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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에서 새 칼럼 연재를 시작합니다”
<조이여울의 記錄> 여는 글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조이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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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몇 달 간이나 휴가가 필요한가?”
“나는 지금 시점에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당신은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하고 있나?”
“물론이다. 나는 내 일을 좋아한다.”
“내 생각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휴가가 필요 없다. 나는 매일 밤늦게까지 일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자동으로) 충전이 되어서 (쉬지 않아도) 괜찮다.”
“좋아하는 일을 해도, 때론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롭게 방향을 모색해보는 기간이 필요하지 않은가? 눈을 돌려 조금 더 지평을 넓히려는 거다.”

 
약간 우스꽝스럽게 들릴 수도 있는 이 대화는 두 달쯤 전에 도쿄에 방문했을 때, 방송기획 관련한 일을 하는 ‘일중독자’ 사장과 나눈 이야기다. 그는 정말 매일 밤늦게까지 일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면서도, 엄청난 체력과 열정으로 업무에 몰두하고 있는 듯 보였다. 이 사장과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건강은 좀 우려되었지만, ‘즐겁게 일하면 쉴 필요도 없다’는 그의 말이 과장되긴 했어도 틀린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어쩌면 내가 지금의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뜻이다. 이를 테면 어떤 사안을 취재하다가 ‘이런 기사는 눈 감고도 쓰겠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나는 얼핏 위험을 감지했는지도 모른다. 기자로 일하던 초기 시절처럼 인터뷰 녹취한 것을 풀다가 밤새 눈물을 흘리며 쓴 기사가 더 ‘좋은 기사’였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눈 감고도 쓸 수 있는 기사를 만들지는 말아야지!
 
또는 <일다>의 저널리즘에 대해 정리해보다가 문득 이런 의구심이 스쳤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기사를 통해, 교육을 통해, 타 매체의 기자 혹은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널리즘’에 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왔다. 사실 ‘그 저널리즘’은 실험 중이고, 그만큼 아직 가려져 있거나 모호한 부분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활동에 대해 세상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기 위해 섣불리 정의 내려버린 것이 있지는 않은지?
 
혹은 나의 글쓰기에 대한 약간의 회의가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 그 동안 많은 배움의 과정과 경험을 통해 서서히 변화하게 된 나의 세계관을 글에 반영하기엔, 이미 나의 글쓰기에 어떤 규격이 생겼거나 주제를 제한하고 있는 선을 둘러쳐놓은 것은 아닌지? 어떤 글을 쉽게 쓰기는 하되 내 마음의 폭을 담을 만큼 자유롭게 쓰지는 못한다면, 그것은 내가 펜을 잡아야 하는 이유에서 한참 멀어지게 되는 것이었다.
 
▲ 지금 나는 남인도의 기후가 온화한 도시에 머물며 말 그대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 조이여울
지금 나는 남인도의 기후가 온화한 도시에 머물며 말 그대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동료들의 배려로, 변화무쌍하며 파괴적인 정치놀음이 그칠 줄 모르는 대한민국과 물리적인 거리를 두고 낯선 땅에서 과분한 휴가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비록 마음의 거리는 물리적인 거리만큼 멀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곳에서 저널리스트 정체성으로 살아온 지난 10년의 일을 돌아보며, 이제 두 달 후면 현장에 복귀하여 새롭게 꾸려나가게 될 일에 대해서도 구상 중이다. (물론 재충전의 시간이란 비단 ‘일’과 관련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새삼스럽게, 내 인생의 상당 부분이 인터뷰와 정보 수집, 글쓰기 등에 담겨있다는 걸 깨닫고 놀라는 중이다.) 그 과정의 일부를 독자들과 함께하기 위해 새 칼럼을 연재하기로 했다.
 
앞으로 하게 될 이야기는 그간의 취재보도를 통해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지금 와서 재해석하며 주목하게 된 사안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새로 알게 된 정보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특정인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 될 수도 있다. 때론 재미있고 소소한 일상 이야기도 건네고,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하는 어려운 문제를 제기하게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칼럼을 통해 하는 모든 이야기들은 크게 보면 저널리즘과 관련이 있으리라 짐작해본다.
 
2011년 새해에 본격적으로 첫 글을 띄우고, 가능한 열흘에 한번 꼴로 연재를 해나갈 계획이다. 언제나 지켜봐 주는 독자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일다>의 이 지면을 사실상 마련해주고 있는 “일다의 친구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이만 ‘여는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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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2/29 [01:46]  최종편집: ⓒ 일다
 
산모롱이 10/12/31 [00:35] 수정 삭제  
  조이여울님~ 반가워요. 오랫만에 일다에 들어와봅니다. 공간이동이 가져다 주는 한가로움과 상쾌함과 자유를 누리시고 계신가봐요. 나날이 평안한 시간 되시길 바라고 기원합니다.
이영진 10/12/31 [11:52] 수정 삭제  
  인도에 계신다니...부럽습니다..저희 여성다시읽기 회원도 인도에서 수학중입니다...조용하고 열정적인 에너지 그득하게 받아서 굶주린 독자들에게 알차고 영양많은 글 건네주세요...건강하세요..
미정 10/12/31 [13:52] 수정 삭제  
  인도에 가셨군요^^ 다른 세상에서만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이 여기까지 전해지는 것 같아요, 충분히 재충전하시고 좋은 글 보내주세요...
조보성 11/01/01 [10:04] 수정 삭제  
  그날을 기다립니다. 햇볕 많이 받아서 자체발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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