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재산권운동 돌아보자

민법개정안 둘러싼 여성운동 내부 비판

윤정은 | 기사입력 2006/08/02 [04:19]

여성재산권운동 돌아보자

민법개정안 둘러싼 여성운동 내부 비판

윤정은 | 입력 : 2006/08/02 [04:19]
법무부는 현행 민법의 부부재산제와 협의이혼제를 개선, 보완해 ‘민법(친족, 상속편) 일부 개정법률안’을 완성하고, 지난 7월 26일 “국민에게 미리 알려 이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고 개정법률안에 대해 입법 예고했다. 이에 7월 28일 여성단체들은 크게 반발하며 “법무부의 민법 및 가사소송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여성단체 의견”을 밝혔다. 호주제 폐지를 중심으로 민법개정운동을 전개해온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이하 여성의전화)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이 반대 의견을 낸 여성단체들이다.

이들 단체들이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민법개정안의 전체 내용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민법개정안 내용 중 ‘부부재산제도에서 혼인 중 재산 분할’, ‘부부 일방에 의한 주거용 건물에 대한 처분 제한’, ‘배우자 상속분에 대한 내용’, ‘협의이혼 시 자녀양육비 확보를 위한 방안 제시’ 등에 대해선 “여성단체의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기에 환영한다”고 의견을 냈다.

반면 여성단체가 법무부 안에서 주요하게 반대하는 내용은 “부부별산제를 기본원칙으로 하는 부부재산제도”와 “이혼숙려기간 의무화” 부분이다. 여성의전화는 현행 민법의 부부별산제 규정이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이라 하더라도 법적으로 명의를 가지지 못한 부부 한쪽의 잠재적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고, 이혼 시 재산분할청구권과 관련해 많은 문제를 야기해왔다”는 점에서 반대해왔다. 여성의전화는 지난 2월 7일 현행 민법의 부부별산제를 대폭 개정한 ‘부부공동재산제’(대표발의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를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부부공동재산제 개념, 비판 목소리 대두

그런데 민법개정안 논의를 둘러싸고 여성운동진영 내 또 다른 주장이 대두됐다. 법무부가 입법예고를 알린 바로 직후인 7월 27일,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민법개정안 논의를 통해 생각해 본 여성의 이해와 페미니즘”이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의 페미니즘을 돌(아)보는 사람들’이 주최했다.

이날 발제와 토론에 참가했던 이들은 주요하게는 법무부의 “‘민법개정안’의 의의와 한계”를 짚으면서 ‘이혼숙려제도 반대’에 대해선 여성단체들과 뜻을 함께했지만, 여성의전화 등이 주장하는 “별산제 반대 논리”에 대해선 “근거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사회와 토론에 나섰던 이박혜경(한국의 페미니즘을 돌(아)보는 사람들) 회원은 여성의전화가 몇 년간 주창해온 부부공동재산제를 근간으로 하는 ‘여성의 재산권 확보 운동’에 제동을 걸며, “부부공동재산제 개념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명확히 드러내기도 했다.

발제를 맡았던 박선영(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최순영(민노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부부재산공유제에 대해 “재산을 부부가 공유한다는 발상은 독립한 개인을 전제로 하는 근대시민법체계에 반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비판했다.

“여성단체들 별산제 반대 논리 미흡”

토론자로 참석했던 조순경(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1999년 이후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을 중심으로 이루어온 여성재산권운동은 최근 민법개정안이라는 성과를 이루어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부부재산제와 재산균등분할’이라는 원칙의 논리적 근거와 법안이 가져올 현실적 결과에 대해 조목조목 짚으며, “여성의 재산권 확보를 통한 여성의 경제세력화” 측면에서 현재 여성운동이 취하는 방법론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조순경 교수가 주요하게 짚은 대목은 여성의전화나 법무부 안에서 한결같이 주장되고 있는 ‘재산 균등분할 원칙’이다.

법무부의 민법개정안은 ‘이혼시 재산의 균등 분할원칙’과 ‘배우자의 상속분 조정’ 항목에서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의 가치 평가를 통해 “부부평등의 원칙에 입각하여 (…) 원칙적으로 균등하게 분할하도록 규정”하고, “혼인 중 재산분할 받지 않은 피상속인의 배우자 상속분은 일률적으로 5할로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그동안 여성의전화가 주최한 각종 토론회에서나 여성연구자들에 의해 주장되어온 ‘재산의 균등분할 원칙’에 대해 조순경 교수는 “논리적 근거가 미흡”하고 “균등분할 방식이 법적 안정성을 높일 수는 있으나 법적 공정성은 크게 훼손할 수 있다”고 문제제기 했다. 즉 소득수준, 여성의 취업여부, 자녀 수, 거주 지역, 배우자의 연령 및 상태 등 다양한 조건들에 의해 가사노동의 가치와 재산형성 기여도가 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사노동 가치를 인정해 절반씩의 재산분할을 선언한다면, 한국 사회에서는 월 소득 2천만 원인 가족의 경우와 월 소득 2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의 가사노동 가치는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즉, 사회가 가사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는 태도와 논리로서 타당하지 않다는 것.

도시 전업주부과 여성농민의 삶

한편 이박혜경 회원 또한 여성운동 진영 내에서 주장되었던 “균등주의나 부부공동재산제”에 대해 “주장해야 할 근거가 이론적으로 불명확했고 선언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법무부 개정안의 배우자 절반 상속분 규정은 편의주의적”이라고 비판하며, “이러한 균등주의가 어떤 여성에게는 이익을, 어떤 여성에게는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이박혜경씨는 “경제적인 문제는 사회계급 관계에 끼칠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며 농사일과 가사노동의 이중부담을 겪는 여성농민과 도시 전업주부를 비교했다. 여성들마다 가족의 재산형성 기여도가 다른 사례를 제시하며, 이럼에도 불구하고 재산균등분할과 공동재산제를 주장하는 것은 여성운동이 “도시 전업주부 여성이 평균적인 여성의 삶이라는 가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조순경 교수는 헌법과 근로기준법 등에서는 노동권의 주체를 개인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부부재산공동제는 재산권의 주체를 부부로 설정”해놓음으로 인해 서로 상충되고, “결과적으로는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을 정당화하는 기제로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성운동, 자기재산 자기명의 운동 펼쳐야

이날 토론회는 법무부의 민법개정안에 대한 비판뿐 아니라, 지난 몇해 동안 여성의전화가 주도해온 ‘부부공동재산제’ 입법 활동과 ‘여성 재산권 확보 운동’에 대해 평가하고, 운동의 논리와 방법론을 검토했다는 점에서 주의를 끌었다.

토론회를 주최했던 ‘한국의 페미니즘을 돌(아)보는 사람들’은 부부공동재산제가 아니라 현행 민법의 “부부별산제를 보완할 수 있는 법개정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여성운동이 “자기 재산은 자기 명의로 하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입법예고된 민법 개정법률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단체나 개인은 8월 15일까지 <항목별 찬성과 반대 여부와 사유를 밝힌 의견서>를 법무부장관 또는 담당자 이메일(kangdonk@moj.go.kr)로 입장을 제출할 수 있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 wwww 2016/03/15 [16:20] 수정 | 삭제
  • 교사는 교사를, 9급공무원은 9급공무원을, 의사는 의사를, 회사원은 회사원을, 알바족은 알바족을...
    말이 전업이지 백수아닌가요?
    취직못한 백수...백수는 백수를...
    공동재산은 무임승차하겠다는 뜻아닌가요?

    개인주의적 시민사회입니다.
    뜬금없이 공동재산이라니...
    노동시장,자본주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 솔찬희 2006/08/10 [09:33] 수정 | 삭제
  • 한국의 페미니즘을 돌(아)보는 사람들 이란 까페 검색이 안돼는데..
    까페주소랑 자세히 안내 해주세요.^^
  • (이박)혜경 2006/08/08 [22:41] 수정 | 삭제
  • 이익을 우선 따지는 여성운동에 대한 비판이, 민법의 장자우대차등상속제가 균분상속제로 변화하면서 여성의 이익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 잘못이라고 판단하는 것과 연결되지 않습니다. 상속지분에서 단지 딸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출가한 딸이라 하여 상속지분에 차등을 두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는 현실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균분상속제는 현실의 부당성을 논증하였습니다. 상속은 재산분할의 의미와 다르고, 특히 배우자가 아니라 자녀에 대한 상속은 전혀 다른 논리이므로, 이 문제는 지금의 문제와 견주는 것이 적절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다시 한번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비판의 핵심은 이익을 따져서가 아니라 이익을 가장 우선적으로 따지는 것에 대한 것입니다. 여성은 역사적으로 불이익을 당해 왔기 때문에 페미니즘은 당연히 여성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가사노동가치 주장 등이 대표적인 예죠.

    하지만, 그것은 불평등에 대한 도전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정당성이 충분히 논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익'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이념으로서의 페미니즘을 스스로 약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한국의 사회운동에서 이익집단운동과 정의를 향한 정치운동의 구분이 모호해져가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의 현재와 앞날을 자성하고 경계해야 하겠다는 내면의 촉구를 느끼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가족에서 공동과 신의, 중요한 문제입니다. 자기 재산을 자기 명의로 만드는 것이 공동과 신의를 배반한다고 생각해야 할 이유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판은 부부공동재산제 주장에 대한 자기논파적 주장입니다. 즉 스스로의 논리를 부정한다는 것입니다. 부부공동재산제 주장은 궁극적으로 여성의 빼앗긴 재산권에 대한 주장입니다. 남성이 전유해 버린 현실에서 여성의 몫을 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내 재산은 내 것"이라는 개념이 있는 것입니다. 궁극적인 지점에서는 권리의 소지자로서의 개인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공동재산제와 함께 혼인 중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주장되고 있는데 그것은 그 반대론자들이 그러한 제도가 혼인 파탄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도 불구하고 정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 재산 내가 갖기의 개념인 것이죠. 혼인 중 재산분할청구권은 저희 "페미니즘...사람들"과 지금 법안들이 함께 지지하는 내용입니다.

    우리가 만날 적은 우리 내부에 있지 않고, 사실상 여성의 재산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좋은 게 좋은 거니까, 한 가족인데 왜 네 것 내 것 따지며 갑자기 마음 멀어지게 만드냐고 하는 사람들의 정서일 겁니다. 지금 여성주의자들이 벌이고 있는 논쟁은 사실상 매우 이론적이고 이념적인 차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에는 더 큰 장애와 적이 있지요.

    혼인중 재산분할청구권, 반드시 따내야 합니다. 이 주장을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지점이 무엇입니까? 결국 그것은 여성의 재산은 여성의 몫으로 주장되어야 한다는 논지이죠. 여성의 재산이라도 남편의 명의로 해야 한다거나 해도 된다는 주장이 부당한 만큼 여성의 자기 재산 주장은 그 정당성이 명백합니다.

    지금 문제는 얼만큼을 주장할 것이냐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분할에 관한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상속지분에한 비판도 혼인중 재산분할하지 않은 경우 상속재산에는 재산분할 청구대상 재산이 포함되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산 '분할'의 문제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죠. 더욱이 혼인중 재산분할이 되고 나면 그 이후 혼인생활 중에는 별산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성의 재산권을 위한 싸움입니다. 남편이 대표할 수 없는, 사랑과 신의로도 묻어둘 수 없는 여성 개인의 권리에 관한 문제입니다. 지금의 부부공동재산제나 균등분할 주장이 여성 개인의 권리에 관한 옹호이기 때문에, 부부공동재산제의 개념을 반대하는 논리가 내포한 "자기 재산 자기 명의로 하기"가 부부의 공동 신의를 끼어들 틈 없게 하는 논리라는 것은 부부공동재산제 주장 자체에 대한 논파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만들려는 것은 관계의 폐허가 아닙니다. 이해 타산을 따지지 않고 서로 도와 주고, 모자라면 보태 주며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내 것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한 여성들이 이제 제 것을 찾으려고 합니다. 이게 관계를 무너지게 한다면, 그것이 우리의 잘못입니까?

    지금의 공동체로서의 가족주의가 어떤 논리와 정서로 유지되고 있습니까? 여성이 내 재산을 내 이름으로 하면, 남편에게도 자녀에게도 나누려 하지 않으려는 것입니까? 가족이 하나의 이해관계를 가진 통합된 단위가 아니라고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해 왔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가족 내부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보게 하는 관점이었고, 그 결과이기도 합니다.

    "페미니즘...사람들"이 제기한 문제는 매우 여러 가지입니다. 상징권력과의 싸움의 중요성 등. 그런 지적에 대해서는 토론이 없더군요. "그것도 한다"는 것 외에는.

    그리고 우리에게 어려운 문제 하나, "공동체"의 정의입니다. 가족과 연관지어 볼 때는 매우 복잡한 심경이 되지요. yeoja님도 이 점에 대해서 단순하지 않은 고민을 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 우리의 숙제겠지요. 지금 님의 주장은 기존의 가족공동체에 대한 비판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지 생각하게 됩니다.
    또 하나의 새로운 어려운 논쟁으로 들어갈 힘은 없고요, 서로 고민 해 보자, 이런 제안입니다.
  • yeoja 2006/08/08 [01:29] 수정 | 삭제
  • 어떤 법과 제도를 시행 했을 때 해당되는 각 주체별로 어떤 영향이 미칠까에 대한 분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것은 그 법을 시행했을 경우 어떤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했을 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말은 그 법을 시행하지 않았을 때보다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뜻이지, 다른 해당주체들보다 절대적 수치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상속법 시행으로 옛날보다 여성들의 상속지분이 많이 늘었는데(특히 결혼한 딸의 경우 0.25에서 1로 4배 늘어났습니다) 만약 상속법이 여성에게 유리해서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면 부당한 것이 됩니까?, 제가 말한 유리하다는 뜻은 절대적 수치로써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 법을 시행하지 않을 때보다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부부공동재산제는 부부가 함께 결혼생활을 하면서 서로 신의를 갖고 재산을 형성했을 때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재산을 매각하거나 빼돌리지 못하게 해서 결혼생활의 안정성을 갖게 해줍니다, 현재는 남편의 재산이 어디에 얼마가 있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남편이 마음대로 팔아치우면 아내는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기 십상입니다

    결혼한 여성은 대부분 부부공동재산제가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특히 남편보다 소득수준이 낮거나 재산이 적을 경우 유리합니다, 농민들은 농토가 대부분 남편 명의로 되어 있어서 남편이 논이나 밭을 팔 때 자기 마음대로 처분하는 일이 많습니다, 도시 서민들도 집이 남편 명의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편이 아내와 상의도 없이 팔아치우면 아내는 하루아침에 쫓겨납니다

    부부공동재산제가 필요없는 여성도 많기는 합니다, 예를들어 남편보다 소득 수준이 같거나 높을 때, 전문직 고소득 여성, 직업이 안정된 공무원 등은 필요가 없겠지요, 그럴 때는 남편한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부부공동재산제가 어느 일방의 희생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결혼생활의 안정성 범위를 넘는 큰 규모의 재산을 어느 일방의 노력으로 갖게 된다면 그 부분까지 공동의 재산으로 반으로 나눌 필요까지는 없을 듯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물려주신 재산이나 결혼전에 취득한 재산은 별산제로 각자 소유할 수 있습니다

    부부재산제의 정당성을 '남편의 능력이나 아내의 능력에 따라, 각자 정확한 수치로써 능력에 맞게 재산을 나눠갖자'라고 얘기한다면 공동共同 이나 신의信義가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남편을 위해 자식을 위해 (또는 아내를 위해) 재산을 늘리고 싶은 생각을 할 수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굳이 정당성이라면 부부간의 신의信義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박)혜경 2006/08/07 [20:51] 수정 | 삭제
  • 별산제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별산제란 부부 각자의 재산은 각자의 것이다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확인하는 것은 명의입니다. 현실적으로 거의 모든 부부가 재산을 남편 명의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이 재산권 주장을 하기 어렵지요. 별산제하에서 부부간 재산계약을 맺는 것도, 공동명의로 하는 것도 다 가능합니다. 공동명의의 경우 그렇게 하는 사례가 적지요. 세금 등의 문제가 있는데, 이것에 대해 싸워야 합니다. 다만, 그것이 불로소득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죠. 역시 기여 주장이 필요합니다. 재산분할청구제도는 남편 명의 위주의 재산 명의 관습 속에서 여성이 당하는 피해에 대한 구제첵으로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명의와 상관없이 혼인중에 형성된 재산, 즉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형성된 재산에 대하여 누구의 명의로 되어 있든, 명의를 갖지 못한 배우자가 다른 배우자에게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기여를 얼만큼 했느냐가 중요하지요. 역시 가사노동에 대한 저평가 때문에 사실상 재산 형성에 기여를 많이 하고도 전업주부로 남아 있던 경우는 자신의 기대만큼 분할받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판례간의 차이가 있죠. 이 대목에서 가사노동뿐 아니라 다양한 여성의 재산 형성 기여 방식에 대한 논증과 투쟁이 필요합니다.
    지금 주장되는 부부공동재산제나 부부재산균등분할제 주장 등은 위의 부부공동명의와 다른 겁니다. 그것들은 아예 개념 자체를 혼인중에 형성된 재산에 대해서는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공동 형성은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공동이 절반의 기여를 의미하는 것으로 탈바꿈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러한 논리 비약에 대해서 세밀한 논구가 있어야 하는데 건너뛰고 있죠. 그러면서 내면적으로는 가사노동의 가치를 주장합니다. 가사노동가치에 대해서 반대하는 페미니스트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가사노동이 가치가 있다"고 하는 개념은 "가사노동은 재산의 절반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개념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절반"이라는 개념은 가사노동 가치 개념 자체에도, 가사노동의 가치를 표현하는 어떠한 방식에서도 등장한 적이 없습니다. 논리 비약인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비약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그것이 여성에게 '이익'이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이 이러한 주장에 대한 반대론자들이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지점입니다. "여성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이 곧 페미니즘은 아니라는 것이죠. 페미니즘은 또는 여성운동은 이익집단 운동이 아닙니다. 그것도 보다 더 큰 정의에 대한 요청입니다. 평등은 그것이 정의롭기 때문에 주장한 것이지, 그것이 여성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이 우선 고려되어 주장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여성에게 이익이 되어야지요. 그것은 여성의 배제와 저평가 등의 역사적 현실을 전제할 때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익은 가장 우선하는 원리여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페미니즘은 세계에 대한 전혀 다른 구상이며 대안입니다. 한낱 우리 자신인 여성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이유로 이렇게 우리가 세상에 용기 있게 나선 것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여성의 이익을 따지자 해도, 그 "여성"이 하나의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이익을 돌려받는다고 생각한 여성은 사실상 특정 위치에 있는 여성이며, 그 동시에 다른 위치의 여성들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 법안들이 가진 논리대로라면 결과적으로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 법안들이 도시 중산층 전업주부를 "일반 여성" 또는 "여성"으로 가정하고 있기에, 그것이 "여성에게 이익"이 된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것입니다.
    여성에게 사실상 손해가 되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은 이 법안들에 대한 반대의 마이너한 부분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당성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논의가 자칫 어떤 여성에게는 이익이 되고, 어떤 여성에게는 손해가 된다는 식의 손익 계산상의 판단 차이로 인한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오해입니다.

    지금 제안되는 법들은 사실상 개념으로는 공동재산제나 균등분할주의를 내세우지만, 세부적인 내용에 들어가면 그 개념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사실상 수정별산제와 공동재산제를 섞어 놓은 이상한 법입니다. 혼인 중에는 수정별산제이고, 상속지분에서는 공동재산제라 형평에도 맞지 않습니다. 재산분할청구 시점을 잘못 선택한 사람에게는 불리할 수도 있으니까요. 재산에 대한 권리가 자신이 그것을 형성한 것에 대하여 정당한 주장을 할 권리라면, 어떤 시점에서 주장하느냐에 따라 그것을 해석하는 법리가 달라져선 곤란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수정 별산제는 사실상 별산제입니다. 궁극적으로 별산제를 잘 유지하는 것, 즉 여성들이 자기 재산을 자기 명의로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방해하는 제도와 문화를 바꾸기 위한 싸움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재산제 변화를 위한 움직임은 문화투쟁이 필요한 지점에서 법개정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 부부공동재산으로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모든 재산이 남편명의로만 되어 있는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 명의가 발생시키는 상징 권력은 어떻게 해체합니까? 여성주의자들은 여러 차례의 개정을 거쳐 사실상 거의 아무런 권한이 없는 호주제를 폐기하기 위하여 싸웠습니다. 호주라고 하는 상징권력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이 정치를 이해 못하는 남성들은 왜 호주제와 싸우냐고 하기도 하였습니다.
    법은 국가의 강제력을 통해서 갈등에 개입하고, 정의를 추구하기도 합니다. 국가의 강제력을 우리는 얼마나 동원해야 합니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여성들은 재산관리에 있어서 한정치산자나 금치산자와 같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별산제는 재산을 소유하고 행사할 권리를 여성도 그 남편과 똑같이 갖도록 해 놓은 것입니다. 그 제도 속에서 우리는 우리 몫을 지키지 못하고 모든 재산을 남편 명의로 해 왔습니다. 그것이 문제가 되어 이혼시 재산분할청구제도를 만들어 구제책을 만들었습니다. 여전히 이런 것은 필요합니다. 이혼만이 아니라 혼인중에도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어야 하고, 혼인중 형성된 재산이 아니라, 사실상 온전히 남편만의 재산이라 하더라도 자녀 등 가족이 거주하는 주택에 관한 처분에 대해서는 배우자가 제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우리는 그저 반분할주의, 공동재산의 개념을 밀어야 합니까? 아니면 이제 나의 재산은 나의 명의로 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 문화와 싸우고, 또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가족에 대한, 결혼에 대한 나의 의식과 욕망을 성찰해야 합니까?
  • monoa 2006/08/07 [18:21] 수정 | 삭제
  • 어떤 내용으로 구성해서 어떻게 적용이 되냐의 문제지, 별산제로 하는가 공동재산제로 하는가 자체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재산 남용을 못하게 막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빚만 나누게 되는 꼴이 안 나려면.
  • 사라 2006/08/07 [14:07] 수정 | 삭제
  • 부부 간에 두 사람 공동의 재산인 경우(명의 문제 말고 실질적으로 그러한 경우)에는 공동으로 하고, 개별 재산인 경우에는 별산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런 원칙 하에 법적으로 부당하게 인정을 못 받는 경우에 대해서만 시정조치를 하면 될 것 같은데요.

    무엇을 실질적으로 인정할 거냐에 있어서(법적으로) 약간씩 다르게 매겨지기도 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각 가정마다 큰 차이는 나지 않게 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부부공동재산이라고 지금 얘기되는 게 이혼할 때를 가정했을 때 재산분할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이혼이 아닌 경우 평상시에는 상관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이혼 문제도 잘은 모르겠지만, 남자들 재산 감추고 아내에게 배분하지 않으려고 하는, 악의적인 경우에 대한 제도적인 보장이 이뤄진다면 좋겠습니다.
  • dma 2006/08/07 [03:09] 수정 | 삭제
  • 기사 쓰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솔직히 이 기사만 읽었을 때는 어떤 지점을 두고 "근거 부족"이라고 비판하는 것인지, 부부공동재산제에 대해 어떠한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는지, 별산제가 어떤 의의가 있는지 등등에 대해서 잘 이해가 안 되고 양측의 입장을 잘 모르겠더라구요.
    차라리 프레시안 쪽의 기사가 더 인용문에서 중심주장을 해석하기 편하게 잡아놓으신 것 같아요.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1. 공동재산제의 문제는 기존의 남/녀 성별 분리와 가족 내 성별 분업을 제도화하고 공식화할 뿐만 아니라, 남녀 간의 노동 분업 그 자체를 강화하게 될 위험이 있으며,
    2. 중산층 가정주부 여성들이 다른 여성들을 과잉대표할 위험이 있고
    3. 여성들이 가정 내 재산에 기여하는 다양한 방식을 포착해내지 못하고 있다
    ...라는 논의들이 얘기된 것 같거든요. (저도 토론회장에 안 갔기 때문에 프레시안 기사와 일다 기사를 보고 추측해서 정리한 것이지만요)
    좀더 논점들을 명확하게 짚어주셨으면 이해가 쉬울텐데 하는 아쉬움이 좀 있네요.
  • 생각 2006/08/04 [14:24] 수정 | 삭제
  • 자기 재산 자기 명의로 하고, 자기가 소유할 수 있어야 하겠지만, 여기에 여러 가지가 전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세금관계입니다.
    부부 중심, 가족 중심으로 되어있는 세재 등을 개편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노동시장에서 남녀간 소득 격차 문제입니다.
    자기 재산이라는 게, 남녀간 소득 불균형 문제 걸려있죠.
    그리고 그 다음이 가사노동과 양육, 부양노동을 얼만큼 인정할 것인가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이박)혜경 2006/08/04 [13:49] 수정 | 삭제
  • 한국의 페미니즘을 돌(아)보는 사람들 회원입니다. 부부공동재산제에 관한 최근의 논의들에 문제제기를 한 사람으로서 한 마디 합니다. 저희의 문제의식이 잘못 전달된 것 같습니다. 부부공동재산제가 비혼여성에게 불리하기 때문이 아니라(그런 말은 누구도 한 적이 없는데,...) 바로 이익이냐 아니냐부터 따지는 논리전개 자체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부부공동재산제가 여성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주장하는 것 자체에 대한 반대입니다. 이익 이전에 정당성에 대한 철저한 논구가 더 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이념으로서의 페미니즘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익으로 따지자 해도 여성들의 위치가 달라서 특정한 위치의 여성의 이익만을 대변하게 되므로 이익 차원에서 보더라도 부부공동재산제 주장은 잘못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남간에도 여여간에도 공정하고 정당한 분배가 되도록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이 가사노동에 대한 저평가나 부부권력 관계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니 그 점에 대해서는 새삼 갑론을박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yeoja님이 주장하신, 부부공동재산제에 대한 반대는 그것이 비혼여성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보신 것은, 부부공동재산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지점, 즉 정당성보다 이익을 먼저 따지는 태도와 방식을 부부공동재산제 반대론자들이 가지고 있다고 보신 겁니다. 오해일 뿐 아니라, 이런 식의 이해가 페미니즘 내부를 각자의 이익을 중심으로 모인 편 가르기 싸움으로 보이게 할까 봐 우려되는군요. 여성운동이 다른 사회운동들이 그러하듯이, 이익집단운동으로 변절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비롯된 비판을, 특정 집단의 손해와 이익에 대한 고려라는 얕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 오해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스스로 잘 이해 못 시킨 저희의 책임이겠죠. 저희의 깊은 고민을 이해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국의 페미니즘을 돌(아)보는 사람들에 가입하시려면 다음에서 동명의 카페에 회원 가입하시면 됩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 yeoja 2006/08/04 [00:30] 수정 | 삭제
  • '부부공동재산제'를 시행했을 때 가장 유리한 사람은 결혼한 여성들이고 비혼여성은 재산상속 또는 증여의 문제에 있어서는 자녀의 입장으로서 공동재산제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겠지만,

    부부간에 권력관계에서 여성의 권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져서 사회의 양성평등 의식이 높아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비혼여성에게 꼭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부부간에 재산은 여자앞으로 되어 있는 경우보다는 남자 앞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리고 남자가 수입이 많은 경우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도 더 많구요, 이런 구조는 단시일 내에 개선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부부공동재산제'는 여성의 권리와 양성평등 의식을 높이는 제도가 될 것입니다,
    만약 여성계 일부에서 부부공동재산제를 반대한다면, 그 이유는 비혼여성이 결혼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모에게서 상속이나 증여를 받는 경우 불이익이 생기는 것을 우려해서 반대하는 것 같습니다

    부부공동재산제라도 상속재산이나 결혼전에 취득한 재산, 등은 부부별산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부부공동재산제는 여성의 '가사노동'을 인정해주기 위한 제도라기 보다는 현재 존재하는 부부간의 남녀 권력관계에서 상대적으로 낮는 위치에 있는 여성을 제도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상경 2006/08/03 [21:07] 수정 | 삭제
  • 이혼할 때만 아니라, 부부가 함께 살아가면서 실제로 재산에 대한 권리를 챙기기가 어려운 일이다.
    왜 안될까. 사적인 관계에선 참 합리적이지 않고 일방적이 되거나 그걸 문제제기하기 어려운 것 같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릴 적부터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면 다를 텐데.
  • 음.. 2006/08/02 [13:51] 수정 | 삭제
  • 페미니즘을 돌아보고자 하는 사람들 모임에는 어떻게 가입할 수 있는 건가요? 누구 아시는 분 있으면 설명해주시길.
  • 미나 2006/08/02 [06:23] 수정 | 삭제
  • 재산분배 공정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사노동 부분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가사노동을 남편이나 자식들이 같이 분담하게 하는 게 우선이 아닐까 싶어요.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