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랑’ 감성적 호소는 이제 그만!

자동차 중심의 도시 시스템을 바꿔라

박희정 | 기사입력 2006/08/02 [05:44]

‘자전거 사랑’ 감성적 호소는 이제 그만!

자동차 중심의 도시 시스템을 바꿔라

박희정 | 입력 : 2006/08/02 [05:44]
자전거는 에너지 절약, 교통 및 대기오염의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대안적 교통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일본만 해도 자전거의 수송분담율이 25%에 이르며 유럽 국가들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자전거가 차지하는 수송분담율은 5%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레저와 스포츠 목적의 이용에 치우치고 있는 실정이다.

에너지시민연대와 서울환경연합은 7월 27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 내 환경재단 레이첼카슨룸에서 ‘2차 2010 서울 환경 비전 포럼’을 개최하고 ‘자전거 타는 서울’을 위한 정책적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자전거 전용로, 위험하고 효율성 없어

주제발표를 준비한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 최진석 박사는 외국의 ‘자전거 도시’ 사례를 제시하며, 국내 자전거 정책이 “자전거 사랑”을 외치는 감성적 호소에 머물거나 동호인 등 특정인을 주요 정책 대상으로 삼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사고하는 외국과 달리 지자체 단체장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 “생활환경 개선 사업” 등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야 정책의 일관성과 실효성이 높아진다는 의견을 밝혔다. 자전거 정책은 도시정책, 도시계획의 틀 안에서 시민의 의견이 반영된 주체적 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것.

이용자에 입장에서 본 정책의 개선점을 발표한 녹색자전거봉사단 한만정 단장은 “지금의 교통체계가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체계인가”를 되물었다. 자전거 전용로가 조성이 되어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효율성이 없거나 위험천만한 경우들이 많다고 전했다.

인도 위에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면서 노점상들에게 점유되어 이용할 수 없게 되어 있거나, 노점을 피하기 위해 구불구불하게 도로가 만들어져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보행자가 많은 시간대에는 더 위험하다고 한다.

한만정 단장은 자전거 도로와 보행자도로를 공유하는 것을 중단하고, 갓길을 이용하거나 버스 전용로를 줄여서 반차선에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한 하천변에 개설하는 자전거 도로의 경우 현재와 같이 환경에 손상을 주는 칼라투수콘을 이용하는 대신에 황토 등 환경친화적 재료를 써줄 것을 주문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위해 도로체계 바꿔야

한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백남철 연구원은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을 비판했다. 최근 자전거의 지하철 승강을 허용한 서울시 정책에 대해 “현재 서울이라는 도시 시스템 자체가 자동차를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지하철역에 자전거가 접근할 수 없는 점이 문제”라며 점차적으로 도로체계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자전거 동호회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이원영씨는 “자전거 도로의 설치는 그만해도 된다”며 시설설치 중심의 자전거 정책에서 벗어나서 제도적인 측면을 정비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원영씨는 자전거가 도로교통법에서 차로 분류된 탓에 “자동차의 통행에 방해가 되거나 보행자에게 위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등의 불합리한 제도적 규정을 받고 있다는 것. 이씨는 자전거는 “교통수단”이자 “보행자”의 모습을 가지기도 하기 때문에 “자전거를 위한 제 3의 분류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어진 토론에서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는 시민들의 다양하고 실질적인 생각이 담긴 의견들이 제시됐다. 지병으로 앓아온 당뇨병의 치료효과가 커서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는 김숙자씨는 도로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다가 큰 사고를 당한 경험을 전하며, 갓길을 넓혀서 차도 에 안전한 전용로를 만들어 줄 것을 주문했다.

또 다른 시민은 “보건복지부와 합의해서 자전거 이용자에게는 건강보험료를 감면하는 인센티브를 줄 것”을 요구했다. 이 외에도 자전거 보관소에 노년층을 활용해 고용창출을 할 것, 지하철 역의 버려진 공간 등을 이용해 보관소를 확충할 것 등의 여러 의견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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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랑이 2006/08/07 [22:51] 수정 | 삭제
  • 정말 자전거 타고 다니고 싶은데, 도대체 안전하게 타고 다닐곳이 보이지가 않아요. 제 꿈중에 하나는 자전거가 주요 교통수단인 곳에서 사는 것이랍니다. 그 꿈이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졌으면 해요;;
  • 꾸루꾸루 2006/08/07 [14:35] 수정 | 삭제
  • 한정된 자원과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다고 말만 하지, 현 교통시스템은 계속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고 낭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너지 절약과 교통체증 줄이는 차원에서 대중교통 이용하라고 광고를 하지만, 자전거는 기름도 안 먹고, 자전거끼리만 다닌다면 대형사고 걱정도 안 해도 되는 교통수단이죠. 자전거 활용할 줄 아는 사람들 수도 많은데, 활성화정책이 필요합니다.
  • bia 2006/08/03 [16:59] 수정 | 삭제
  •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 인정된다면 참 좋겠네요. 자전거 타고 통학하거나 출퇴근 하는 게 여간 힘들고 위험한 게 아닙니다.
  • 수아 2006/08/02 [14:39] 수정 | 삭제
  • 자전거도 자가용이나 마찬가지로 주요 교통수단으로 인정하고,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름 안 쓰는 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국가적으로 당연히 활성화시켜야하는 일인데, 국민들이 먼저 사고가 바뀌고 국가는 질질거리면서 따라가는 실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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