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상처’ 건드리지 않는 게 예의?

이원복 교수의 역사인식 유감

박희정 | 기사입력 2008/02/26 [02:39]

‘역사의 상처’ 건드리지 않는 게 예의?

이원복 교수의 역사인식 유감

박희정 | 입력 : 2008/02/26 [02:39]
중앙일보에서 연재되고 있는 <이원복의 세계사 산책> 중 2월 25일자에 실린 ’역사의 상처’ 편에서 드러난 이씨의 역사인식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역사의 상처’ 편에서 이원복 덕성여대 교수는 다른 나라 사람과 얘기할 때 ‘역사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는 게 ‘예의’라며,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상처를 더 이상 “건드리지 말자! 새 시대가 열렸다!”고 결론 맺고 있다.
 
이는 한국, 중국, 필리핀 등 식민지피해 당사국들과 피해자들이 전쟁범죄에 대한 일본의 공식적인 사죄와 반성을 촉구해온 노력뿐 아니라, 일본 시민사회의 목소리에도 반하는 역사인식이다. 미국 의회와 유럽의회 등에서 채택된 결의안을 통해 볼 수 있듯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정부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세계사적 흐름조차 무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중앙일보 2월 25일자 <이원복의 세계사 산책> ‘역사의 상처’ 편 중에서
이원복 교수는 “역사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는 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면서, 프랑스인들과는 알제리 전쟁을 대화 주제로 삼지 않는 게 좋다고 하고, 독일인에게 나치 시대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 하고, 미국인에게 베트남전을, 중국인들에게 문화혁명을, 일본인들에게는 난징 대학살, 위안부 문제 등을 언급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교수가 말하는 예의라는 건, 전쟁의 역사에서 철저히 강자의 논리에 서서 논하는 예의에 다름 아니다. ‘역사의 상처’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게 ‘예의’라고 도대체 누가 규정할 수 있는가.
 
물론 개인과 개인이 만난 자리에서 지난 전쟁의 책임과 역사적 과오에 대해 개인에게 탓을 하며 얼굴을 붉힐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 교수가 말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프랑스인이나, 미국인이나, 일본인을 만났을 때 챙겨야 할 에티켓, 예의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원복 교수는 ‘역사의 상처’ 편의 말미에서 “우리에겐 아무래도 일제 치하 36년간의 식민 지배 경험이 가장 큰 역사의 상처로 남아 있고, 이 상처는 아직도 제대로 아물지 않았다. 아니 아물 수가 없었다. 그동안 정말 지겹게도 아픈 데를 후벼 파는 이들 때문이다”라고 입장을 밝힌다. 또, 이들은 “과거사 캐기, 친일 분자 색출 응징, 대한민국 정체성 흔들기”를 한 사람들이라고 보다 분명히 밝힌다.
 
피해자들의 정당한 목소리나 역사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각국의 시민사회의 노력들에 대해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또, 일본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일본 콤플렉스’라고 왜곡해 버리는 발상은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에 가깝다.
 
침략과 전쟁범죄로 인해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가해국가의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하는 일은, 이교수가 말하는 것처럼 “정말 지겹게도 아픈 데를 후벼 파는” 일이 아니다. 다시는 전쟁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역사에서 이름도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피해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사죄 행위이다. 반성하지 않고 무조건 묻어두자는 발상이 역사적 비극을 되풀이하게 만든다.
 
이원복 교수는 이런 말로 <역사의 상처>편을 끝내고 있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건국 60년,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 문턱에 우뚝 서 있다. 이제는 일본 콤플렉스를 벗어 던질 때도 됐다. 미래를 바라보자! 더 이상 역사의 상처를 건드리지 말자! 새 시대가 열렸다!”
 
누구 맘대로 새 시대가 열렸다 하는가? 청산되지 않은 역사가 있고, 사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엄연히 지켜보고 있는데, 이원복 교수 혼자 새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하면 새 시대가 열리는 것인가?
 
이원복씨의 이러한 역사인식은 그가 <먼 나라 이웃 나라> 같은 어린이 대상의 역사 교양 학습만화로 유명하다는 점에서 더욱 유감스럽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빨리 일본 식민지 지배의 상처가 아물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가해자로부터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정과 더불어, 진심 어린 반성을 받아내야 한다. ‘역사의 상처’가 아물지 않는 이유는, 드러내고 말하는 사람 때문이 아니라 감추고 지우려는 사람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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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이 2009/01/06 [14:49] 수정 | 삭제
  • 이 하셔야 할일.
    첫번째, 좌파 우파를 따지기 전에 님의 국적을 확인하세요.
    두번째, 다른 기사를 읽고 난 후 독자평을 하고 싶다면 기자를 욕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지식 폭과 깊이를 넓히세요.
    세번째, 보통 좌파는 친미도 아니고 사대주의도 아니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 먼저 알고계세요.
    네번째, 그것도 어렵다면, 조중동 미디어 매체와 계속 친하게 지내세요.
    마지막으로
    여성 저널 "일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저도 계속해서 관심 가지려고 합니다. 함께 관심 갖죠.
  • 이희원 2008/04/22 [23:22] 수정 | 삭제
  • 먼나라 이웃나라 시절 생각했던 깨어있는 쿨한 지식인의 모습이 아니었네요.
    알고 있던 이원복씨의 모습은 기억에서 지워버렸습니다.
  • 멀고느린구름 2008/04/21 [22:37] 수정 | 삭제
  • 스스로 우파라고 자처하면서 반일보다 한일우호를 더 바라고 있다고요?
    역사학 개론서부터 다시 읽어보시고
    우파 보수와 민족주의 - 좌파 진보와 국제주의에 대해서 다시 공부하고 글 적으쎄요~
    뭘 모르면 그냥 친미친일 수구 사대주의라고 솔직하게 밝히시던가~
  • 오늘 2008/04/19 [04:43] 수정 | 삭제
  • 대한민국 정체성 흔들기. 이 부분에서 짜증이 확 나네요.

    아니 피해자들이 정체성을 흔들었다 하면 우리 나라의 정체성은 그럼 친일파에서
    나온다는 건가.

    물론 지금 실제 현실이 그렇고 그렇다는 것이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지만
    그렇기에 우리의 정체성을 바로 잡아야 하는 거 아닌가.

    아 이분 만화 중학교 시절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아무튼 전에
    대통령 선거시 모교(대학교) 신문(동창회보로도 생각되고 오래전 일이라 정확하지 않음)
    에 학벌주의 조장하는 만화 그릴때 실망하고 그 이후 점점 볼 수록

    이런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들면서 지금은
    정말 실망하고 쳐다도 안 보는 유명인사 중 하나
  • wave 2008/02/29 [15:37] 수정 | 삭제
  • 아동들이 보는 만화를 그린다는 점에서 이원복 쪽이 더 악영향을 미치는 걸지도...
  • 수요일 2008/02/27 [11:19] 수정 | 삭제
  • 저런 사람들에게 있어서 미래를 내다보자는 말은
    왕년 유행했던 국익(지금도 유행인가)처럼
    사람들 눈을 어둡게 하는 효과만 가지고
    실제 내용은 없는 허무한 말일 뿐이죠.

    이원복이 그린 만화가 중앙일보와 보수언론,
    이명박과 인수위, 장관내정자들의 역사인식을
    대변해주는 것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미확인방황물체 2008/02/27 [00:43] 수정 | 삭제
  • 한국의 근현대사에 대해서도 시간나시면 좀 공부를 해주세요. 박기자처럼 역사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이..역사의 상처 운운하면..역사에 대해서 좀 알고 있는 나는 좀 섭섭해요..그리고 반일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박기자같은 좌파들만 그래요. 저같은 우파나..대개의 한국인들은 반일감정보다는 한일우호를 더욱 바라고 있습니다..
  • 미확인방황물체 2008/02/27 [00:30] 수정 | 삭제
  • '다름 아니다' 이런 표현은 일본어를 직역해서 나온 표현입니다. 한국어법에는 전혀 맞지 않거든요? 반일의 박기자가 왜 이런 표현을 쓰는지 이해가 안가는군요. 그리고, '세계사적 흐름'이런 표현도 이상합니다. '세계사적'이라는 말은 문맥상 좀 어색하네요. '국제사회의 판단이나 인식'정도가 더 맞지 싶군요. 박기자는 일다의 대표라고 하는데, 문장력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아요. 예전부터 느꼈지만..기사에 대해서 할말은 많지만..글이 날아가버려서 더 안씁니다.-_-;
  • 원래 2008/02/27 [00:05] 수정 | 삭제
  • 만화를 그립니다.
    어떤 면에서 이명박과 많이 가깝죠.
  • 육갑하네 2008/02/27 [00:05] 수정 | 삭제
  • 이원복 역사의 상처를 건드리지 말라고??
    그 상처가 누구의 상처인데 정신 차리고 잘 생각해 보아라
  • 안티 페미 2008/02/26 [23:32] 수정 | 삭제
  • 이원복님은 일본의 위안부를 건드리지 말라했고... 페미니스트들은 위안부를 위한답 시고 할머니들 욕보이고....얼마전에 신문에도 페미들때문에 할머니들이 욕보였다며 할머니들의 한탄이 담긴 기사가 나왔는데...일주일만에 사라졌네-_-;
  • 팬더 2008/02/26 [16:14] 수정 | 삭제
  • 이원복.. 역사의 상처를 아직 채 드러내지도 못했는데, 건드리지 말라니, 어이가 없군요.
    미래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