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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이 성평등한 국가라는 건 신화"
여성주의 정당 대변인(대표) 구드룬 휘만 인터뷰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박강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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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여성주의 정당은 여러 가지 면에서 구드룬 휘만을 빼놓고 얘기하기 힘들 것 같다. 그녀는 사회복지사 출신으로 특히 아동학대와 근친상간 피해자와 관련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스웨덴/국제 평화운동에 적극 함께했고, 1988년 스웨덴 의회 의원으로 당선되었다. 1993년부터 2003년 초까지 스웨덴 좌파당의 대표로 있었는데, 그 기간 동안 당원이 두 배로 늘어나는 등 적지 않은 인기를 누린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세금 관련 문제로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좌파당 안에서 여성 관련 정책을 둘러싼 의견 차이 등으로 2004년 당에서 나오게 된다.
 

▲ 2010년 스웨덴 총선 포스터 속 구드룬 휘만. *사진 출처: F! 홈페이지  

2006년에 있었던 어느 인터뷰에 따르면, 좌파당의 대표로 있는 동안 여성주의 관련 사안을 당 차원에서 적극 끌어안으려고 했지만 당과 당원들의 준비가 부족했다고 한다. 그래서 당을 나와 무소속이 되었고 결국 2005년 여성주의 정당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스웨덴이 성평등의 차원에서 굉장히 앞서 있다는 것은 일종의 신화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2011년 1월 14일자 스웨덴 언론(국영라디오 국제방송) 등에 따르면, 구드룬 휘만이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자신의 지역구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새로운 대변인과 운영진은 3월에 있을 총회에서 선출될 예정이었는데, 휘만은 대변인 후보에 나서지 않을 거라고 밝혔다. 자신의 지역구를 여성주의 정치의 성공 사례로 만든다면, 2014년 총선에서 더욱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인터뷰는 전자우편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인터뷰를 포함한 글 전체는 보도가 있기 전에 완성되었음을 밝힌다.
 
-자신이 여성주의자가 된 것을 ‘더욱 현명해진 것이다’고 표현하신 적이 있는데요, 이에 대해 좀더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처음부터 여성주의자로 태어난 것은 아니에요. 처음 정치에 들어선 것은 사회복지, 국제정치, 반전운동 등의 활동과 관련이 있어요. 평화운동과 반핵운동에 적극 참여했었죠. 하지만 여성의 상황과 관련해서는, 그러니까 권리의 부족, 사랑-친밀한 관계에서의 가부장적 행태의 잔인함, 임금차별 등이 제 관점을 바꾸게 했지요. 또 제 인생 자체가 다른 많은 여성들이 겪는 비슷한 경험으로 채워졌어요. 그래서 스웨덴 사회가 다른 사회와 마찬가지로 성평등한 곳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죠. 그리고 이 권력구조를 정치적인 방식으로 다뤄야한다고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런 점에서 제가 현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다른 여성들을 피해자로 봤던 것에서 인권의 행위자로 보기 시작한 거죠.
 
-성평등에서 상당히 앞서 있는 국가라는 이른바 ‘스웨덴 신화’가 얼마나 강력한가요?
 
스웨덴의 많은 사람들이 ‘성평등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것이죠. 말할 필요가 없는 그 무엇이랄까요. (성평등은 이미 이루어졌으니) 우리는 다른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
 
-여성주의 정당이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의회에 진출하지 못 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2010년 총선을 통해 지방의회에 진출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가부장제 구조를 성평등 구조로 바꿔내는 것은 기나긴 과정입니다. 스웨덴이 세계에서 제일이라는 ‘신화’를 깨뜨리는 건 아주 힘든 일이예요. 정치에 새로운 관점을 들여오는 일은 시간이 걸리죠. 우리가 지방의회에서 성공한 것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어요. 오랜 기간 우파가 장악한 상태에서 민주주의가 부족한 상태였고, 힘 있는 의회자리가 남성 다수로 채워져 있었고, 이 지역이 제 고향이라 싸움을 하기에 유리한 점이 있었던 거죠.
 
-미래의 여성주의자 정치인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여성주의자 정치인으로서 늘 명심해야 할 것이 있어요. 바로 정치에서의 권력구조가 다른 사회 영역과 마찬가지로 가부장적이라는 점이죠. 예를 들어, 여성들의 요구를 말할 때 보통 “여성 문제”라고 부르잖아요. 다시 말해, 여성들에 의해 다뤄져야 하는 문제.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마저 “여성 문제”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남성들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대부분 이것을 보편의 문제로 생각하죠. 그리고 또 한 가지. 모든 여성들이 여성주의자는 아니며, 모든 여성주의자들이 여성은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해요. 남성들도 포함되어야 하는 거죠.
 
-한국의 여성주의자들/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여성주의 정당을 가능한 빨리 시작하세요!
                                                                                                                    
[여성주의 정당 지지자 '세실리아 바드' 인터뷰] 

▲ 여성주의 정당 지지자 세실리아 바드.    

-여성주의 정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스웨덴의 많은 사람들이 여성주의란 여성을 남성보다 가치 있게 여기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또는 여성주의자들은 남성을 싫어한다는 그런 생각. 적어도 제게 이런 생각들은 여성주의를 완전히 오해하고 있는 거예요. 저에게 여성주의란 성별에 관계없이 동등한 권리, 기회, 의무가 보장되는 걸 의미하죠. 하지만 불행하게도 지금의 스웨덴은 그런 사회가 아니에요. 그래서 남녀 모두 그 가치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고정된 성역할을 깨뜨리고 성차별을 없애는 일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결국 좋은 거죠.
 
-왜 스웨덴에 여성주의 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성평등과 관련해 갈 길이 멀기 때문이죠! 저는 “스웨덴이 세계에서 가장 성평등한 국가 중 하나다”는 생각에 안주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더욱 평등해지고자 하는 싸움을 멈춰버리게 되잖아요. 스웨덴에는 아직도 성별에 따른 임금차별이 있고, 여성이 무보수 노동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보다 더 미묘한 차별이 존재하죠. 바로 특정인의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는 점, 그리고 남성과 여성이 “정상적”으로 여겨지기 위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행동할 게 요구된다는 점이죠.
 
-여성주의 정당을 어떻게 지지하게 되셨나요?
 
음, 저는 그동안 계속 여성주의자로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비록 정치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건 5년 정도 되었지만요. 스웨덴에 여성주의 정당이 만들어지는 걸 보고 참 기뻤어요. 그래서 지지자가 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죠. 불행히도 이번 선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여성주의 정당을 찍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두 개 주요 정치세력(보수 연합과 적녹 연합)의 싸움이 아주 치열했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스웨덴 의회에 여성주의 정당이 꼭 필요하다고 믿고 있어요. 그래서 다음 선거에서는 의석을 얻길 바라죠. 미래 어느 시점이 되면 저도 여성주의 정당에 직접 참여할 생각이에요. 여성주의 정당이 믿을 수 있고 스웨덴 정치에 여성주의를 위한 공간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요.
 
-한국의 여성주의자들/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세계 곳곳의 여성주의자들이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비록 우리가 아주 똑같은 위계구조와 상황을 겪고 있진 않지만, 여성주의 이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 있다는 걸 알면 힘이 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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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1/17 [09:03]  최종편집: ⓒ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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