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루의 “오늘도, 내일도 순조롭게 문제투성이”라는 발상의 전환에, 이 사회를 바꿔갈 힌트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찾아가 봤다. 환청 미팅, 가식덩어리 미팅, 반성 미팅… 베테루의 하루는 미팅으로 시작한다. 한 명 한 명이 오늘의 컨디션과 기분을 보고하고, 몇 시까지 일할지를 결정한다. 일 끝낼 때는 오늘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 더 좋게 해야 할 점을 서로 이야기하는 ‘반성미팅’을 가진다. 그뿐이 아니다. 환청에 사로잡히거나, 폭력과 도주 등의 폭발을 반복하거나, 아침부터 술 한잔 꺾고 일하러 오는 등, 각자 살아가는 괴로움을 안고서 모여드는 베테루에는 당연히 트러블이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미팅이 열린다. 환청 미팅, 가식덩어리 미팅, 은둔형 외톨이 미팅, 커플 미팅, 여자의 수다방, 부장과의 불화 미팅 등. 항상 어딘가에서 미팅이 열리고 있고, 그 횟수는 한 달에 100회나 된다고 한다. 자신의 약한 구석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철저하게 함께 이야기하는 것으로, 누구도 겉돌지 않는 장소를 만들어내 온 베테루 사람들. 있는 그대로 사는 안심을 손에 넣고, 자신을 이야기할 언어를 획득한 멤버들은 전국 각지의 강연에 나가서도 자신들의 질병체험에 대해 알리며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격리와 보호에서 벗어나 ‘인생의 괴로움을 되찾자’
그 후, 사업은 점점 확대되어 유한회사 ‘복지숍 베테루’를 설립했다. 간호용품점 ‘파포’, 베테루와 지역사랑방 ‘4번지 빈둥빈둥방’, 세미나 하우스 등 마을 곳곳에 베테루가 있다. 그룹 홈과 공동주거도 다수 있고, 약 80명의 멤버들이 이곳에서 살고 있다. 입원으로 사회에서 격리되고 보호, 관리되는 생활로부터 벗어나 ‘인생의 당연한 괴로움을 되찾자’며 마을에서 함께 사는 베테루 사람들. ‘질병도 괴로움도 장사가 된다’, ‘실패도 순조롭게’라며 아이디어를 함께 내고 각각의 장기를 살려 그림엽서, 티셔츠, 책갈피 등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하고 있다. 연간 매상은 1억엔. 당사자들, 나름의 병명 만들고 어려움에 대해 연구
자신의 괴로움의 특징에 따라 각각 나름의 자기 병명을 붙이고, 문제와 사람을 분리하고, 괴로움의 패턴이나 프로세스, 그리고 스스로를 구제하는 방법을 동료들과 함께 연구해간다. 구호는 ‘자기자신과, 함께’ ‘통합 실조증, 전력 질주형’이라는 자기병명을 가진 당사자 스태프 이토 토모유키씨는 “고도 경제성장기에는 열심히 일하면 보상받았지만, 격차 사회라 불리는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 불안정한 사회에서 당사자 연구는 누구에게든 효용이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누구든 자신의 괴로움의 주인공이다. 의사나 전문가도 ‘지원의 당사자’로서 연구를 한다. 올해 베테루 축제에서는 전국에서 책과 비디오로 공부한 사람들의 연구발표가 있었고, ‘안심하고 이야기하는 우라카와 수다회’에서는 마을의 상점주인도 자신의 괴로움을 발표했다. ‘일을 계속하지 못하는 병 연구’, ‘자기학대 연구’, ‘죄악감 연구’, ‘싸움방법 연구’ 등 각종 어려움이 연구대상이 된다. 파워포인트로 정리된 연구발표는 전문가 못지않은 높은 수준이다. 베테루의 명물 ‘환각&망상대회’
올해의 그랑프리는 35년간 어머니와 2m이상 떨어져 살아본 적 없는 전대미문의 기록과 하루 35알의 처방약을 갖고 우라카와에 찾아온 에도 히로시씨에게 돌아갔다. 그는 ‘경찰의존’(뭐든지 경찰과 상담해야 해서, 결국 경찰이 난처해져 베테루에 상담을 의뢰함), ‘여성의존’(사귀고 있는 여성이 차례차례 입원함) 등을 거듭하면서, 자신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몸으로 익히고 멋지게 모친의존에서 탈출하여 수상했다. 기념품으로 어머니와의 거리를 측정하는 자와, ‘폭발돌이’의 유혹에서 자신을 구하는 ‘안심순이’ 인형이 증정되었다. 그 밖에도 망상의 내용을 모두 함께 연기하는 등, 병의 괴로움을 보란 듯이 웃음으로 바꿔버리는 베테루의 힘은 끝이 없다. 베테루 이념 ・세끼 밥보다 미팅 ・안심하고 게으름 피울 수 있는 직장 만들기 ・스스로 이름 붙이는 자기의 병 ・편견, 차별 대환영 ・뜨는 인생에서 지는 인생으로 ・괴로움을 되찾기 ・약점이 인연 ・맘대로 못 고친다, 자기 병 ・공사혼동 대환영 ・이걸로 만사형통 ※ 이 기사는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여성언론 <페민>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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