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식 ‘얼차려’가 자행되는 학교

학생인권실태 조사, 교사대상 교육 필요

김영선 | 기사입력 2007/06/14 [18:57]

군대식 ‘얼차려’가 자행되는 학교

학생인권실태 조사, 교사대상 교육 필요

김영선 | 입력 : 2007/06/14 [18:57]

“‘이 여자애 머리 끈 풀어서 어깨 넘으면 가위로 확 잘라 버리세요.’ 아니, 교장선생님이 이렇게 말하는 것 듣는데 정말 어이없습니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요?” (6월 14일, 글쓴이 아이디 ‘학생의권리’)

“조금이라도 머리가 긴 학생은 세워놓고 오리걸음을 시킵니다. 한 학생이 도중 쓰러져 구토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을 뺏어 아버지께 전화를 하고 머리를 강제로 자르게 합니다.” (6월 11일, 글쓴이 ‘박00’)

“CCTV를 설치하는 것은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편리하기 위해서 아닐까요? 학생들은 기계의 눈으로 의해서 인권이 침해 당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6월 10일, 글쓴이 ‘김00’)

경기도 교육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학생들이 올린 항의 글 내용이다. 경기도는 학생인권 침해의 우범 지역으로 꼽혀 왔다. 특히 지난 6월 4일, 수원 천천고에서 대대적인 두발 복장단속과 체벌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경기도 지역 학생인권 실태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수원 천천고의 대대적 두발 복장단속

수원 천천고 1학년에 재학중인 학생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들어 보았다. 4일 아침 1학년은 운동장에서, 2학년은 농구장에서 각각 두발 복장단속이 진행됐다. 학교 규정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앉았다 일어났다’ 혹은 ‘엎드려 뻗쳐’ 등의 체벌이 이루어졌다.

당일 상황은 인권활동가들이 즉시 현장에 개입함으로써 중단되었으나, 학교 측은 7일 재검사를 실시해 학생들을 체벌했다고 한다.

현재 천천고 남학생의 두발 규정은 뒷머리를 목둘레 옷깃에 닿지 않게 하고, 옆머리는 귓바퀴까지, 앞머리는 눈썹까지의 길이로 하는 것. 천천고에서는 아침 등교시간에 잦은 두발 복장단속이 행해지고 있으며, 몇몇 교사가 수업시간에도 단속을 한다고 한다.

인터뷰에 응한 1학년 학생은 “수원 지역 다른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두발 복장단속에서 적발되어) 허벅지에 멍이 들도록 맞기도 한다”고 말했다. 두발 복장단속과 체벌 등의 문제가 비단 천천고만의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의 전누리 활동가는 “경기도뿐 아니라 많은 곳에서 학생인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경기 지역은 “비평준화 정책과 학부모의 높은 학구열로 인해, 상대적으로 강제 야간자율학습 등 여러 인권침해가 더 많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교육청 ‘학생인권헌장’도 보류

전씨는 특히 “지난 해, 경기도 교육청이 ‘학생인권헌장’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아, 경기도 학생인권 상황이 더 악화되어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작년 4월, 전국 최초임을 강조하며 경기학생인권헌장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경기학생인권헌장’ 제정을 통해, 비교육적인 지도방법을 지양하며 인권존중 풍토가 조성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늦어도 8월 말까지 초안을 마련하겠다는 홍보와는 달리,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학생인권헌장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의 담당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단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다른 시도 교육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도에서만 학생인권헌장을 제정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일단은 보류”라는 것.

경기도 교육청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교육부가 작년 11월 3일 학생의 날까지 발표하기로 했던 학생인권종합대책을 폐기하면서, 경기도 교육청이 독자적으로 학생인권헌장을 제정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성명을 통해 “학생인권헌장 중단은 결국 두발자유, 체벌, 야간자율학습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눈치보기의 결과”라고 꼬집으며, “그러한 무책임 속에 숱한 학생인권 침해들은 방치되고 있다.”고 경기도 교육청을 비판했다.

학생체벌 문제, 교육청이 적극 나서야

인천시 교육청의 경우, 사설학원에서 체벌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 일부개정안을 만들어 입법예고했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체벌금지 조례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누리씨는 또, 지난 8월 대구에서 교사가 지각한 학생에게 체벌 200대를 가한 사건이 밝혀졌을 때 대구시 교육청에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지만 일회적인 대응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학생인권 대책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경기도 교육청이 학생인권에 대해 단순히 공문을 내려 보내거나 권고를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교육현장을 지도하고 강제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학교 내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하고, 교사에 대한 인권교육을 진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기사는 2007신문발전기금 소외계층 매체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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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발자유 2008/12/08 [21:05] 수정 | 삭제
  • 교육청 없애버려그냥
  • 1231 2008/01/16 [13:41] 수정 | 삭제
  • 그렇게 불만있으면
    실업계 가면 되는걸 가지고 ,,,,,,,

    이런 기사나 쓰니깐 기자실 통폐합되는거 아닌가?
  • 1231 2008/01/16 [13:41] 수정 | 삭제
  • 그렇게 불만있으면
    실업계 가면 되는걸 가지고 ,,,,,,,

    이런 기사나 쓰니깐 기자실 통폐합되는거 아닌가?
  • fasdf 2007/11/15 [17:52] 수정 | 삭제
  • 천천고 인근 고등학교 학생으로서 한마디 씁니다.
    솔직히 천천고 인문계중에 꼴통 완전 실업계로 소문났는데
    저정도는 별로 심한 체벌아니에요.

    학생들꼬라지가...참 말이아님-ㅅ-
  • younge93 2007/06/22 [19:41] 수정 | 삭제
  • 이 기사 쓰신 분 정말 웬지 존경스럽기까지 하네요
    경기도에서도 수원은 특히 심하죠
    사람들이 서울 서울 하는게 괜히 그러는게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저희는 내신이 깍이는 걸로 아는데...
    차라리 저렇게 벌 받고 교육청에 신고했으면 좋겠네요
  • click 2007/06/18 [12:50] 수정 | 삭제
  • 뭘 배우고 교사가 되길래 학교에서 교도관처럼 행동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모든 교사가 그런 건 아니고 소수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해안가는 선생님들이 꼭 있다.
  • 고딩 2007/06/17 [22:47] 수정 | 삭제
  • 저도 사실 짧은머리 선호합니다.

    하지만 두발자유는 못해도 최소한의 머리라는게 있잖습니까?

    아무리그래도 머리가 옷깃정도까지 뒷머리가닿여야지

    옷깃에도 머리가 안대이는 거면 무슨 머리만 되는지압니까?

    반삭이나 스포츠 하라는 소립니다.

    그렇게 안깍으면 일주일만 지나도 다시 미용실에 가야하기때문이죠.

    그럼 돈이 장난아닙니다.

    아니 이건 돈도 돈이고 인격도 인격이고

    최소한에 보장은 있어야하는거아닙니까!! 자유를원하는것이 아닙니다

    최소한의 권리입니다
  • 김민기 2007/06/17 [19:54] 수정 | 삭제
  • 제가 요즘 철밥그릇에대해많이듣는데,선생님들도 다를게없더군요.

    역시공무원은 공무원인가봅니다.

    제가 교장선생님한테 직접 두발에대한 얘기를했었는데,머리길이가

    학생성적에 영향을 못끼치는것을알고계시더군요.

    마지막에 얘기한말이 가관이었습니다.

    작년에 근처 학교에서 두발자유시켜주다가 교장,교감 다짤렸다고요.

    그래서안한답니다.

    어른말씀이 선생님을공경하라고 하시는데 요즘 제대로된선생님이 있긴합니까?
  • 중2 2007/06/17 [18:05] 수정 | 삭제
  • 울 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규정이 심한데...뭐 이러면 학교 체면이 뭐냐면서 그러고
    저희도 자주 단체로 두발검사 하고 ,,,머리가 짧다고 공부 잘하는것도 아니데 정말 희한한 샹각을 가지고 있ㅈ다..
  • 고고싱 2007/06/17 [17:36] 수정 | 삭제
  • 나도 한학생으로써 - - ,머리에대한 규정을 완하시켜줫으면 한다.
    청소년 인권침해 전에있었지만, 일시적으로 지난 간것,
    이번에는 붉게 진하게물들어 큰 일로 삼아줫으면 좋겠다..ㅠ
  • 고1 2007/06/17 [17:18] 수정 | 삭제
  • 제목과 같이 요즘 10대들은 두발이다 복장 불량이다.
    해서 불안한 마음에 학교 교문이 열린지 얼마 안되는 시간에 잠도 제대로 못이루고
    가는 학생이 파다 합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좋으면 별로 신경 안쓰시지만
    까다로운 선생님을 만나면 1년을 힘들게 생활해야 합니다.
    저희 학교는[분당정산고]한.. 2주일 전쯤 1학년 단체 두발 검사를 했는데
    다음날 까지 머리를 안깍고 오면 다시 짤라오라고 하고 계속 안깍는 사람들은
    학생과 선생님들께서 한반한반 돌아다니면서 안깍는 애들을 체벌하고 하는말이
    머리가 짧아야 공부하는 분위기가 산다고 하네요. 참.. 어이가 없습니다.
    머리가 짧으면 머리가 잘돌아간다? 당치도 안은 말씀 더군다나
    남자들의 규정은 쌘데 비해 여자들의 두발규정은 그냥 파마나 웨이브, 염색 등만 안하면 머리 길이는 상관 않는데 꼭 남자들데리고만 그러네요. 저희 학교에도
    학교 단속이 너무 심해서 학교를 떠나는 친구들이 있는데
    학교를 떠나게 할만큼이나 심한 단속. 너무합니다.
    그리고는 선생님께 약간의 대드는 말투나 표정, 몸짓만해도
    교사 지도 불응이라고 하면서 퇴학 당하는 애도 있었고
    남자애가 여자 목마를 태워줬다고 풍기 물란이라며 퇴학을 시키더군요.
    참... 요즘 10대들 학교에 공부하러 간다? 잘못된 말입니다.
    요즘 10대들 학교에 싸우러 갑니다. 학교 다니기 무섭습니다.
  • 중2 2007/06/17 [13:26] 수정 | 삭제
  • 빡쎈 중국도 이런거 안하는데
    왜 그렇게 심하게 단속을 하십니까
    머리 안짜른다고 애들 공부안합니까
    지 미래 위해서 지가 알아서 다 합니다
    규정 어긴다고 애들이 다 날라립니까
    그딴규정은 갖다 버리시죠 선생님들
  • .. 2007/06/16 [19:16] 수정 | 삭제
  • 군 출신들에게 교장 자리 많이 내주었었는데, 그런 사람들이 저렇게 전근대적인 군사교육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거 아닐까?
    학생도 인권이란 게 있는 법인데, 학교가 사회보다 더 군대식이라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악영향이 크다.
  • 흠. 2007/06/16 [01:58] 수정 | 삭제
  • 꼭 저런 교사들 있었다. 악취미.
  • black 2007/06/15 [05:28] 수정 | 삭제
  • 입시경쟁도 해결 못해주면서!!
    입시에 매달려서 고생하는 애들을 또 저렇게 괴롭히다니. 대한민국 학생들은 정말 가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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