공민증 발급과 취학을 위한 법적 구제 절차 등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토론자를 포함해 참석자들도 입을 모았다.

이금순 연구원은 북한 여성들이 중국으로 건너오는 경우를 크게 ‘강제적 결혼’과 ‘자발적 결혼’으로 설명했다. 북한의 경제난과 함께 국경 지역에서의 인신매매로 인해 누구에게 팔려가는지 알지 못하면서 중국 남성에게 인계되는 경우와 같은 강제결혼의 형태도 있지만, 일부 여성들은 “시집을 보내주겠다, 시집가서 살면 고향에 있는 식구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해서 미혼 여성뿐만 아니라 기혼 여성들도 결혼을 선택한 경우들이 있다고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는 중개인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오히려 북한 여성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고, “돈을 받기는 하지만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여성들이 겪는 인권침해와 인신매매를 비롯한 성적인 폭력에 대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당사자인 북한여성, 중개인, 상대 남성들뿐만 아니다. 탈북 여성 문제와 관련하여 관련 선교단체, 한국NGO, 인권단체, 이를 보도하는 언론들의 태도와 접근방식도 함께 점검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권리와 보호방법 모색해야

이와 관련해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됐는데, 특히 “중국 내 북한 여성들이 겪는 인권침해를 대해 지나친 피해자화 하는 시각”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또, 탈북 여성들이 겪는 인권침해를 단일한 원인과 방식으로 단순화시키거나, 연민이나 동정심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일관하며 “불건전하게 생활했다”는 등의 단어로 설명하는 것은 ‘북한 여성들을 하나의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비출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가난한 북한 여성들이 국경을 넘어 중국에 체류하면서 성적인 폭력을 겪고, 다양한 폭력의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가 어느 특정한 국가의 문제로 부각되어, ‘중국’의 문제 혹은 ‘북한’이나 ‘제3국’의 정부나 국가의 문제로만 얘기되거나, 정치적인 문제로 접근되는 시각에 대해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현장에서 실태조사를 벌인 조사자들을 중심으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취약한 이 여성들이 이동, 이주하는 경로를 따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중국의 내륙으로 이동한 숫자가 많다는 실태 보고가 나오고 있는만큼, 이들에 대한 보호 방법이 시급히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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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 2006/08/11 [16:39] 수정 | 삭제
  • 한심하고 이중적이고 나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한국남성들.
    한국남성들을 "대부분" 성매매가 잘못인 줄도 모른다.
  • 종이 2006/06/01 [16:33] 수정 | 삭제
  • 민감한 이야기도 공적인 장에서 논의가 되는 것 같군요. 저도 좀 쫓아다녀봐야겠군요.
  • cat 2006/05/31 [15:33] 수정 | 삭제
  • 성매매 문제에서 빠지지 않는군요.
    중국에서 탈북한 북한여성들의 몸을 사다니, 쓰레기같은 놈들 화가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