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튼튼한 민주주의 사회를 준비하자

[시론] 시민사회단체, 변화에 대한 암중모색할 때

박김수진 | 기사입력 2009/02/22 [23:43]

더 튼튼한 민주주의 사회를 준비하자

[시론] 시민사회단체, 변화에 대한 암중모색할 때

박김수진 | 입력 : 2009/02/22 [23:43]

박김수진님은 <일다>의 운영위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집어 들면서 이런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오늘은 또 얼마나 황당하고 기막힌 기사들이 실려 있을까?’
 
정말이지 요즈음 신문 읽기 겁납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죄 없는 교사를 징계하고, 중고등 교육을 경쟁의 극단으로 치닫게 하고, 발전제일주의를 증명하기 위해 온 국토를 헤집어 놓겠다고 하고, 산업자본에게 은행이고 방송이고 수돗물이고 모두 넘겨 버리겠다고 하고, 자신들이 하는 일은 ‘원칙에 입각한 일’이고 타당 의원들이나 국민들이 하는 일은 ‘테러’라고 규정하고…. 정부는 다수의 시민들이 구속될까 두려워 스스로 알아서 입을 틀어막도록 만들고는, 재벌기업들이 언론을 장악할 수 있도록 법안 밀어붙이기에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강남에 거주하는 부동산부자들, 소망교회에 다니는 영남출신의 고소득층으로 구성된 매우 ‘특별한’ 정부인사들과 그 수장들이 벌이는 한 판의 쇼는 끝이 없군요.
 
MB정부의 ‘시민사회단체 죽이기’ 작전
 
많은 사람들이 2009년의 오늘을 ‘독재시대로의 회귀’라는 키워드로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우리는 그런 시기에 살고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예상하시다시피 2009년 그리고 앞으로 최소 4년간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퇴보를 목도하게 될 것입니다.
 
정부의 시민사회단체 탄압은 본격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시법 개정을 통해 집회와 시위에 관한 자유를 원천적으로 무효화하려고 합니다.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민주주의와 인권보장을 위해 한걸음 내디디려 노력했던 제도들도 무력화되고 있습니다. 군의문사 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 폐지 법률안은 곧 통과될 것으로 보이고, 국가인권위원회의 강제적인 축소 방침도 강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정부는 시민사회단체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자신의 입맛대로 지원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시민사회단체 회원 중 1인이라도 정부가 규정한 ‘불법집회’에 나간 사실이 드러나면 해당 단체에 3년간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계획입니다.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기본에서부터 쥐고 흔들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매우 유감입니다. 하지만 한탄만하고 있을 수는 없겠지요. 경제적 불황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하는 가운데 시민사회 및 그 주체들이 놓쳐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불황의 본질이 무엇인지 규명해내고 위기의 장기적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시민사회단체 체질개선 늦출 수 없다
 
이미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정부의 압박은 시민사회 진영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단체활동가들은 자기검열체계 속에 놓이게 되었고, 지식인들은 길을 잃고 방향을 잃은 듯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루어 낸 민주화라는 거대한 성이 모래성이었단 말인가 하고 충격에 빠진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지금이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 건설을 위한 적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을 뿌리부터 흔들겠다는 야심을 내비치는 현 정부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닐지 모릅니다. 지난 시절,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질적 성장을 이루어 낸 영역이 바로 시민사회운동 영역입니다. 현재의 위기 속에서도 우리 내부의 작고 큰 문제들을 직면하고, 해결방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외부기금에 의존적이었다면, 이제 기금에의 의존도를 낮추고 외부의 감사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재정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경력 쌓기의 일환으로 여기거나, 기업체에 근무하는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활동가들이 있었다면, 이제 그 문제점을 드러낼 때입니다. 단체의 지향과 이념에 동의하는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해당 조직으로 모여들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우리 안에 위계화와 서열화는 없었는지, 미루어 왔던 조직내부의 민주주의적인 의사소통체계를 구축할 때입니다. 내실 없이 양적 성장만을 이루어왔던 것이 아닌지, 내부 비판의 시간도 필요할 것입니다.
 
할 일이 참 많습니다. 변화하는 외부상황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하다면 즉각적으로 대응해야겠습니다. 그러나 레이더는 외부로만 향해서는 안됩니다. 앞으로 4년, 아니 9년이 될지 모르는 ‘혹한기’ 동안 한국사회 시민사회단체들의 체질개선작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진정한 민주주의, 아래로부터의 민주화를 원한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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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고 2009/02/23 [20:11] 수정 | 삭제
  • '시민사회단체들=시민사회'는 아니니까요.
    시민사회단체들도 변화와 성숙이 필요하겠지만,
    어쩌면 시민사회는 위축되거나 사라지는 곳도 있는 반면
    새로운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 w 2009/02/23 [20:07] 수정 | 삭제
  • 무거워선 안 된다는 거죠.
    자유로운 몸체 만들기가 뼈대구성에선 제일 중요한 과제인 것 같고요.
    지정학적 위치 읽기와 방향 설정, 이슈 발굴 같은 것이 컨텐츠 면에서 과제죠.
    말은 많이 되어오긴 했지만, 결국
    자발성과 진정성만이 방법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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