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막말 걱정된다

대선 예비후보로서 갖춰야 할 자질 의심스러워

김영선 | 기사입력 2007/05/15 [03:29]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막말 걱정된다

대선 예비후보로서 갖춰야 할 자질 의심스러워

김영선 | 입력 : 2007/05/15 [03:29]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가 초청 강연이나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사회적 소수자와 노동자들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담은 발언을 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난 7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파이낸스포럼 초청 강연에서, 대학 나오고 자긍심이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노동조합도 만들지 않는다는 요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2일에는 조선일보와 인터뷰하며, 장애아를 임신했을 경우에 제한해 낙태를 용인하며 이성애가 정상이므로 동성애는 반대한다는 발언으로, 대선 예비후보자로서 갖춰야 할 인권의식과 자질에 의심을 사고 있다. 게다가 여자가 많은 집안에 살고 있는 상황을 들어 자신이 “페미니스트”라는 둥의 무지한 얘기를 늘어놓기도 했다.

학력이 낮은 사람들만 노동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서울파이낸스포럼 초청강연에서 인도 방문을 통해 만난 한 소프트업체 직원들의 예를 들며, 대학출신 종업원들은 추가근무수당도 마다하며 자신들을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노조를 만들지 않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는 내용의 말을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에선 대학교수들이 노조를 합법화하려고 하더라고 개탄했다.

이러한 발언의 바탕에 깔린 생각이 무엇인가를 살펴보자. 우리 법이 보호하고 있는 노동자와 노동조합 결성의 권리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해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노동자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한다’는 요지의 발언은, 이 전 시장이 노동자를 ‘프라이드가 없는 사람’ 즉, 못난 사람이라고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해당 업체 직원들이 대학출신이라는 것을 언급한 것은 이씨의 엘리트주의적 편견을 반영하고 있다. 학력이 높은 사람은 노동자가 아니고, 학력이 낮은 사람들만 노동자인가?

그는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조직을 만들고 권리 찾기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선 예비주자로서, 법에 보장된 권리를 존중하고 현실에 더욱 뿌리내리도록 노력해야 할 사람이 오히려 사회구성원의 기본권에 대해 무지하며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해 폄하한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장애인 비하, 동성애자 차별 드러내

이명박 전 시장은 12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아에 제한된 낙태 허용, 동성애 반대 등의 입장을 언급했다.

그가 낙태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을 취할 수 있는 것은 여성의 권리에 대해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장애아에 한해 낙태를 용납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다른 인격체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장애인의 생명은 선택적으로 삭제할 수 있다고 보는 태도인 것이다.

장애인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된 우리 사회의 구조와 체계, 그리고 편견의 탓이 크다. 장애인의 권리에 대한 일말의 존중감이 있다면, 이 전 시장은 장애아 낙태 문제를 쉽게 입에 올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보다는 장애인들이 겪는 권리침해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한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동성애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기본적으로 반대”라고 말하며, “내가 기독교 장로이기 이전에, 인간은 남녀가 결합해서 서로 사는 것이 정상이죠. 그래서 동성애는 반대 입장이지요.”라고 답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미 법으로서 성적 지향을 매개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심성조차 보이지 않는 이명박 전 시장의 발언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사회적 평등의 문제를 고민하고 소수자들의 기본권 실현에 신경을 써야 할 대선 예비후보가,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

대선 예비후보로서 최소한의 인권의식 가져야

노동자와 장애인, 그리고 동성애자를 함부로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이명박 전 시장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유권자로 대우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떠한 집단에 대해 비방하거나 ‘막말’을 할 수 있는 것은, 그 집단이 바로 자신의 곁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설사 존재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존중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인터뷰에서 여성관을 묻는 질문에, 당혹스럽게도 자신이 페미니스트에 속한다고 답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장애인에 대한 무시와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그가 과연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의 개념을 알고 있을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과연 여성과 이주노동자, 비혼자, 실업자, 십대 등 다른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관점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 어떤 정책을 내놓을 것인지 우려스러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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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라 2007/05/20 [01:25] 수정 | 삭제
  • 저런 막말을 해대는 수준이하의 사람이 대선 유력한 주자라니...
    진짜 무서워지네.
  • 2007/05/19 [11:00] 수정 | 삭제
  • 아, 이런사람 대통령되면 정말 나라가 30년은 퇴보하겠네요..
  • 12 2007/05/18 [00:06] 수정 | 삭제
  • 다른 거 필요 없고, 맹박이--뇌를 한번 열어보고 싶죠 ..원, 청계천 좁은 도로 변에 자연친화다 운운하며 나무 몇그루 심궈놓고 휠체어탄 장애인도, 노약자도 지나다니기 못하게 해놓고 그거 베라는 인권위 결정도 무시하고 --진짜 심각한 넘이죠. --
    항간에 베트남전때 빗발치는 총탄 속에 다들 도망가는데 현대의 무거운 금고 꼭 지키고자 품에 안고 있다 현대서 높이 평가 받았다는 소문이...
    맹박이가 먼놈의 신화라는 건지. 한국사회 딱 그모습그대로죠. 무력과 함께 개발하고 공사벌이고,--
  • 안티 2007/05/16 [15:48] 수정 | 삭제
  •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 엄마한테 혼나거든요.
    이사람 어머니는 뭐하셨나 한숨나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는 것도 같잖은데
    제가 말하는 대로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걸 보면
    가정교육 다시 받고와야 할 것 같습니다.
  • 2007/05/16 [10:39] 수정 | 삭제
  • 걱정이 많이 됩니다.
    에고에고.....
    신이시여 그에게 모든 이웃을 존중하는 마음을 주옵소서~
  • 미치겠다. 2007/05/15 [21:25] 수정 | 삭제
  • 바닥을 치는군요.
  • 어휴 2007/05/15 [19:08] 수정 | 삭제
  • 벌써부터 사고를 치네요. 쯔쯧..

    소수자를 유권자로 대우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는 비판이 마음에 드는군요.
  • 음.. 2007/05/15 [12:09] 수정 | 삭제
  • 정말 막말이네요.
    막말..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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