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는 그들의 현재보다 아름답다

[일다 시론] 암울한 시대를 밝히는 희망의 증거들

정안나 | 기사입력 2009/02/02 [09:20]

우리의 미래는 그들의 현재보다 아름답다

[일다 시론] 암울한 시대를 밝히는 희망의 증거들

정안나 | 입력 : 2009/02/02 [09:20]
정안나님은 <일다>의 운영위원입니다.
 
용산참사 사건이 일어나고 열흘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 이 소식을 들었을 때는, 숭례문 방화사건이 기억나면서, 마치 현실에 일어나지 않은 일을 누군가가 내게 거짓말로 일어났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암담하고 슬픈 마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폭력언론’(보수라는 이름도 아까운)으로부터 나오는 이야기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발언이었다. 화염병을 왜 던지는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이번에 살해당한 분들을 돈을 더 받기 위해 욕심을 내는 사람들로 몰아가는 이야기까지, 여전히 이 시대의 한국 권력의 수준이란 이런 참사를 충분히 저지를 수 있음을 확인하는 증거였다.
 
하지만 이런 암담하고 슬픈 현실에서도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은, 이번 사건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이러한 분노를 표현하는 행동하는 시민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용산참사가 일어난 직후부터 시민들의 촛불시위가 진행되었고, 정의구현사제단에서는 시국미사를 진행할 의사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많은 사람들은 분노와 슬픔을 표시했다.
 
우리에게 희망의 증거는 많다.
 
첫째, 촛불시위를 통해서 평범한 시민들이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시위에 참여하거나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는 것은 일부 소수에 국한된 일이었을 뿐, 적극적으로 어떤 정치적 사안에 찬성 또는 반대하는 사람들을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일은 드물었다.
 
작년에 진행되었던 촛불시위에 참여하면서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은 늘 곁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것은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회사를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인 나도 몇 년 전까지는 집회나 시위에 참여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촛불시위에는 두려움 없이 참여했다. 그것은 더 이상 폭력이 시민을 함부로 다루지는 않을 것이며, 설혹 폭력이 시민에게 가해진다고 하여도, 사람들이 모른체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물론 촛불시위에서도 극우단체의 사람이 횟칼로 공격하거나 자동차로 돌진하는 등의 테러 행위가 발생했지만, 폭력이 드러나는 모습과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폭력을 쉽게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둘째, 거리에서 촛불시위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이야기나 표정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촛불시위를 바라보던 시민들이 격려를 하거나, 정권과 폭력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 촛불을 들고 있는 내게 고생한다고 웃음짓는 할머니, 초코파이를 시위시민들에게 나눠주시던 할아버지의 표정에서도 희망을 느꼈다. 더 이상 시위를 불편하거나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함께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셋째, 사람들이 일상에서 정치 이슈들을 이야기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회사에서 전혀 정치에 관심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동료들로부터, 정치에 대한 관심과 올바름에 대한 의견을 듣게 될 때 나는 박수를 치고 싶어진다. 동료들과는 정치에 대해 가능한 이야기를 하지 말자고 다짐을 했건만, 의외로 회사 동료들은 나의 정치에 대한 의견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이야기를 내게 해줬고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지하철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책을 통해서도 변화를 느꼈다. 나는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들이 무슨 책을 읽는지 관심이 많은 편인데, 몇 년 전까지는 지하철의 승객들이 보는 책의 대부분이 처세술과 어학교재, 소설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만나게 되는 지하철 승객의 도서목록에서 시장만능주의에 대해 경고하거나 기아, 환경에 대해 제시하는 책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점점 사람들이 가치와 타인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다 더 자주 마주치게 되는 것은 분명 희망이다.
 
넷째, 무엇보다 시간이 우리 편이다. 우리는 지금 2009년을 살고 있다. 아무리 그들이 시간을 1970, 1980년대로 돌려놓으려 해도 우리는 2009년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미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사람들도 폭력에 대항하며 평화를 만들어가는 삶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을 하며, 그로 인해 얻은 평화와 환경의 변화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해방 이후 권력에 의해 시민이 학살당한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런 사건들은 늘 묻혀지거나 시간이 훨씬 지난 뒤에 알려진다. 그러나, 이번 용산 참사사건과 같이, 더 이상 권력이 시민을 죽이는 일을 숨기는 것이 불가능함을 우리도 알고 그들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비록 현재는 힘들고 답답하지만, 이대로 우리가 계속 행동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간다면, 사람들과 시간이 우리편인 이상, 분명 우리의 미래는 그들의 현재보다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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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2009/02/10 [17:52] 수정 | 삭제
  • 저자 의견에 적극 공감합니다. 특히 그들과 우리의 게임은 이미 시대착오적 그들의 행보를 보며 확신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지향하는 촛불이 이길거에요
  • lita 2009/02/06 [01:23] 수정 | 삭제
  • 조중동의 여론몰이를 보면, 사람들을 다 바보로 만들 것 같던데...
    그래도 세상사에 대해 입을 데고자 할만큼 오지랍넓은 사람이라면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관심 가지고 보면 사실에 근접할 수 있을 텐데..
  • 대동아공영권 2009/02/05 [23:36] 수정 | 삭제
  •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지금 위의 기사와 여기에 있는 인간들은 그러니까..지금 불법폭력시위를 긍정하는 자들 아닙니까? 정말 시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일다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독자의 1人으로서 의사를 피력한 것 뿐입니다. 저의 의견이 불편하시다면..님들이 저지르는 거리에서의 폭력시위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난동을 피울 것 아닙니까? 그것은 현실적인 불편이요, 피해입니다. 그래서 제가 한 말씀 올린것이지요. 어찌 글과 행동을 같은 라인에 두고 말을 합니까? 폭력데모를 제발 그만해주세요.
  • 사랑스레 2009/02/05 [17:38] 수정 | 삭제
  • 시위 같은 거 그렇게 싫어서 조용히 살고싶으면 님이나 남의 동네에 참견하지말고 님 혼자 조용히 살아가세요. 제발 부탁합니다~!
    기사 읽다가 님의 쓸데 없는 참견에 몇 글자 적어봅니다.
  • 어처구니 2009/02/04 [17:19] 수정 | 삭제
  • 이제껏 촛불들고 나가진 못했지만 이젠 정말 열 일 졔껴야 할까봐요.진실인지 왜곡인지 최소한의 학습의지도 없이 세뇌된 대사 읊어대며 이 정권 돕겠다는 무지한 백성들을 위해서도요.정치 무관심했던 저같은 사람까지 관심갖게 해 준 이 파렴치한 정권에 고마워해야하나요..
  • 그러게 2009/02/03 [02:32] 수정 | 삭제
  • 한국의 보수라고 불리는 세력들은 이름도 아깝지요. 또라이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정의감은 바라지도 말아야죠. 폭력, 테러집단들이죠. 때론 법, 경찰, 군대를 앞세우고 버젓이 폭력을 자행하고도 수치심도 없죠.그게 이제까지 그네들의 역사였으니까.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폭력, 고문을 했더래도 심지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도 버젓이 떵떵거리고 살아가고 있죠. 그런 힘에 빌붙어 기생해온 세력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언론도 마찬가지였죠. 국민들 대상으로 사기도 얼마나 쳤습니까. 간첩조작사건 등. 평화의 댐 짓는다고 온 국민을 상대로 코흘리개 성금까지 모아가지고는. 그 인간들 하나도 책임 안지니까, 또 똑같은 일들이 되풀이되는 거죠. 민주주의의 적, 공공의 적들. 법과 권력으로 무장해서 지금도 힘없는 사람들을 죽이는군요. 깡패도 이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깡패는 그래도 사람들 눈치라도 봐가며,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공공장소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함부로 휘두르진 않잖아요.
  • 근데.. 2009/02/03 [02:05] 수정 | 삭제
  • 왜 보수가 갖는 나름의 책임감이나 정의감이나 도덕성 같은 덕목을 눈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는 걸까요?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세력에게 '보수'라는 이름도 아깝다는 얘기가 너무 공감이 갑니다.
  • 릴리 2009/02/03 [02:01] 수정 | 삭제
  • 사람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며 철거민들에게 가난한 죄, 집 없는 죄를 묻는 이 정권의 잔인함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고 슬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의 증거들이 많다는 얘기, 변화를 만들어나갈 씨앗이 곳곳에서 자라고 있다는 얘기, 정말 중요하고 힘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 대동아공영권 2009/02/02 [20:56] 수정 | 삭제
  • 불법시위를 이렇게 미화할 수 있다니..에혀..정말 희안하고 기묘한 나라다. 무슨 년의 나라가 "시위"하는 것이 곧 민주주의 발전의 바로미터가 되는 양 말하는 것도 우습고, 아예 시위의 생활화를 꿈꾸는구만.

    요컨데..선진시민의식을 가진 인간이라면..시위라는 방식의 의사표현은 가장 최후에 쓰여야 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해야 하고, 그리고 그러한 시위를 하더라도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법으로 해야하지 않나요?

    그저 손에 촛불만 들면 만사 오케이입니까? 적당히 해 주세요.

    정말이지 지긋지긋합니다. 무슨 시위를 1년 365일을 하려합니까? 아니 이 나라에 시위매니아들만 삽니까? 저처럼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도 많거든요? 이런 바람이 사치인가요? 시위하는 분들 특히 촛불시위하는 분들..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도 함께 살고 있다는 것 좀 알아주세요. 자신의 행동이 설령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비추어 올바르다고 판단되더라도..그러한 행동이 다른 누군가에겐 참 피곤하고 짜증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는 것 좀 알아주세요.

    그리고 뭐 암울하니 어쩌니 하시는데..그거야 여기 페미나 좌파들에게는 그렇겠지요.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괜히 오바하지는 말아주세요.

    극우단체가 횟칼로 어쩌고 뭐 폭력이 어쩌고 하시는데..나참..이보세요. 촛불시위자들도 폭력시위를 얼마나 심하게 한지 벌써 잊으셨습니까? 버스에 불지르고..쇠파이프 휘두르고..정말 가관이었는데..자신들이 저지르는 폭력에는 어쩌면 그렇게 관대합니까?

    어쨌든 용산에서 변을 당하신 분들이 했던 행태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지만..운명을 달리하셨다니..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초콜릿 2009/02/02 [15:59] 수정 | 삭제
  • 이 글을 읽으며, 우리의 존재 자체가 희망의 증거가 되도록 살아가야 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