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1차 에너지 소비의 40%가 건물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냉난방에너지 소비가 60%를 차지합니다. 저도 현재 월세로 방을 얻어 지내는데, 겨울엔 밤마다 기름보일러 돌아가는 소리에 잠을 못 잘 정도입니다. 난방비가 걱정돼서요.”
패시브하우스란 에너지 소비가 적은 건물로, 정확하게는 냉난방을 위한 최대부하가 10W/m² 이하인 건물을 뜻한다.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끌어 쓰거나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막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동적’(passive)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라 한다. 회원들이 직접 지은 패시브하우스 안에서 기존건물에 비해 에너지소비량이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패시브하우스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신축건물은 물론 낡은 건물도 리모델링하고, 주거용 단독주택뿐 아니라 연립주택, 상업용 건물과 공장까지도 패시브하우스 원리에 따라 건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너지전환’도 올해 2월 회원들이 직접 패시브하우스를 지었다. 건물을 짓는데 든 비용은 약 1천3백만 원. 7평 남짓한 작은 공간은 현재 교육관으로 쓰이고 있다. 패시브하우스의 개념과 원리를 “직접 보고 배우는” 장으로 사용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인터뷰는 이 공간 안에서 진행됐다.
이번에 지은 패시브하우스는 원룸형식으로 간결하게 설계를 했는데, 특히 농촌의 노인들이 사는 공간으로 적합하다고 한다. 단열을 최대한 해서 주방에서 발생하는 열과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열도 활용한다. 밖으로 빠져나가는 에너지가 없도록 철저히 밀폐하고 기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삼중창을 달고, 배관이나 전선연결 등의 설비가 들어가는 곳은 밀폐면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면서도 쾌적한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 열교환기를 통해 환기를 시킨다. 태양열과 같은 재생에너지원을 이용한 온수를 공급하고, 에너지절약형 가전기기를 사용한다. 송대원 간사는 여기에 “태양열온수기를 이용해 온수를 공급하면 농촌의 노인들이 따뜻한 겨울을 나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전환은 앞으로 시골집을 패시브하우스로 리모델링하는 컨설팅을 해나갈 계획이다. 에너지소비 90% 줄이는 고효율저탄소 주택
“독일의 경우에 기존 건축물과 패시브하우스의 에너지소비를 비교해보면, 난방에너지가 훨씬 절약된 것 외에도 전기와 온수 사용량도 줄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패시브하우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에너지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에너지를 더욱 절약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송대원씨는 이 부분을 특히 강조했다. 한국에도 태양광주택 10만호 보급사업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하는 정책이 실시되고 있지만, 단지 싼 값에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차원에 그쳐 에너지 절약효과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에너지전환’의 주요활동 중 하나는, 에너지 문제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전환하는 ‘교육’이다. “아이들에게 에너지교육 정말 중요해요”
“아이들에게 전기코드를 뽑는 것부터 시작해서, 태양광 이야기, 패시브하우스 이야기도 들려줘요. 주변에 관심 갖고 시도해보려는 분들도 많고요. 이곳에서 일하게 되면서 ‘교육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뿌듯해요. 눈으로 보는 교육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실은 국가에서 직접 보여주고 설명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에너지전환의 패시브하우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4~6월 기름값이 엄청나게 뛰자, 에너지소비를 대폭 줄이는 건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되었다고. 김숙자씨는 “특히 (패시브하우스는) 시골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시골에선 도시보다 에너지 소비가 훨씬 적죠. 하지만 난방비가 너무 많이 들어요. 가장 큰 문제는 단열이에요. 단열만 된다면, 연탄이나 목재보일러를 사용하면서 난방비를 크게 줄일 수 있죠.” ※에너지정치센터(www.enerpol.net)와 일다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에 관련한 기사를 공동으로 기획해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재단 기획취재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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