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차별시정효과, 성별 격차 커

정부역할 강조되는 시기에 ‘규제완화’역행 우려

박희정 | 기사입력 2008/07/15 [11:12]

비정규직 차별시정효과, 성별 격차 커

정부역할 강조되는 시기에 ‘규제완화’역행 우려

박희정 | 입력 : 2008/07/15 [11:12]
비정규직 입법과 공공부문 비정규 대책이 가동됐지만, 비정규직 차별시정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가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 어렵다.
 
비정규직법 시행 후 1년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다소 감소했지만, 비정규직 중 상대적으로 근로조건이 나쁜 고용형태의 노동자들은 늘어나 비정규직 내부구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또한 비정규직 감소 효과 역시 뚜렷한 성별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가 펴고 있는 노동정책과 경제정책은 공기업 민영화 조치를 비롯해 각종 “규제완화”에 초점 맞추고 있어, 비정규직 문제가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근로조건 나쁜 비정규직 오히려 증가, 임금격차도 커져
 
지난 8일 전국여성노동조합과 한국여성노동자회가 공동주최한 “비정규직법 시행 1년, 차별시정의 실효성 강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한국노동연구원 은수미 연구위원은 비정규직법 시행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은 연구위원은 “기간제 근로자는 전년 동월대비 32만 1천명, 파견은 3천명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근로조건이 나쁜 ‘계속 근로를 기대할 수 없는 한시적 근로자’, 용역, 일일근로는 모두 증가해 비정규입법이 비정규직 내부의 고용구성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성별 비정규직 증감추이는 남성이 12만5천명(-4.2%) 줄어든 반면, 여성은 1만 명(-0.4%) 줄어든 것에 불과해 성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기간제의 감소효과는 남성과 여성이 유사하지만, 계약 반복갱신이나 단기고용의 경우 남성은 7만2천명(-14.5%) 감소한 반면 여성은 변화가 거의 없이 0.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수미 연구위원은 “단기고용의 경우, 비정규직 입법 시행 이후 감소추세가 증가추세로 반전되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추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차별문제에서 핵심적이라 할 수 있는 ‘임금격차’도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기간제, 반복갱신도 규모나 비중은 감소했지만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는 커졌다고 한다.
 
비정규직과 근로빈민에 대한 정부대책 ‘부재’
 
은 연구위원은 비정규직 입법이 뚜렷이 제한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지식경제부에 이어 노동부에도 규제완화 전담팀이 구성”되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더욱 “부정적인 신호를 전해줄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했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노동정책이 모두 “규제완화”에 초점이 맞추어지면서, “노동정책의 부재”로 “사각지대에 있는 비정규와 근로빈민에 대한 대책이 적극적으로 모색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다.
 
은수미 연구위원은 기륭전자, 뉴코아, 코스콤, KTX 등 “비정규직 장기 쟁의 사업장이 증가하고 있고 근로손실일수가 전년대비 2.8배 정도가 증가하였다는 사실”을 보았을 때, 더이상 “노사 자율과 법치를 통해 비정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은 연구위원은 현재로선 “비정규입법의 시행 및 문제점에 대한 모니터링 장치”가  필요하며, “차별시정제도의 운영에 대한 엄격한 평가가 요구”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특히 간접고용 및 저임금 시장에 대한 실태파악에 나서는 한편, 여성 비정규직을 비롯해 일일 고용, 단기 고용, 사내하청, 시간제 노동 등 특정 고용형태에 초점을 맞춘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기사는 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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