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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운동할까요: 셀프 디펜스
[최하란의 No Woman No Cry] 운동을 하면 삶이 바뀐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최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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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운동 할까요>는 봄을 맞아 운동을 시작하려는 분들을 위해 상 중 하, 총 세 편으로 연재됩니다. 이번 글은 상(上)편 줄넘기, 중(中)편 복부운동에 이은 마지막 하(下)편입니다.

 

# 진지하면서 즐거운 운동이다

 

“셀프 디펜스 수업 들어보신 적 있나요?”

“아뇨. 처음이예요.”

“어떤 수업일 것 같나요?”

 

호신술, 자기 방어, 셀프 디펜스, 크라브 마가, 어떤 이름으로 부르더라도 처음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대답은 거의 이렇다.

 

“무서울 것 같아요.”

“심각한 수업일 것 같아요.”

“어려울 것 같아요.”

“터프할 것 같아요.”

“긴장될 것 같아요.”

“서로 막 치고받고 할 것 같아요.”

“업어치기 하는 것이 생각나요.”

“저 같은 사람은 잘 못할 것 같아요.”

 

나는 이러한 대답처럼 긴장된 모습으로 수업에 임하는 그들을 본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얼굴에 웃음이 묻어난다. 그리고 수업 후에 그들은 내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정말 재미있어요. 마치 꼬마들이 야외 수업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도 할 수 있겠다, 조금만 열심히 하면 나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한 번 해보고 재미없으면 안 하려고 했는데 재미있었어요. 더 하고 싶은 흥미가 생겨요.”

 

“어떤 상황을 설정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이 부담스러웠어요. 심각한 상황을 상정하고 연습하기도 하니까요. 그럴 때 다른 사람들은 잘 하는데 나 혼자 패닉에 빠져서 허둥대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고 그러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하지만 웃을 일도 꽤 많고, 시간도 정말 빨리 갔어요.”

 

“이상하게, 힘든 데도 웃으면서 할 수 있었어요. 파트너가 집중하는 표정을 보고 갑자기 웃음이 터져서 둘이서 한참 웃었어요.”

“사실 저는 잘 하진 못한 것 같아요. 그런데 희한하게, 생명과 연결된 문제니까 오히려 지금 잘 못해도 천천히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부담이 줄고, 수업이 더 재미있어졌어요.”

“제가 4시간 동안 운동을 하다니! 저는 움직이는 걸 너무 싫어하는 사람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예요. 게다가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요!”

 

▶ 칼 공격 방어 훈련  ⓒ출처: 스쿨오브무브먼트

 

셀프 디펜스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이 가진 수업에 대한 상상은 타당하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침해에 맞서 정당하게 자신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때로는 치고받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고, 폭력은 두려운 것이기도 하고, 심각한 상황은 무섭고 끔찍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같은 상황과 똑같이 두렵고 무섭고 끔찍한 방식으로 훈련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진지하면서 즐거운 수업’을 위해 노력한다. 현실적인 상황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모의 실험하면서 이해하고 알아가는 즐거움, 파트너와 함께 협력하고 서로 응원하고 지지하는 즐거움, 특히 잃어버린 움직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계획한다. 진지함은 자기 확신을 가져오고 즐거움은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돼 준다. 셀프 디펜스 훈련은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운동이다.

 

# 복합운동, 대인운동이다

 

운동이라 하면 흔히 중량이 표시된 운동기구를 다루는 웨이트 트레이닝, 팔굽혀펴기나 윗몸일으키기처럼 자기 몸으로 하는 저항운동, 요가, 수영, 조깅, 마라톤 등을 떠올린다. 이 운동들은 모두 혼자 할 수 있는 개인 움직임, 개인운동이다. “우리 운동할까요” 상편과 중편에서는 줄넘기와 복부운동이라는 개인운동을 제안했다.

 

다른 한편 야구, 축구, 농구, 테니스, 게임, 놀이, 레크리에이션 활동, 유도, 복싱, 씨름, 무술 등은 대인 움직임, 대인운동이다. 팀 동료들, 파트너, 상대 팀원, 상대편은 운동기구나 자기 자신의 몸과 다르게 순간순간 변화하는 다른 생명체다. 모든 변수에 내가 적절히 반응하고 대응해야 하는 대인 움직임이다. 

 

뇌가소성  ⓒ출처: http://u.osu.edu

 

뇌과학자들은 성인의 뇌에서도 학습과 기억, 감정과 정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hippocampus)에서 하루에 700개의 새 뉴런을 만들어낸다고 추정하고 있다. 새로운 뉴런을 만들어낼수록 뇌가소성에 도움이 된다. <운동화를 신은 뇌 SPARK>의 저자 존 레이티(John Ratey) 하버드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복합 움직임, 대인 움직임 체계가 뇌가소성 발달에 가장 좋다는 점을 강조했다. 뇌가소성은 손상되거나 잃어버린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기도 하며, 새로운 상황이나 요구에 맞게 자신의 지식을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인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이기도 하다.

 

셀프 디펜스 훈련이 자신의 몸과 움직임만 다룰 수는 없다. 반드시 다른 사람의 몸과 움직임, 심리를 다뤄야 한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반응하는 움직임, 다른 사람의 반응에 대응하는 움직임,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는 움직임, 다른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필요한 판단과 행동들, 상황을 식별하기, 타이밍에 맞게 결정하기 같은 정신적 과정까지 망라한 복합 움직임이자 대인 움직임 운동이다.

 

예를 들어 셀프 디펜스 훈련에는 쫓고 쫓기는 달리기, 혼잡한 곳을 안전하게 달리기, 급격히 방향 바꿔 달리기, 장애물 달리기, 둥글게 원을 이뤄 함께 달리기 등 여럿이 함께하는 복합적인 달리기가 있다. 군중 속의 고독한 개인처럼 달려야 하는 마라톤이나 헬스클럽 러닝머신 달리기와는 다르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나의 그룹을 이뤄서 달릴 때는 우리의 뇌가 서로 연결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함께 달리기만 해도 우리는 이미 고립된 개인들이 아니다. 움직임을 통해 서로의 뇌가 연결되는 것이다.

 

이렇게 발생되는 협력적인 연결성을 바탕으로 서로 몸을 부딪치며 방어와 반격의 기술과 행동을 연습한다. 동료들과 몸을 접촉하며 그들의 템포와 타이밍에 감응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내 몸조차 잊고 살게 만드는 세상에서 좀처럼 얻기 힘든 소중하고 건강한 자극이다.

 

요약하면, 운동으로서 셀프 디펜스는 동료들과 함께 하는 대인운동, 전신을 역동적으로 사용하는 훌륭한 복합운동이다. 게다가 위기의 순간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육체적 정신적 능력을 향상시키니 그냥 운동보다 더 좋은 점이 있다.

 

▶ 레벨 테스트 중인 학생들  ⓒ출처: 스쿨오브무브먼트

 

# 방법은 하나, 직접 해보는 것밖에 없다

 

<우리 운동할까요> 상‧중‧하 편을 통해 개인운동으로 줄넘기와 복부운동, 복합운동이자 대인운동으로 셀프 디펜스를 소개했다.

 

움직임은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자질이며 본성이다. 다른 많은 것들이 너무 오랫동안 우리 삶에서 움직임을 밀어내고 모든 것을 차지해버렸다. 나는 당신이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라도 지금 바로 시작하길 바란다.

 

움직임은 인류가 소통하고 생존하고 창조하고 번영해온 방법이다. 우리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기회가 된다면 개인운동 뿐 아니라 대인운동을 꼭 해보길 권한다. 특히 셀프 디펜스 운동을 한다면 건강과 안전을 위해 더욱 좋을 것이다.

 

운동을 하면 분명히 삶이 바뀔 것이다. 어떻게 바뀔지 설명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글을 읽은 것으로는 진짜 경험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방법은 단 한 가지다.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다.

 

“Do. Or do not. There is no try.” ─ Master Yo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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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03 [08:40]  최종편집: ⓒ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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