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공사 막으러 ‘낙동강 캠프’ 간다

여름 휴가철 맞아 생명의 강으로 발길 이어져

박희정 | 기사입력 2010/07/21 [16:45]

4대강 공사 막으러 ‘낙동강 캠프’ 간다

여름 휴가철 맞아 생명의 강으로 발길 이어져

박희정 | 입력 : 2010/07/21 [16:45]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여론과 환경, 시민, 종교단체들의 경고를 무시한 채 졸속 강행된 공사는 장마철을 맞아 침수, 제방 붕괴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낙동강의 함안보와 합천보 공사 현장에서는 다량의 준설토가 유실돼 지역주민들의 식수원이 오염되는 등 적신호가 켜졌다.
 
집중호우에 잠겨버린 4대강 공사 현장
 
▲ 여론을 무시한 채 졸속 강행된 4대강 공사 현장  © 최병성 
7월 초부터 홍수 대비와 준설토 처리문제 등이 언론을 통해 지적됐다. 이에 수자원공사 측은 ‘준설토는 적치장을 확보하여 모두 처리’되었고, ‘미처리된 것으로 보도된 준설토는 홍수에 안전하게 대비하기 위해 제방 밖으로 반출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고 환경단체들은 비판하고 있다. 가물막이의 경우, 장마철이 되기 전에 철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낙동강에선 그대로 두고 있어 홍수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물막이가 차지하는 공간만큼 물의 흐름이 지체되기 때문.
 
또한 가물막이가 홍수에 쓸려가지 않도록 그 안에 물을 채운 것에 대해서도,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 등 관련 단체들은 우려하고 있다. 가물막이 위로 물이 넘쳐흐르게 되어 있어 “공사 현장은 안전할지 모르지만, 인근 홍수 위험은 증가시키는 조치”라는 것이다.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인해 앞으로 집중호우 가능성이 계속되는 만큼, 4대강 공사 현장과 그 주변의 홍수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은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사 중지 명령”을 하도록 경남도지사에게 요청하고 있다.
 
주민들이 주체가 돼 7,8월 주말 ‘낙동강캠프’ 진행
 
▲ 사라질 위기에 놓인 낙동강으로 향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더욱 분주하게 이어지고 있다.     © 신진희
6월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서 4대강 공사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여론을 재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여름 장마철이 되어 눈앞에 벌어진 위험을 목격하면서도, 정부와 보수언론은 4대강 공사 현장의 홍수 피해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이에 맞서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시청 앞에서 4대강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대규모 범국민대회가 열린데 이어,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강을 찾는 순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낙동강 순례를 진행해온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사람들’은 7월과 8월 매주 주말에 1박2일 순례 캠프를 운영한다.
 
낙동강 순례 캠프는 상주 경천대 근처 상도촬영장에서 토요일 저녁 6시부터 시작해 다음날 정오까지 진행된다. 저녁에는 4대강 동영상 자료와 지율스님의 낙동강 사진 전시를 본 후, 강의 소중함을 나누는 만남의 시간을 가진다. 이튿날은 오전에 상주보, 경천대, 낙동강 지천 공사현장, 준설현장인 상풍교, 퇴강 등을 순례한다.
 
참가비는 5천원(텐트를 지참하지 않을 경우 1만원, 어린이 50% 할인). 카페 “강과습지를 사랑하는 상주사람들”(cafe.daum.net/sangjurnw)이나 “어찌 이곳을 흩트리려 하십니까”(cafe.daum.net/chorok9)를 통해 문의하면 된다.
 
박종관씨는 “정치적 입장에 좌우되거나 막연한 공사 반대가 아니라, 강의 실체를 눈으로 직접 보고 몸으로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낙동강 순례캠프에 참여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이야기했다. 이렇게 시민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이 4대강 공사를 강행하는 정부와 지자체에는 상당한 압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사람들이 와서 강을 보고 돌아가서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이 많은 힘이 된다”며, “비슷한 생각을 갖고 같이 느껴주는 사람들이 찾아와 주면,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혼자가 아니’ 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7월 30,31일 내성천 회룡포서 ‘국민캠프’ 열려
 
▲ 물이 굽이치며 돌아가는 회룡포는 강의 원형이 남아있는 곳이다.  4대강 공사가 계속되면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사라진다. © 윤정은
한편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은 7월 30일과 31일 양일간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 회룡포에서 ‘국민 하계캠프’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룡포는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유명해진 비경이다.

 
국민캠프 주최 측은 “보수 성향의 사회 저명인사들과 발목까지 잠기는 맑은 모래 강에서 몇 발자국 걸으면서 정수효과와 생태계에 대해 설명했더니, 순식간에 4대강 문제를 통째로 이해”하더라며, “백문이 불여일족수(百聞不如一足水)”라고 이번 캠프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 “천혜의 비경이 있는 회룡포와 우리 강의 원형이 살아있는 맑은 내성천은 차후 원상복원의 모델과 같은 곳”으로 꼽으며, “4대강 저지운동의 상징적인 베이스 캠프와 같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캠프 참가비는 1만원이며, 초등학생 이하는 무료다. 문의는 (사)시민환경연구소 고도현 간사(02-735-7034 / koh@kfem.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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