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마이” 사건 잊었나

국적필기시험 부활, 결혼이주여성 족쇄 강화

소라미 | 기사입력 2008/04/10 [20:09]

“후안마이” 사건 잊었나

국적필기시험 부활, 결혼이주여성 족쇄 강화

소라미 | 입력 : 2008/04/10 [20:09]
<소라미님은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에서 일하고 있으며, 일다 편집위원입니다. –편집자주>


4월 4일, 법무부는 기존에 결혼이주자에게 면제하였던 국적필기시험을 2009년 1월 1일부터 부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결혼이주자가 한국국적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한국어 필기시험을 통과하거나, 약 200여 시간에 달하는 사회통합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따르지 않는 결혼이주자에게는 국적을 부여하지 않을 것이며, 체류상 불이익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이는 결혼이주자에게 국적필기시험을 면제했던 2003년 법무부의 조치를 역행하는 정책이다. 우리 정부가 2003년 당시 결혼이주자에 대한 국적필기시험을 면제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 가족제도로 편입하는 결혼이주의 특수한 맥락을 고려해 가족으로의 통합, 사회로의 통합을 보다 용이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이루어졌다. 그런데 법무부는 어떤 근거에서 결혼이주자에게 국적필기시험을 다시 부활시키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법무부는 결혼이주여성의 사회 부적응을 “돕기”위해 사회통합 교육 “의무화” 정책을 도입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200여 시간에 달하는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는 법무부의 정책에는 아내로서 가사노동, 며느리로서 노부모 봉양, 어머니로서 육아, 경제적 기여를 위한 노동이라는 다중의 부담을 감당하고 있는 이주여성의 현실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현재 이주여성이 국적을 취득하거나 체류연장을 하려면, 그 과정에 한국인 배우자의 조력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현 국적체계는 한국인 배우자에게 당연히 이주여성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부여했다. 이는 결국 이주여성을 가정폭력 등 인권침해적인 상황 속에 취약한 구조로 내몰게 되는 부분이 있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이번 법무부의 조치는 구조적인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 사회통합교육을 국적취득 조건으로 의무화하는 것은 국제결혼 가정 내에 기존하는 불평등한 위계구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주여성이 처한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과 대책 없이 일방적인 사회통합 교육만을 강요한다면, 수많은 이주여성들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거나 더욱 극심한 인권침해 상황에 내몰리게 될 것이다.
 
얼마 전 우리 사회에 충격을 던져주었던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후안마이” 사건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결혼 후 한국어 교육은 물론 외출도 금지되었던 감금생활을 견디지 못해 베트남으로 돌아가겠다는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죽음에 이르도록 자행된 한국인 남편의 폭력이었다.
 
결혼이주자 일방에게만 부가된 한국 사회로의 정착과 통합의 짐을 어떻게 한국인 가족과 한국사회가 함께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사회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 그 연장선상에서 사회통합교육프로그램은 국적과 연계한 “의무화” 방식이 아니라, 이주자에 대한 “정착지원서비스”로서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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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헌 2008/04/27 [18:08] 수정 | 삭제
  • 한국 만큼 외국인에게 호구노릇하는나라도없다.다른나라 국적 취득할려면 오장육부 똥 다빼줘도안되는데 그냥주는거지.제3삼세계 신부를 폄하할생각은없지만.동남아관광가도 한국인이봉이다.왜냐 드른나라사람들은 눈치안보고실속잇게노는데 우리남성들은 체면치레하고 남한테 함부로 잘안대하기때문에 바가지쓰고 나라생각 교민생각에 눈치보고놀자지 헛돈 더많이쓴다.조금잘못하면 우리가 잘못한건 크게보도된다.
  • 김도헌 2008/04/27 [17:56] 수정 | 삭제
  • 후안마이 때려 숨지게한 남성은처벌받아야져.하지만19세 나이에 결혼을할 베트남신부는 생각이 잇는겁니가.고작 한달도못버틸 결혼생활을하면서 그것도못참고 고국으로 돌아갈 생각하며 남편한테 가슴에못박은것도 살인못지않은데여.결국그래서 남편이살인자됏네여.19세면 하고싶은 것도많을텐데
  • 寂寥 2008/04/23 [23:37] 수정 | 삭제
  • 다문화, 다문화.. 말로만 그랬지 한국 사회를 보면 여전히 다문화를 인정하는 곳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결혼을 했다고 해서 그 가정이 다문화가정이라고 불린다니 어불성설이지요. 부부 한 측에 일방적이고 여전히 민족과 혈연 따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이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 돌아이 2008/04/17 [23:00] 수정 | 삭제
  • 세상에 이렇게 쉽게 국적주는 나라가 어디있냐 일본은 일본인과 결혼했어도 10년은 있어야 일본국적취득할 수 있고 프랑스는 400시간, 너희들이 그렇게 질질싸는 유럽은 사이에 애가 없으면 아예 취득이 어렵다. 세상에 이렇게 핫바리같은 시험이 어디있다고 지랄대냐?
  • 발키리 2008/04/14 [10:58] 수정 | 삭제
  • 돈보고 하는 국내결혼은 인신매매가 아니구요? 외국계 여자에 대한 남편의 폭력성은 아무래도 군대 경험때문에 나오는게 아닐까? 남녀대립에서 가장 큰 문제도 군복무 문제고 역시 우리나라 군대는 모든 악의 근원이다.
  • 대동아공영권 2008/04/12 [23:16] 수정 | 삭제
  • 타산지석=> 남의 하찮은 것이라도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의 교훈으로 삼는다는 의미고, '독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혹시 '역지사지'아니더냐? 에혀..아놔..
  • 독자 2008/04/11 [18:17] 수정 | 삭제
  • 살면서 이 말보다 더 좋은 말이 없는 것 같다.
    내가 당사자가 되어서.... 나라면 어떨까..
    이렇게 생각을 해보는 거, 그게 참 중요하면서도 어렵다.
    정책도 그렇게 펴야하는 것 아닐까?
    당사자들의 입장을 알아보고, 처한 현실을 알아보고, 그러면서 정책을 만들어야지
    기득권을 위한 정책, 졸속정책을 펴면서 사람들보도 맞추라고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 지류 2008/04/11 [11:44] 수정 | 삭제
  • 한국 내부에서 자성을 안하고 돈이 더 있는 나라라는 이유로
    결혼이민자에 대해 동화정책만 펴려고 한다는 게 문제이고,
    국제결혼 중개업자들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조치를 안 하고,
    장가보낸다, 출산률 높인다 하면서 오히려 조장을 하고..
    폭력과 학대에 노출돼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인권을 사회적으로 보장해주려는 데는 관심이 없다니.
    정말 문제는 한국, 한국사람들의 의식에 있는 것 같습니다.
  • 지류 2008/04/11 [11:43] 수정 | 삭제
  • 베트남에서 한국인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나빠졌죠.
    현지에서도 결혼중개로 장사를 하려는 한인들의 횡포가 극심한 데다가
    한국에서 결혼이민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고
    안그래도 워낙 가부장적인 결혼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베트남 분위기는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 됐죠.
    그러니까 장사치들은 이제 필리핀->베트남->에서 이동통로를 바꿔
    캄보디아 쪽으로 쏠린다고 얼마전 소식을 들었죠.
    그게 불과 얼마 안 되었는데, 캄보디아에서는 한국남성과의 국제결혼이
    문제가 되니까 국제결혼을 금지하겠다고 했다죠.
    이례적인 조치였죠. 한국때문에 생긴..
    세계화시대라고 하는 지금 시기엔 한국이 얼마나 악명높은 나라인지
    인종차별, 성차별 국가인지 세계가 다 아는 것 같습니다.
  • toto 2008/04/11 [11:14] 수정 | 삭제
  • 글쓰신 분은 미국에 가시면서 헬로~~나 아이엠 쏘리도 모르고 가셔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결혼으로 이주를 해오는 동남아 여성은 그러고 옵니다. 물론 많은 문제가 야기 됩니다. 이런 시험은 국적필기시험에서가 아니라 비자 발급시 기본 요건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 mano 2008/04/11 [10:45] 수정 | 삭제
  • 한국에 데리고 남편이 적응시켜줄 생각이 없는데.. 누가 대신에 권리를 보호해줍니까?
    애초에 결혼을 허용하지 말았어야지요..
    현재 베신부와의 결혼은 결혼이 아니고 사실상 인신매매입니다. 이런거 하지 못하게 금지시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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