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졌다고 부서진 뼈? 소리없는 위험 '골다공증'

박은지의 ‘신체활동과 여성건강 이야기’ (5) 골다공증 ①

박은지 | 기사입력 2010/12/14 [11:26]

넘어졌다고 부서진 뼈? 소리없는 위험 '골다공증'

박은지의 ‘신체활동과 여성건강 이야기’ (5) 골다공증 ①

박은지 | 입력 : 2010/12/14 [11:26]
[편집자주]기획 연재 <박은지의 ‘신체활동과 여성건강 이야기’>는 여성들이 많이 경험하고 있는 질병 및 증상에 대한 이해와, 이를 예방하고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신체활동의 효과에 대해 살펴볼 것입니다.
 
필자 박은지님은 체육교육과 졸업 후 퍼스널 트레이너와 운동처방사로 일을 한 후, 지금은 연세대학교 체육연구소에서 신체활동이 우리 몸에 미치는 생리학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운동과 스포츠'라는 영역은 아직까지 여성에게는 척박한 곳이라고 생각해 여성들이 편하고 올바르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개척해나가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골다공증에 걸리게 되면 작은 충격이나 뚜렷한 외상없이도 쉽게 골절이 일어나고, 움직임의 제한과 통증, 자세변형 등이 초래되어 자존감을 저하시키고, 우울 등으로 삶의 질이 저하된다.
 
필자의 어머니가 다니는 교회의 한 권사님께서도 이 골다공증으로 얼마 전 큰일을 당하셨단다. 지하 주차장에서 쇼핑카트를 끌고 자신의 차로 가는 도중 주차 블록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는데 그 와중에 발목이 완전히 돌아가 뼈가 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서 철심 14개를 박는 수술을 하셨다. 만일 그분께서 골다공증이 없었더라면 그저 발목이 조금 삐고, 찰과상 정도를 입는 것으로 끝났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 충격이 오니까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져버린 것이다.
 
중·노년 여성의 대표적 질병 골다공증
 
▲ 골다공증은 초기에는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고, 단순촬영검사로는 골소실이 30% 이상 되어야 진단히 가능해 조기진단이 어렵다.     © 일다
골다공증은 중·노년기 여성의 건강문제를 대표하는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2001년 울산동구의 한 보건소에서 40대 여성 1,061명을 대상으로 골밀도 조사를 해봤더니 골감소증을 가진 여성이 49.6%, 골다공증을 가진 여성은 21.7%를 차지해 전체 40대 여성의 70% 이상이 골밀도 이상을 보인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도시지역에서 완경 후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골다공증이 46%, 골감소증이 41.2%로 나타났다.

 
골다공증은 다른 질병과는 달리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일상생활을 해나가는데 별 문제를 느끼지 못하다가 일단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 발생되고 나면 그 치료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골절에 따른 합병증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고, 심한 경우 생명을 잃을 수 있다. 특히 완경 후 여성은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되어 안면 홍조, 비뇨기계 위축과 같은 증상이 생기며 골량(骨量, bone mass)의 감소로 인해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골다공증의 조기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요통 이외의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고, 단순 촬영검사로는 골소실이 30% 이상 되어야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뼈, 남성의 뼈
 
골량은 유전인자에 의해 가장 크게 결정되고, 이런 유전적 경향은 주로 모계를 통해 전달된다. 그리고 식습관과 신체활동에 의해 20~30% 정도 영향을 받으며, 인종에 따라 흑인이 백인이나 황인보다 골밀도와 골량이 더 높다.
 
여성과 남성 모두 뼈가 가장 단단한 시기는 30대다. 골밀도는 30~35세까지 증가하다 그 이후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남성의 경우 골량 감소가 여성에 비해 20년 정도 늦게 시작하고, 진행속도도 여성의 반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성은 30~35세부터 골손실이 시작되어 10년이 지나면 약 10%가 감소되고, 70세 정도가 되면 전체 골량의 45%가 감소된다.
 
남성은 총 골량과 골격구조가 여성보다 크고, 피질골 자체도 여성보다 크기 때문에 여성에 비해 피질골 손실이 적게 일어난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 완경 후 에스트로겐 결핍으로 인해 남성보다 골흡수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골량이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어린 시절의 운동량이 남자보다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초에 여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남자보다 어쩔 수 없이 약한 것이라고 단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임신, 출산, 수유와 골다공증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연구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국내 연구에서 출산을 많이 할수록 골밀도가 낮아진다는 결과와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골다공증 발생률이 높았다는 결과가 나온 적은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이 오히려 골다공증 발생률이 낮았다고 한 연구들이 있고, 어떤 학자들은 임신, 출산, 수유가 골량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해서 아직까지 그 상관관계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다.
 
도시여성보다 농촌여성이 골다공증에 더 취약
 
▲ 고관절 골절. 그림 출처: A.D.A.M    
거주자 평균 연령만 비교해본다면 젊은 사람들을 다 도시로 떠나보낸 우리나라의 농촌은 도시보다 더 ‘늙었다’. 완경 후 여성의 비율도 더 높다. 또 농촌여성은 도시여성에 비해 골관절계 통증을 비롯하여 완경과 관련된 증상을 더 많이 호소하고, 골다공증과 관련해 농촌여성은 도시여성보다 골밀도가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촌여성들은 본인이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이것을 농촌의 일을 하면서 겪게 되는 자연적인 현상이라 생각하고 있어서 골다공증으로 인해 허리가 굽고, 키가 줄어들고, 다리, 팔, 척추에 만성 통증이 있어도 이것을 개선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골다공증은 적극적인 예방 및 개선이 필요한 무서운 질병이다. 미국의 경우 약 1천만 명 이상의 여성이 골다공증으로 인한 만성통증과 장애를 겪고 있으며, 매년 70만 명의 여성이 골절을 당한다. 그 중 15만 명은 고관절 골절인데 이들 중 15% 이상은 3개월 이내에 사망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들
 
주변에 누군가가 뼈나 힘줄을 다치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뼈 잘 붙으려면 곰탕에 수육 먹으러 가야지!”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사실은 그 반대다.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뼈에 있던 칼슘이 소변을 통해 빠져나가게 된다. 채식을 하는 여성이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여성에 비해 골무기질 함량이 높다는 연구도 있다. 즉 뼈가 잘 붙으려면 소뼈 삶은 물을 먹을 것이 아니라 소처럼 풀을 먹는 것이 더 낫다는 얘기다.
 
-칼슘과 비타민 D 섭취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칼슘과 비타민 D의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칼슘은 역치 영양소(threshold nutrient)라고 해서 필요량보다 적게 섭취하면 골소실과 골량 감소가 일어나기 때문에 필요량만큼 꼭 섭취해주어야 하나, 그 이상 먹는다고 해도도 더 이상의 이익은 없다.
 
대한골대사학회의 하루 칼슘섭취 권장량은 20~49세 여성의 경우 700mg, 50세 이상은 800mg, 임신 중일 경우 1000mg, 수유 중일 경우 1100mg이다. 그리고 하루에 2500mg까지가 최대 섭취 한계치이다. 골다공증 치료 시 고칼슘혈증이나 신석회증이 없으면 칼슘섭취를 증가시켜도 위장장애, 변비 이외에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고, 신결석증, 고칼슘뇨증이 있는 환자는 칼슘투여를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
 
비타민 D는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생성되기도 하고, 음식을 통해서도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D는 골건강에 주는 이득 외에도 근력, 근육 수축 및 신경근육 기능 조절에도 필요하다. 대한골대사학회의 50세 이상 성인의 하루 비타민 D 권장섭취량은 800IU이다.
 
-근력 강화 운동과 체중부하 운동
 
우리 몸을 지탱하는 뼈는 보기에는 마치 단단한 막대기처럼 보이지만 그 속은 비어있고, 끊임없이 생성과 파괴를 반복하는 역동적인 조직이다. 그래서 뼈는 근육과 마찬가지로 적당한 충격을 주면 더 강해진다. 몸을 활발하게 움직이면 뼈는 기계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것은 골손실을 저지하며 골생성을 촉진시킨다는 여러 연구 보고들이 있다. 운동을 하면 골격 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뼈를 압축시켜 약간의 압전위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골격 내의 혈류량 증가와 함께 뼈에 마이너스 전위가 생기면 혈액 중의 플러스 칼슘 이온이 뼈에 결합하기 쉬워진다.
 
예전에 어떤 할머니 한 분의 트레이닝을 담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분은 상체비만, 관절염, 골다공증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어서 늘 몸 여기저기의 통증으로 괴로워하셨다. 상체가 비만이라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하는데 관절염과 골다공증이 있어 함부로 뛰었다가는 부상을 입을 수 있어서 물속에서 하는 아쿠아로빅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였다. 그런데 물속에서 하는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유산소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는 측면에서는 좋지만 체중부하가 걸리지 않아 뼈와 근육을 강하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달리기를 예로 들어보자. 발을 디디며 쿵쿵 달리는 동안 뼈는 체중과 중력에 의한 충격을 받게 되는데 이때 뼈는 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뼈가 운동을 통해 받는 스트레스와 충격으로 더 강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강한 뼈를 만들고 싶다면 젊을 때부터 걷기, 달리기 등 체중부하가 있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운동 강도의 측면에서는 서있기, 걷기, 물건 들어올리기, 물건 운반하기 등의 저강도 신체활동보다는 빨리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산, 근육 운동과 같은 고강도 신체활동이 골밀도 감소를 방지하는데 더욱 좋다.
 
하지만 너무 심하게 하면 피로골절이 올 수도 있고 에스트로겐 분비도 저하되기 때문에 적절한 양을 해야 한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한 번에 30~45분 이상은 약간 숨이 찰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이것을 평생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다음 회에는 골다공증의 위험요인과 치료방법에 대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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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do 2010/12/31 [22:42] 수정 | 삭제
  • 계단을 이용하고 장보러 갈 때는 걸어다녀야 겠어요.
  • 무주 2010/12/27 [21:15] 수정 | 삭제
  •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뼈의 칼슘이 소실된다는 정보 새롭네요.
    저는 채식을 하는데, 주변에서 뼈가 너무 가늘다고 사골국 같은 거 먹으라해서 난감했었던 차에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구요^^
    규칙적으로 산책하고 고루고루 잘 챙겨먹는 노력을 해야겠다 싶어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