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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지출 100억 넘는 원자력 언론광고
[기획연재] 착한 에너지, 나쁜 에너지④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이강준
광고
경치 좋은 자연을 배경으로 아이들이 해맑은 표정을 지으면 뛰놀고 있는 장면과 함께, ‘원자력은 깨끗한 미래에너지’라는 슬로건으로 끝나는 TV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태양광이나 풍력, 혹은 바이오에너지 등 재생가능에너지와 관련한 광고를 본 기억이 있는가?
 
‘깨끗한 미래에너지’라는 이미지 광고
 
우리는 원자력과 관련한 광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표 1]을 보면,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문화재단은 매년 적게는 100억 원에서 많게는 200억 원을 원자력 관련 언론광고비로 지출했다. 여기에 한국전력공사의 원자력 관련 광고까지 더한다면 그 금액은 훨씬 늘어난다.
 
 [표 1] 에너지 공기업 언론광고 집행현황 (단위 : 백만원)  출처: 산자부 (현 지식경제부)
  * 한국수력원자력, 방폐장 광고비만 14,939백만원 집행  (2005년에만 13,929백만원 집행)
 
원자력과 관련한 언론광고는 우리들의 무의식을 조정한다는 점에서 위험할 뿐만 아니라, 광고를 통해 언론사의 논조에도 개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부 보수 언론사들은 사설 등을 통해 노골적으로 원자력이 우리의 유일한 미래에너지의 대안인 양 선동하고 있다. 소위 ‘진보적 언론사’도 원자력업계로부터 그다지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부안 방폐장 사태, 여론몰이 위한 ‘V2 프로젝트’
 
TV CF 맑은 하늘 이야기-비편   <출처: 한국수력원자력(주) 홈페이지>
2005년 한수원의 언론광고비는 180억 원을 상회했다. 당시 방폐장 광고비로만 140억 원을 쏟아 부었다. 여론조작, 좋은 표현을 빌리더라도 원자력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언론광고를 활용한 것이다.

 
2003년 한수원이 부안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여론을 차단하고, 건설을 강행하기 위해서 광고기획사에 의뢰한 지역주민 홍보컨설팅 사업, 일명 “V2 프로젝트”의 사례를 살펴보자.
 
한수원이 국내 최고의 광고기획사 K기획에 의뢰해 작성한 [V2 프로젝트 보고서]에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과장과 대검계장 등 권력기관을 동원해 전북지역 정보기관원과 교섭, ▲총선 대응 전략으로 반대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야당 후보를 견제할 후보 출현을 제시, ▲부안 대책위 참여인사 20인 등 현지의 정보수집활동, ▲국정감사에 대비한 산자부 장관 PI전략 제안서 작성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한수원이 ‘방폐물관리시설의 원활한 확보를 위한 광고용역’을 K기획과 체결하면서, 최초 55억 원이던 계약금액이 3차의 용도변경을 거치면서 140억 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보고서는 3단계 실행 프로그램을 담고 있다. 1단계에서는 주말드라마에 관련 멘트를 삽입하고, 사랑의 리퀘스트를 부안에 유치하며, 기획다큐를 방영하는 전략이 들어 있다. 2단계에는 주민 대상 산자부 장관의 서한 발송과 공익광고, 지역언론인 간담회 등을 담았는데, 각각 세부 실행프로그램 7개가 구체적으로 명기돼 있다. 마지막 3단계에는 단계별 PI 홍보방안을 담고 있다.
 
광고는 신문이나 TV에 한번 스쳐 지나가고 마는 것이 아니다. 부안 방폐장 사례가 일반적인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원자력 기업의 입장에서 100억 원 이상의 돈을 순수하게 공익을 위해 쓸 리 만무하다. 원자력 광고의 기획과 집행, 언론사를 통한 유리한 여론형성,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정책 수립과 집행이 꾸준히 순환하며 재생산되고 있다.
 
오일피크와 우라늄피크, 원자력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우리는 원자력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원자력이 갖는 파국적 위험성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석유를 대체하는 깨끗한 에너지라는 이중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여기서 ‘깨끗한 에너지’라는 이미지는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노출되는 언론광고와 교육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원자력이 미래에너지로 부각되는 것도, 정확한 정보가 부재하기 때문에 비롯된 일이다. 석유정점과 함께 우라늄 역시 2040년 이전에 생산이 정점에 다다르게 된다. 특히 원유가뿐만 아니라, 원자력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도 2004년 이후 약 세배 이상 폭등했다. 뿐만 아니라 사용 후 핵 쓰레기를 처분하는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비용 역시 상당히 크다.
 
더구나 원자력은 고유가의 대책이 아니다.(관련기사: 원자력 연구개발비 재생에너지의 120배) 우리는 고유가의 틈바구니에서 신규 원전 건설을 통해 원자력산업계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석탄과 우라늄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전력 공급체계를 전환하는 것이 근본적이 대책이며, 고유가의 대책이다.

에너지정치센터와 일다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에 관련한 기사를 공동으로 기획해 연재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정치센터는 “노동자.농민.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환경적 가치를 넘어 에너지를 둘러싼 자본과 권력의 카르텔을 해체하기 위한 연구와 정치적 실천을 목표”로 활동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필자 이강준님은 에너지정치센터 기획실장입니다. 이 기사는 에너지정치센터 블로그(blog.naver.com/good_energy)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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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6/24 [22:31]  최종편집: ⓒ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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