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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하라!’ 아일랜드의 열기
헌법 제8조 수정안 폐기 요구하며 2만 거리시위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최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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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아일랜드에 와서 공부를 시작한 지 열 달이 되어간다. 세상 일 어찌 될지는 정말 모르는 일이라더니, ‘여혐’ 국가 한국이 지긋지긋해 떠나온 유럽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여성으로서의 내 삶과 다시 한 번 마주하게 되었다. 아시아 동쪽 부유한 나라에서 온 가난한 아시안 여성으로서, 한국만 아니면 어디든 천국일 것만 같은 애매한 희망을 가지고 도망치다시피 떠나온 유럽 서쪽 끝 아일랜드에서 이곳의 여성들을 만나 여성의 권리를 찾기 위해 함께 싸웠다. 이제 이곳 생활을 마무리하며, 아일랜드에서 ‘낙태 합법화’ 운동에 함께하며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을 갈무리해보려 한다.

 

유럽에서 가장 강력하게 낙태를 금지한 아일랜드

 

이곳에서 페미니즘 이슈에 직접 참여하게 된 계기는 페미니스트 활동가이자 내가 다니던 어학원 교사로 일하던 조(Zoe)를 만나면서부터였다. 내가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안 조(Zoe)는 자신이 준비한 자리인 ‘팔레스타인 여성 난민 스피치’에 초대해 주었다. 이때 처음으로 아일랜드의 낙태 합법화 운동에 대해 알게 되었다. 유럽 국가는 당연히 여성 인권이 한국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이곳의 낙태 불법화 상황은 굉장한 충격이었다. 그동안 서유럽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환상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이후 사회당에서 주최한 여성인권에 대한 퍼블릭 미팅 “진짜 평등을 위해 싸우는 여성들”(Women Fight for Real Equality)에 참여했다. 그리고 사회당 여성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여성의 재생산권 운동 모임 ROSA(for Reproductive rights, against Oppression, Sexism & Austerity)의 활동에 동참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아일랜드 상황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 아일랜드 좌파 그룹 Anti Austerity Alliance(AAA)에서 주최한 토론회 Dangerous Ideas Debate에 참여해, 한국의 여성혐오에 대한 스피치를 했다.  라틴아메리카, 폴란드, 아일랜드 여성들의 상황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최혜원

 

가톨릭 세력과 결탁한 보수 정당이 집권하던 아일랜드에서 낙태를 불법화하는 헌법 제8조 수정안이 추가된 것은 1983년의 일이다. 북아일랜드를 제외한 영국(UK) 지역에서 낙태를 전면 합법화한 것은 1967년의 일이었다. 1973년에는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최초로 여성의 몸에 대한 결정권을 인정하고 낙태를 비범죄화한 ‘로우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이 났다. 이렇게 당시의 급진적인 변화와 비교해 보았을 때 아일랜드의 상황은 상당히 후퇴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아일랜드 헌법 제8조 수정안은 유럽 전역에서도 낙태에 관해 가장 구속적이고 제한적인 법률로서, 태어나지 않은 태아에게 동등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주며 산모의 목숨이 위협에 처하지 않는 이상 강간, 근친, 치명적 태아 이상 등 그 어떤 경우에도 강력하게 낙태를 금지한다.

 

아일랜드가 여성의 재생산권에 대해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이유는 독실한 가톨릭 국가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회는 정치에 사상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교육과 공공의료 부문에 있어서도 90% 이상 점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ot the state, not the church, women must decide their fate”(국가나 교회가 아니라, 여성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거나, “Get your rosaries off my ovaries”(내 자궁에서 묵주를 치워라) 등의 프로-초이스 진영(낙태 합법화)의 구호는 이런 이유 때문에 만들어졌을 것이다.

 

순결 강박, 피임 제한, 동성애 혐오와 맞물려

 

ROSA 모임에 참석한 이후, 나는 처음으로 조심스럽게 낙태 합법화를 위한 캠페인에 다녀왔다고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홈스테이 맘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놀랍게도 굉장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친구의 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랫동안 임신이 어려워 몇 년을 고생하다가 간신히 아기가 생겼는데, 치명적 태아 이상으로 인해 유산될 가능성이 높고, 낳는다 하더라도 낳자마자 바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모의 목숨에 이상이 없는 이상 낙태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 뱃속에서 죽은 아이를 열 달 꽉 채워 출산할 수밖에 없었다. 산모는 이후 몇 달째 심각한 우울증세로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 폴란드 여성들의 검은 시위(Black Protest)를 계기로, 아일랜드에서 살고 있는 폴란드 여성들도 낙태 불법화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최혜원 

 

아일랜드에서 몰래 낙태 시술을 받은 사실이 발각될 경우, 해당 여성과 클리닉은 최고 14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야만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낙태가 금지된 조국에서 벗어나 시술을 받기 위해 하루 평균 열두 명의 아일랜드 여성들이 영국(UK)으로 향한다. 이를 감당할 경제력을 갖지 못한 난민, 빈곤, 취약 계층 여성들에게는 그런 선택의 여지마저 주어지지 않는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불법 낙태약을 주문하거나, 심지어 표백제를 마시거나 옷걸이를 사용하기도 한다. (옷걸이를 이용한 낙태 방식은 역사가 깊으며, 이런 이유로 폴란드의 ‘검은 시위’에서는 시위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여성의 재생산권에 대한 아일랜드의 보수적인 정치는 성에 대한 죄책감과 수치심, 순결에 대한 강박 등을 가르치는 학교의 성교육과 성에 대해 터부시하는 문화, 피임법 제한 등과 더불어 패키지를 이루고 있다. 동성애는 1993년에 이르기까지 불법으로 범죄 행위 취급을 받았다. 콘돔과 경구 피임약 등 피임에 대한 접근도 1985년까지 법에 의해 강력하게 제한되었다.

 

‘피임 열차’에서 ‘낙태약 열차’까지 여성들의 저항

 

그러나 이렇게 억압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거대한 가톨릭의 권위와 정부에 맞서 싸워 숱한 승리와 변화를 이끌어온 이들이 있었다. 바로 페미니스트들과 LGBTQ 인권운동가들, 이들과 뜻을 함께한 많은 시민들이 그들이다.

 

1971년 5월의 어느 토요일, 아일랜드 여성해방운동가 49명이 벨파스트(영국 북아일랜드 수도)로 향하는 기차에 오른다. 이 기차여행의 목적은 당시 피임이 불법이었던 아일랜드공화국과, 피임이 합법이었지만 제한적이었던 북아일랜드의 규제에 맞서고자 한 것이었다. 동시에 ‘피임’에 대한 말조차 꺼내기 어려웠던 당시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시키고자 하였다.

 

이들은 세계 각국의 미디어의 주목을 받으며 약국에 도착해, 다량의 콘돔과 피임젤 등을 구입하였다. 흥미로운 일은, 처방전 없이는 구입할 수 없었던 피임약 대신 아스피린 수백 정을 구입해 아일랜드공화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를 피임약으로 오인해 압수하려던 공권력에 맞서, 그들은 구입한 가짜 피임약을 그 자리에서 삼켜버린다. “Contraceptive Train”(피임 열차)라 불리는 이들의 도전을 통해 피임법에 대한 사회적 금기는 박살이 났다고, 당시 주동자였던 저널리스트이자 페미니스트인 맥캐피티(McCafferty)는 말했다.

 

▶ 1971년 5월 “Contraceptive Train”(피임 열차)를 탄 페미니스트들.  ⓒPhotograph: The Irish Times

 

이로부터 40여 년이 흐른 지난 2014년, 아일랜드 하원의원 루쓰 코핑거(Ruth Coppinger)를 포함한 30여 명의 프로-초이스(낙태권) 활동가들은 다시 한 번 벨파스트로 향하는 기차에 오른다. 이번에는 경구 낙태약에 대한 도전이었다. 이들은 국가의 낙태 금지로 인해 수많은 여성들이 온라인을 통해 불법 낙태약을 구입하고 있으며, 심각한 부작용과 여성들의 건강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안전하며 합법적인 경구 낙태약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하라고 외치며, 취재진 앞에서 구입한 약을 삼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Abortion Pill Train”(낙태약 열차)에서는 벨파스트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여성들이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 낙태에 대한 경험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영상의 마지막 이야기를 아직도 기억한다. 낙태 시술을 받는 클리닉에서 유일하게 눈물을 흘리는 여성들이 바로 아일랜드 여성들이라는 얘기였다. 다른 여성들은 자신의 몸에 대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아일랜드 여성들은 죄책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여성이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선택에 대해 죄책감을 갖도록 가르치고 강요하는 국가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낙태의 권리’ 요구하며 2만 명이 거리로!

 

여성들의 끊임없는 투쟁으로 인해 국민들의 여론도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아일랜드는 작년 5월 22일 국민투표를 통해, 62%의 높은 찬성률로 ‘동성결혼’ 합법화를 이끌어내었다. 대중투표를 통한 동성결혼 합법화는 세계 최초다. LGBTQ 인권활동가들과 아일랜드의 젊은 세대들이 놀라울 만큼 적극적인 캠페인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였다.

 

이 승리는 아일랜드에서 가톨릭의 힘이 그만큼 약화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한 아일랜드 국민들의 사회의 진보와 변화에 대한 열망이 이끌어낸 ‘혁명’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국가와 교회의 간섭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한 시민들의 도전은 ‘낙태 불법화 조항 폐지’를 위한 싸움으로 향하고 있다.

 

낙태 불법화 조항 폐지에 대한 요구는 지난 2012년 사비타(Savita)의 죽음을 계기로 거세게 일어나게 된다. 아일랜드에서 살며 일하고 있던 인도 출신의 사비타는 당시 임신 17주의 몸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로부터 아기가 유산될 것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본인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음을 안 그녀는 병원 측에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일랜드 법에 따라, 태아의 심장박동이 멈추지 않는 한 시술을 받을 수 없다며 거절당했다. 사비타는 이후 패혈증으로 인해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태어나지 않은 태아의 생명의 존엄성을 이유로 이미 삶을 살고 있는 여성의 생명과 존엄이 위협받게 된 것은 비단 이번 사건만이 아니다. 강간을 당해 임신하게 된 14살 소녀가 자살 충동과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낙태 시술을 받기 위해 영국(UK)으로 떠나겠다고 요구했지만, 정부에 의해 거부당하고 강제로 9달 동안 억류당했던 X-Case도 있다. 이처럼 공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잔인한 사건들이 터져 나올 때마다 수천, 수만 명의 아일랜드 시민들은 정부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섰다.

 

▶ 11월 25일 수도 더블린에서 열린 집회 “Women’s Rising” 참가자들이 낙태 합법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혜원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올해 9월 24일, 헌법 제8조 수정안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구호 “Repeal the 8th”를 외치며 더블린 도심에서 벌어진 ‘선택을 위한 행진’(March for Choice)에는 정치인들을 포함한 수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거리를 가득 메웠다. 벌써 5년째 The Abortion Right Campaign(낙태권 캠페인)에 의해 해마다 열리고 있는 이 거리 시위 참가자는 점점 늘어나, 2016년 마침내 2만 명을 넘어서며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이번 랠리는 아일랜드 뿐 아니라 런던, 파리, 베를린, 브뤼셀, 뉴욕,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멜번을 포함해 세계 각지 대도시에서 동시에 열렸다.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낙태 비범죄화, 낙태 불법화 조항 전면폐지를 외쳤다. 뿐만 아니라 피임법을 포함한 진보적인 성교육과, 안전한 ‘무상’ 낙태 시술의 권리까지 요구하였다.

 

“여성의 몸은 집이 아니요, 그릇도 아니다”

 

특히 이번 랠리의 성공은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와 페이스북, 트위터 해시태그 운동을 포함한 SNS캠페인이 핵심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였다고 평가되고 있다. 캠페인의 메인 해시태그로 사용된 #RepealThe8th는 2016년이 시작된 이래 트위터에서 무려 33만6천 회나 언급되었다. 9월 24일 도심 집회 당일에는 하루만에 3만6천478 개 트윗이 올라왔다고 한다.

 

그러자 프로-라이프(낙태 금지) 진영에서 익명의 네티즌이 ‘9월 랠리에 참여한 사람들은 더블린의 대학생들이나 트로츠키파들일 것’이라며, 특정 세력으로 모는 주장을 폈다. 그러자 엠마 번스(Emma Burns) 씨가 이에 반박하며 #KnowYourRepealers 해시태그를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은 42세이고, 두 아이의 엄마이며, 정당 비가입자이고, 장애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미디언 타라 플린(Tara Flynn)을 비롯한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해당 해시태그를 이용해, 이 캠페인 지지자들은 평범한 아일랜드 시민들임을 선언하였다.

 

▶ 아일랜드에서 폴란드인들의 커뮤니티는 상당히 크다. 폴란드의 검은 시위(Black Protest, Czarny Protest)에 연대하여 리머릭(아일랜드 공업도시)에서 모인 폴란드와 아일랜드 사람들의 거리 시위 모습. ⓒ최혜원

 

수많은 예술가 그룹이 낙태권을 지지하는 다양한 슬로건과 이미지를 제작해 SNS를 통해 퍼뜨렸다. 그 중 특히 거리예술가 메이저(Maser)는 지난 7월 더블린 템플바의 아트센터 벽에 “Repeal the 8th” 벽화를 그렸는데, 더블린 시청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뒤 강제로 지워졌다. 이 사건은 논란을 일으켰고, 지워진 그의 벽화는 오히려 ‘낙태 불법화 폐지’ 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캠페인을 후원하기 위해 제작된 Repeal 문구가 적힌 티셔츠는 빠른 시일 내에 전량 품절되었고, 거리와 대학 캠퍼스에서 심심치 않게 이 티셔츠를 입은 젊은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Project Repeal’이란 이름의 집단은 지난 9월 유튜브를 통해 “We Face This Land”(이 땅을 마주하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발표했다. 영상은 국가와 교회에 맞서 몸의 주체성을 되찾기 위해 싸우는 아일랜드 여성들의 싸움을 수세기 전 마녀사냥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던 여성들에 비유한 사라 마리아 그리핀(Sarah Maria Griffin)의 시를 감동적으로 담아내었다.

 

“몸은 몸이요, 몸이며, 몸이다.
 집이 아니요, 도시가 아니며, 그릇도 아니고, 국가도 아니다.
 교회의 법은 그 무엇도 당신의 피와 살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아일랜드 여성들의 외침은 가슴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진보적 여성운동단체들과 정당,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헌법 제8조 수정안 폐지에 대한 국민투표를 발의하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일랜드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9월의 성공적인 랠리 이후에도 정부는 국민투표 발의에 대한 결정을 미루었다. 이 안건은 시간 끌기의 전략으로, 결국 아일랜드 전역의 시민 대표들로 이루어진 시민의회(Citizen’s Assembly)의 몫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엠네스티와 유엔 인권위원회 또한 유래 없이 제한적인 아일랜드의 낙태 법안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로, 최근 아일랜드 정부는 최초로 치명적 태아 이상으로 인한 낙태 시술을 하기 위해 영국(UK)까지 떠나야 했던 여성들의 심리적 고통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침내 낙태 불법화 조항의 완전한 폐지를 이룰 때까지, 아일랜드 여성들의 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세계여성들과 함께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

 

▶ 11월 25일 더블린에서 열린 집회 Women’s Rising에서.  ⓒ최혜원

여성의 재생산권을 위한 싸움은 단지 아일랜드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10월 한국의 여성들은 낙태를 ‘비도덕적 의료행위’로 규정해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항의하며,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하자고 외치며 ‘검은 시위’를 열었다.

 

검은 시위’(Black Protest)는 같은 달 3일, 이미 제한적인 낙태 시술을 전면 금지하려는 폴란드 정부의 지침에 맞서 10만 명의 폴란드 여성들이 집과 직장에 파업을 선언하고 검은 옷을 입고 나와 거리를 가득 메운 투쟁에서 가져왔다. 1975년 아이슬란드 여성들이 일, 학교, 가정의 파업을 선언하고 거리로 뛰쳐나온 총파업에 영감을 받은 폴란드의 여성들의 이 투쟁이 먼 나라 아시아의 한국에까지 다다른 것이다.

 

아일랜드와 폴란드의 여성들은 한국 여성들에게 연대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지지선언과 인증샷을 보내주었다. 이에 화답하며 종로 보신각 앞에서 벌어진 검은 시위에서, 한국 여성들은 “Zalegalizowac aborce”(폴란드: 낙태를 합법화하라), “Repeal the 8th”(아일랜드: 헌법 제8조 수정안을 폐지하라), “Ni Una Menos”(라틴아메리카: 한 명도 잃을 수 없다) 등 세계 각국의 여성들에게 연대의 구호를 외쳤다. 이렇게 세계의 여성들은 ‘연결될수록 강하다’는 연대의 정신을 되새기며 하나가 되어 싸우고 있다.

 

나는 아일랜드 좌파 그룹 Anti Austerity Alliance(AAA)에서 주최한 토론회 ‘Dangerous Ideas Debate’에 참여해서 한국의 ‘여성혐오’에 대한 스피치를 했다. 라틴아메리카의 젠더 사이드(여성살해), 폴란드의 검은 시위(Black Protest), 아일랜드의 낙태 불법화 조항 폐지 운동에 대한 스피치를 통해 세계 여성들의 싸움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내가 결국 이 먼 곳 아일랜드까지 떠나와 배운 것은, 여성들의 삶은 세계 어디에서나 닮아있다는 것이다. 이제 도망치듯 떠나왔던 조국으로 돌아갈 날을 며칠 앞두고, 아일랜드 여성들의 싸움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싸우지 않으면 천국은 없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되새긴다. 불의에 맞서 싸울 용기를 가슴 한 가득 안고, 당당하게 한국으로 향하는 걸음을 내딛는다. 혼자가 아니다. 세계 어디에서든 우리는 함께 싸운다.

 

[아일랜드 상황 관련 자료 안내]

 

#Abortion Pill Train Film http://vimeo.com/110596301

 

“We Face This Land” https://youtu.be/571vnkdrWC0

 

McDonald, Henry. “Ireland Compensates Woman Forced to Travel to Britain for an Abortion Ireland Compensates Woman Forced to Travel to Britain for an Abortion.” The Guardian. The Guardian, 30 Nov. 2016. Web.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6/nov/30/ireland-compensates-abortion-amanda-mellet-britain?CMP=Share_iOSApp_Other

 

Duggan, Jennifer, and Ireland Dublin. Ireland grapples with the thorny issue of repealing an abortion ban. TIME.com, 27 Oct. 2016. Web. http://time.com/4534656/ireland-repeal-8th-amendment-debate/?xid=fbshare

 

Collins, Stephen. “Irish Times” poll: Majority want repeal of eighth amendment. The Irish Times, 7 Oct. 2016. Web. http://www.irishtimes.com/news/social-affairs/irish-times-poll-majority-want-repeal-of-eighth-amendment-1.2819814

 

Scully Aprille. “Repealing the 8th & women’s emancipation today.” Abortion Rights. ROSA, 6 Jan. 2016. Web. http://rosa.ie/repealing-the-8th-womens-emancipation-today

 

Caollaí, Éanna Ó, and Mark Hilliard. Ireland becomes first country to approve same-sex marriage by popular vote. The Irish Times, 23 May 2015. Web. http://www.irishtimes.com/news/politics/marriage-referendum/ireland-becomes-first-country-to-approve-same-sex-marriage-by-popular-vote-1.2223646

 

Stack, Sarah. Pro-choice activists travel on “abortion pill train” to Belfast. Independent.ie, 28 Oct. 2014. Web. http://www.independent.ie/irish-news/prochoice-activists-travel-on-abortion-pill-train-to-belfast-30698655.html

 

Minihan, Mary. Laying the tracks to liberation: The original contraceptive train. The Irish Times, 28 Oct. 2014. Web. http://www.irishtimes.com/news/social-affairs/laying-the-tracks-to-liberation-the-original-contraceptive-train-1.1979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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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2/24 [15:19]  최종편집: ⓒ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디디 16/12/25 [18:36] 수정 삭제  
  아일랜드가 글쿤요. 폴란드도 그렇고... 도움 많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ㅇㅇ 16/12/26 [10:40] 수정 삭제  
  멋진 분들이 많아서 너무 감동 받았어요! ^^
북유럽여성처럼 16/12/28 [17:55] 수정 삭제  
  나의 자궁은 나의 것 나의 자궁은 국가의 것이 아니다. 나의 자궁은 공공재가 아니다. 다 옳다. 전부 옳다. 부정하지 않는다. 너의 자궁은 너의 것이지 대한민국의 헌법에는 신체의 자유가 명시되어있으니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신체를 구속하면 안 된다. 허나!!!!!!!!!!! 너의 자궁 속의 태아는 너의 것이 아니다! 너의 자궁 속의 태아는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이다. 태아는 너의 자식이지만 종속물이 아니다. 너의 자궁은 너의 것이라고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를 살인 살해할 권한은 너에게 없다. 너의 집은 너의 것이다. 그러나 너의 집에 손님이 와있는데 너의 손님 신체는 너의 소유물이 될수가 있는것인가? 그리고 고대 로마, 그리스에서는 아들이 딸이 장성해도 그 아버지가 죽이고 싶으면 죽여도 됐다. 그 이유는 자식은 아버지의 소유물, 종속물로 인식한 것이다. 어째서 고대의 발상을 현대 시대에 이어갈려고 하는 것이냐? 다시 한번 말하지만 태아는 독립된 인격체고 너네는 그 생명을 죽일 권한도 해칠 권한도 없다. 태아가 판단력도 지능도 없으니 엄마가 마음대로 살해해도 상관없다? 그리고 낙태의 죄는 임신시킨 남성의 책임도 있고 남성의 죄도 크다. 하지만 성폭행으로 인한 원치않는 성관계를 제외하고 여성 책임이 더 크다. 임신은 혼자가 아니라 남녀 둘에 의한것이지만 여자 뱃속에만 아기가있는것이고 출산은 여자 혼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 피임에 대해서 남성보다 조금이라도 더 책임과 관심을 갖고서 성생활을 해야지 그것마저도 남자에게만 모든 덤터기를 씌우려는 것인가? 부성애보다 강한게 모성애다. 모성애 마저 n분에 1하자는 거냐?
오호라 16/12/29 [02:43] 수정 삭제  
  저 위에 북유럽여성처럼님, 글 길게 써놓으셨는데 마지막 부분이 전체를 망쳤네요... 피임의 책임이 여자 쪽에 더 많다는 말, 부성애와 모성애를 어설프게 비교하려는 말, 아이에 대한 사랑을 나눈다는 말 중에 무엇 하나 제대로 된 주장이 없네요;; 글 쓰시다가 감정이 폭발하신건가요?;;;
river 16/12/29 [15:07] 수정 삭제  
  좋은 정보네요. 현재진행형이라니... 한국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인권 16/12/29 [19:37] 수정 삭제  
  저 2만명이 나중에 낙태당해봐야 정신차리지
북유럽너 17/01/04 [19:50] 수정 삭제  
  북유럽님 대체 어느시대 살다가 타임머신 타신건지 모르겠지만 개소리 집어치우고 발씻고 잠이나 쳐자라. 모체가 죽으면 객체도 없어 병@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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